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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미안해"




                                 진심으로 사과하는 법












               “미안해” 사과 이상의 사랑의 언어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는 금물 스마트폰이 생활화되면서 우                가 기분이 나빠진다면 무의미할 테니까.
                                                            리는 진정한 사과에 더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
                                                            다. 웬만하면 이메일과 메신저를 쓰고, 되도록이면 만나지 않             용서를 강요하면 안 된다 진정한 사과라면 용서와 화해는 이후
               결코 쉽지 않은 “미안하 다”는 말. 하지만 용기와 기술을 동원
                                                            고 일을 해결하려고 하기에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는 상황이              의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남겨두어야 한다. 용서를 요구한다면
               해 이 말을 내뱉는 순간, 그래서 상대방의 이해와 용서를 얻음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 하지만 “미안하다”는 말은 그 어떤 말           상대가 압박감을 느끼면서 사과의 효과가 줄어들고, 아예 안
               으로써 누리는 마음의 평화는 경험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많
                                                            보다 진심을 담아야 하기에 그 어떤 매체도 대신 해줄 수 없다.           하느니만 못하게 되기도 한다. 사과를 받아들이려면 어느 정
               은 전문가는 ‘미안하다’는 언어의 사회적 기능에 대해 분석해왔
                                                            “미안하다”는 말 다음에 피해야 할 말 미안해, 하지만 어쩌고            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다. 미국의 가장 위대한 리더십 코치로 손꼽히는 마셜 골드스
                                                            해서 그랬어, 그런데 어쩌고 해서 그럴 수밖에 없었어… 등 자
               미스Marshall Goldsmith는 “사과는 인간이 만들어낼 수 있는
                                                            기 정당화를 하곤 하는데, 그러면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다. 듣            과도한 사과도 주의할 것 어깨를 살짝 부딪쳤을 뿐인데 마치
               가장 신비한 마술이고, 치료법이며, 회복의 힘을 지닌 행위”라
                                                            는 사람의 기분을 풀어주기는커녕 상처를 더 깊게 만드는 경              추돌 사고라도 낸 것처럼 여러 번 사과하는 건 삼가야 한다. 이
               고 단언했으며, 또 인간관계 전문가 해리엇 러너Harriet Lerner
                                                            우도 많다.                                        같은 상식 이상의 과도한 사과는 거리감을 만들고, 자연스러운
               는 “‘미안합니다’는 가장 강력한 치유의 언어입니다. 진심 어린
                                                                                                          대화의 흐름을 끊어버린다. 함께 있는 사람을 짜증 나게 만들
               사과에서 나오는 이 말은 상처를 입은 상대방에 게 줄 수 있는
                                                            상대의 분노와 고통을 경청한다 그저 사과하는 말만 한다면 깨             어 막상 사과가 필요한 순간에는 오히려 당신 말에 귀 기울이
               최고의 선물이니까요”라고 <당신, 왜 사과하지 않나 요?>에
                                                            어진 관계는 복구될 수 없다. 상대의 고통을 이해하려는 마음             지 않을 수 있다.
               서 밝히고 있다.
                                                            이 이해받으려는 열정만큼 클 때 비로소 우리 사과는 진정한 의
                                                            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진정한 경청은 고요한 마음, 열린 태도,
               이렇듯 “미안해”는 단순한 사과의 개념을 뛰어넘는다. 친구, 연
                                                            더 잘 이해 하기 위한 질문을 포함하며, 동의할 수 없고, 듣고
               인, 부부, 동료, 자식 등 우리 삶 속 모든 관계에서 큰 영향을                                                       지금, 사과하고 싶은
                                                            싶지 않은 말이 나오더라도 자기방어를 하면 안 된다.
               미치며 타인과의 거리를 멀어지게 하거나, 혹은 가깝게 하는데
               결정적 ‘신의 한 수’가 된다. “제대로 된 사과를 하면 실수를 회                                                      사람이 있나요?
               복하고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지금까지와 다른 그 이
