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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Entertainment / 엔터테인먼트




                                                           때는 바야흐로 쌈돌이가 고교를 마악 졸업한 후였다.                   어카 가격도 알아보고... 포장마차를 운영해 본 경험 있는 선배들을
                                                                                                          찾아다니며 어묵국물로 꼬치도 익혀내고 그 국물로 우동도 만든다
               씨드니 쌈돌이의
               시드니 이야기 제 759회                              대학에 떨어지고나니 마치 세상이 다 끝난 것 같았다. ‘나’ 라는 인간        는 것에 신기해했다. 나와 친구들은 포장마차를 하면서 공부까지 해
                                                           이 한없이 한심해보이고 매사에 의욕을 잃어가는 마당에 부모님을
                                                                                                          내야 하므로 매일 만나서 꿈에 부푼 계획을 세워 나갔다.
                                                           비롯하여 주위의 시선이 견디기 힘들었다.
               글 한용훈 ssamdorihan@gmail.com
                                                                                                          세상이 모두 우리를 위해 펼쳐져 있는 것 같았다.
                                                           술맛도 모르면서 괜히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얼마동안 방황을 하
                                                           였다. 그러다가 우연히 맘에 맞는 친구 두 명... 즉 대학에 떨어진 친       그러던 어느 날, 집에 들어오자마자 아버지가 나를 불러 세우고는
                          쌈돌이 가출사건                         구 중에서 맘이 맞았던 두 친구와 의기투합.
                             -제 2 화-                                                                      “잘 돼 가냐?” 하고 물으시길래
                                                           부모님께 의지하지 말고 우리끼리 포장마차를 하고 살면서 보라는
                                                           듯이 독립하여 대학에 들어가자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야 만 것             “이제 거의 다 준비 됐습니다” 하고 큰소리로 대답했다.
                                                           이다.
                                                                                                          아버지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시다가 “그쪽에 좀 앉아 보아라” 하
                                                           단, 우리가 가출해서 먹고 살면서 공부를 하겠다고 하면 부모님들이           고 나를 앉히더니 나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하셨다.
                                                           콧방귀를 꿀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우리는 입을 맞춰 ‘공부는 더 이
                                                           상 안하고 돈을 벌겠다’ 며 무조건 허락을 받아낸다는 작전(?)이었다.        포장마차를 한다고 까불고 다니는게 안스러웠던지... 염소를 사 줄
                                                                                                          테니 강원도에 아버님이 사놓으신 산에서 친구들과 염소사업을 시
                                                           허락이 안되면 무조건 가출하기로... 우리끼리는 당돌한 야합을 했           작해보라는 제안이었다.
                                                           다.
                                                                                                          나는 순간 ‘아...아버지는 내가 아예 대학은 포기하고 돈만 벌겠다는
                                                           “재수를 하면 되지 웬 난리야” 하고 꾸짖는 아버지께                  놈으로 알고 계시는구나’ 하며 다시 한 번 오기가 불끈 솟았다. 그리
                                                                                                          고는 가만히 생각을 해보았다.
                                                           “제  인생에  대학은  이제  없습니다.  돈을  일찍  벌어서  성공하겠습
                                                           니다” 하고 나는 박박 우겨댔다. 아버님은 말로는 안되겠다 싶은지           포장마차를 하면서 공부하느니 산골에서 염소를 키우며 공부하는
                                                                                                          게 더 쉽고 그럴싸해 보였다. 나는 조금 거만을 떨며
                                                           “니 인생은 니가 사는거니까 어디 맘대로 해봐라. 단 집에는 연락
                                                           하면서  다녀야  된다”  하고  예상외로  쉽게  허락을  해주셨다.  띵호    “저 혼자 결정할 일이 아니니 친구들과 의논을 해보겠습니다” 하고
                                                           와~였다.                                          심각하게 대답하자 아버지는 여전히 가소로운지 “그러시던가...” 하
                                                                                                          고는 방으로 들어가 버리셨다.
                                                           우리는 같이 묵을 방을 알아보고... 포장마차를 운영하기 위해서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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