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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Entertainment / 엔터테인먼트




                                                           평생 부모님 가슴에 못 박는 일...이라고라고라 중수형님은 더 이상          그래서... 나는 맥 빠진 풍선 상태로 인생의 필수코스라는 재수생이

               씨드니 쌈돌이의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분은 이미 내 가슴에 못을 쾅~ 박아서 풍선           되어 버렷따~~   이야기를 다 해놓고보니 ‘가출사건’ 이라는 제목과
               시드니 이야기 제 760회                              을 뻥~ 터뜨린 것이다.                                  걸맞지 않아서 또 하나의 고백을 하고자한다.

               글 한용훈 ssamdorihan@gmail.com                  나는 며칠 후 동고동락하기로 했던 친구들과 마주 앉았다. 그리고           필자가 아주 어린 시절(아마도 초딩 1~2학년 정도?) 그 당시에는 동
                                                           천천히 중수형님의 큰 가르침(?)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네 만화가게에서 만화를 보는 것이 제일 부러운 때였다.
                          쌈돌이 가출사건
                             -제 3 화-                       그러자 “그러니까 너 혼자 그 양반 만나고서는 우리를 배반 하겠다           만화가게에는 만화책들이 누런 고무줄로 벽장에 진열되어 있고, 등
                                                           는거 아냐?” 하고 눈에 쌍심지를 켜는 친구. “야...야.. 배반이 아니고     받이 없는 긴 의자에 쪼그리고 앉아 보는 만화책. 생각만 해도 즐
                                                           지금 우리는 아직 부모님 신세를 당연히 져야 하는 나이라는 걸 새           거운 풍경이고 만화가게집 아들이 특혜를 받아 한없이 부러운 시
                                                           삼 깨달은거지” 하고 내가 사정조로 말하자 다른 한 친구도 “이시키          절이었다.
                                                           디게 웃기는 시키네.
                                                                                                           ‘쟤네 아버지는 참으로 존경스럽다. 만화가게를 차렸으니...쩝’ 그 날
                                                            자기가 우리를 포장마차하자 하고 꼬셔대 놓고는 그 다음엔 염소농           도 나는 어머니께 돈 좀 달라고 보챘었고 엄마는 잔말 말고 공부나
                                                           장하자고 잔뜩 계획을 세워놓게 하고 이제 와서 뭔 씨나리 까먹는            하라고 하시며 부엌에서 일을 하고 계셨다.
                                                           소리야. 앙?” “............”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너무
                                                           잘 통하는 친구들이어서 이런 친구들만 있다면 대한민국이 통일되              나는 만화책을 보고 싶은 마음에 엄마의 지갑을 몰래 열었다. 그
                                                           는 건 식은 죽 먹기라고 생각했는데...                         리고 콩닥거리는 심장소리와 함께 지폐 한 장을 꺼내어 주머니에
                                                                                                          넣었다.
                                                           지금은 앞뒤가 콱 막혀버려 대화조차 안통하고 있으니... 이래서 통
                                                           일이 안되는갑다 싶고... 결국 친구들은 내 이야기를 다 듣지도 않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내가 꺼낸 지폐 한 장의 가치는... 지금으로 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쌩~허니 가버렸다.                        하자면 50센트를 쓰기 위해서 백불짜리 지폐를 꺼낸 셈이었다. 하지
                                                                                                          만 맹세코 나는 그 돈으로 만화만 보려고 했었다.
                                                           나는 혼자 남아서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친구들이 서운한 건 이해
                                                           가 되는데,.. 그렇다고 어째서 그 훌륭한 중수형님의 가르침에 대해          여하튼 나는 엄마가 눈치 채지 않게 고양이 걸음으로 집에서 빠져
                                                           서는 감감이 무소식일까?                                  나와 만화가게로 곧장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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