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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Entertainment / 엔터테인먼트




                                                           매복조는 5~6명씩 팀을 짜서 한 장소에서 밤을 꼬박 새우고 낮에           답답해졌다. 금방이라도 우리 뒤통수에서 뭔가가 덮칠 것 같았다.
                                                           부대로 돌아와 잠깐 눈을 붙이고 훈련, 또 야간에는 매복... 정말 고
               씨드니 쌈돌이의
               시드니 이야기 제 750회                              생스러울 때였다.                                      머리카락이 곤두선다는 말이 실감났다.
                                                           그러던 어느 날, 필자의 매복조가 달빛도 없는 산속에 일렬로 구덩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눈앞의 시야가 조금씩 보이며 먼동이 트
               글 한용훈 ssamdorihan@gmail.com
                                                           이를 파고 들어가 매복을 하고 있는데 앞쪽에서 인기척이 나는 것            고서야 조금 마음이 놓이고 제정신을 차린 것 같았다. 누가 감히 먼
                                                           이었다.                                           저 앞으로 나서지 못하고 서로 눈치만 살피고 있을 때 선임하사가 앞
                                                                                                          으로 나서며 명령을 내렸다.
                     십오야 밝은 둥근달이 두둥실                       사각사각 낙엽 밟는 소리...에 우리들은 팔뚝에 묶은 신호줄을 당기
                             -제 4 화-                       며 ‘적 발견-사격준비-사격개시’ 의 신호를 주고받고 있었다. 발자국         우리들은 M16을 앞으로 향한 채 조심스레 참호에서 빠져나와 소
                                                           소리가 점점 우리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리 없이 앞으로 전진했다. 우리가 조심스레 5~60m 쯤 나아갔을 때
                                                                                                          앞선 전우가 흠칫 놀라며 손가락으로 바닥을 가리켰다. 선명한 핏
                                                           소리로 보아 두 놈? 혹은 세 놈이 다가오고 있었다. 매복조장이 순          자국이었다.
                                                           간적으로 신호줄을 세게 당겼다. 사격개시닷! 우리들은 일제히 다가
                                                           오는 물체를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다.                          우리는 다시 가슴이 방망이질 치기 시작했다.

                                                           탕탕!! 드르륵! 드르륵!!                                ‘우리가 드디어 무장간첩을 잡은건가?’

                                                           마치 6.25 전쟁이 시작되는 것 같았다. 이렇게 실제로 사격을 해보         ‘그럼? 헬리콥터 타고 포상휴가를?’
                                                           긴 또 처음...
                                                                                                          ‘사단장 표창과 함께 상금을 타는 수도...’
                                                           나는 정신없이 총을 쏴댔다. 그런데 응사가 없었다. 꽤 오래 사격
                                                           을 하다가                                          핏자국은 언덕너머로 이어지고 있었다. 우리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용감하게 전진했다.
                                                           “사격중지” 하는 외침에 사격이 중지됐다. 골짜기에 정막감이 흐르며
                                                           모든 사물이 멈춰버린 것 같았다. 다가오던 물체는 우리들의 총질에           원래 사람이 피를 보면 흥분하는 벱이다. (여기에서 ‘벱’ 은 오타가 아
                                                           아작이 났는지 아무런 인기척이 없다.                           니다. 쌈돌이식 복선이라고 보자) 우리가 소총을 거머쥐고 언덕을 넘
                                                                                                          어 선 순간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은?
                                                           그러다가 상대측에서 보복성 공격을 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이르자
                                                           바싹 긴장이 되며 주위를 두리번거리게 되었다. 칠흑같은 어두움과            어억~~
                                                           고요한 적막감...이 큰 무게로 우리들을 누르고 있는 것 같았다. 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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