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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Entertainment / 엔터테인먼트




                                                           포장마차를 한다고 까불고 다니는게 안스러웠던지... 염소를 사 줄           그 다음날부터 우리는 염소 키우는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테니 강원도에 아버님이 사놓으신 산에서 친구들과 염소사업을 시
               씨드니 쌈돌이의
               시드니 이야기 제 752회                              작해보라는 제안이었다.                                   서울촌놈들에게 염소를 키운다는 것은 너무 낮선 일이었다. 그러
                                                                                                          나 우리들은 너무 새로운 것들을 알기 시작하며 의욕에 불타오르
                                                           나는 순간 ‘아...아버지는 내가 아예 대학은 포기하고 돈만 벌겠다는         고 있었다.
               글 한용훈 ssamdorihan@gmail.com
                                                           놈으로 알고 계시는구나’ 하며 다시 한 번 오기가 불끈 솟았다. 그리
                                                           고는 가만히 생각을 해보았다.                               독자님들도 염소에 대해서는 잘 모르시지요?
                          쌈돌이 가출사건                         포장마차를 하면서 공부하느니 산골에서 염소를 키우며 공부하는              염소는 풀이나 나무 아무거나 다 잘 먹고 추위에도 강하고 성격도
                             -제 2 화-                       게 더 쉽고 그럴싸해 보였다. 나는 조금 거만을 떨며                  온순해서 우리 같은 초짜들이 키우기에는 부지런만 떨면 그리 어려
                                                                                                          운 일이 아니었다.
                                                           “저 혼자 결정할 일이 아니니 친구들과 의논을 해보겠습니다” 하고
                                                           심각하게 대답하자 아버지는 여전히 가소로운지 “그러시던가...” 하          더구나 몸에 좋다는 흑염소는 몸이 허약한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다
                                                           고는 방으로 들어가 버리셨다.                               니... 잘 키우기만 하면 돈방석에도 앉을 수 있다... 크크

                                                           나는 친구들에게 긴급회의를 하자고 불어내었다.                      염소의 뿔은 속이 비어 있고... 새끼를 한 번에 두 마리씩 낳으니 수
                                                                                                          입이 곱빼기고... 소, 돼지, 닭 보다 10배의 칼슘과 비타민이 있다
                                                           내가 침을 튀겨가며 아버지의 제안을 설명하자 친구들은 아무 말             니... 갑자기 염소가 그렇게 예뻐 보일수가 없었다. 나는 매일 밤 꿈
                                                           못하고 서로 얼굴만 쳐다보았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            에서도 염소와 놀며 기쁜 마음으로 염소농장을 준비하고 있었다.
                                                           으므로...
                                                                                                          강원도야 기다려라~ 태백의 정기를 받으며 맑은 자연 속에서 총
                                                           나는 이미 마음속에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의       기 있게 공부를 하면 서울대쯤은 가뿐히 붙을 것만 같았다. 앗싸
                                                           노래가 울려 퍼지며 강원도 산속에서 염소도 키우며 기타도 튕기며            가오리~~
                                                           공부도 하는 기특한 나의 모습이 연상되어 박차를 가해 침을 튀겨가
                                                           면서 친구들을 설득했다.                                  “때르르릉” 하고 전화벨이 울려서 받아보니 중수 형님(실명)이었다.

                                                           결국 친구들도 동의했다. 나는 잽싸게 집으로 와서는 아버님께 점잔           나보다 다섯 살이 위인 형님은 내 막내삼촌 친구이다.
                                                           을 빼며 염소사업을 시작하겠노라고 말했다. ‘단 염소를 사주는 모
                                                           든 비용은 꿔주는 걸로 해야 받겠다’ 라고 건방을 떨며 통보(?)를 했        “너 요즘 시간이 많아서 사업한다매? 이제 고등학교도 졸업하고 어
                                                           다. 아버지는 간단하게 내뱉는 소리로 “그래. 그럼 빨리 벌어서 갚아         른이 됐으니 내가 술 한잔 사줄께. 이따가 저녁에 만나자” 하는 형
                                                           라” 하시고는 말을 아끼셨다.                               님의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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