               상의 신뢰감을 얻고 확고한 관계성을 구축하는 경우도 있습니                                                           안타깝게도 우리는 가까운 관계일수록 더 많은 상처를 주고받
               다.” 마스자와 류타의 조언. 사과의 이런 기능 때문일까? 마케                                                        는다. 가족이기 때문에, 친구이기 때문에, 동료이기 때문에 내
               팅 용어 중 ‘리커버리 패러독스recovery paradox라는 말이 있                                                   마음을 알아줄 거라 착각한다. 하지만 “사랑한다”는 말처럼, “
               는데, 이는 클레임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소비자에게 성의를 다                                                          미안하다”는 말 역시 표현하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가까울수
               해 대응한 결과 충분히 만족한 소비자는 오히려 충성심 높은 고                                                         록 상처는 아물기 전에 또 생기고, 치유하려는 노력 없이 지속
               객이 된다는 현상을 의미한다.                                                                           되다가는 곪은 상태로 상황은 악화된다. 그러니 주변부터 둘
                                                                                                          러보자. ‘우리 사이에 뭘’이라는 방심으로 사과에 인색하지는
                                                            가정법을 경계하라 “만약 ~라면”이라는 말은 상대가 자기 반응
               그러니 누군가에게 큰 상처를 주었다고 해서 어찌할 바를 몰라                                                          않았는지.
                                                            에 의문을 품도록 만든다. 예를 들어 “내 말이 공격적으로 들렸
               발 만 동동 구르는 건 시간 낭비일 뿐이다. 그 대신 상대의 분
                                                            다면 미안해”는 상대를 과민 반응이나 하는 유형으로 만들어버
               노를 잠 재우고 상처를 어루만지며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방                                                          어쩌면 가장 어려운 사과는 이미 오래전에 일어난 일에 대한
                                                            리는 말이다. 대신 “내 말은 공격적이었어. 배려 없이 행동해서
               법, 사과의 힘을 믿어볼 것. 그렇다면 사과는 어떻게 해야 효                                                         것이 아닐까? 지금은 크게 잘못했다고 여기지만, 결국은 사과
                                                            미안해. 두 번 다시 그런 일이 없도록 할게”라고 말해야 한다.
               과적일까?                                                                                      의 타이밍을 놓쳐버린 일을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
                                                                                                          면 미국의 인간관계 전문가 해리엇 러너의 조언에 귀를 기울
                                                            보상까지 생각하라 입으로만 하는 사과는 미흡하다. 음식점에              여보자. “새삼 들쑤시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고, 사과가 어떻
                                                            서 서비스가 느리거나 음식물 속에서 이물질이 나왔을 때 ‘다             게 받아들여질지 걱정이 되기도 하며, 상대가 굳이 얘기를 꺼
               상대방의 용서를 구하기 위해                              시는 가지 말아야지’ 대신 ‘충분히 사과를 받았으니 이해할 수            내지 않는 한 가만히 있는 게 낫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요. 하
               올바르게 사과하는 방법                                 있어’라는 마음이 드는 순간은 사과의 말과 함께 “그 비용은 받           지만 지금 후회하는 과거의 잘못에 대한 대화는 일단 시작하
                                                            지 않겠습니다” 같은 보상도 받았을 경우다.                      는 것이 최선입니다.”

               사과하기 전에 파악해야 할 것 예상치 못한 실수는 언제든지 일
                                                            공감과 후회를 표현한다 진정한 반성의 감정이 동반되지 않은              만약 누군가와 관계가 틀어져서 괴로워하고 있다면, 그리고 그
               어날 수 있다. 그럴 때 무작정 사과하는 대신 몇 가지 상황을 정
                                                            사과는 기계적이고 신뢰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이때 자책이 지             결과에 당신도 어느 부분 책임이 있다고 느낀다면 지금이라도
               리 할 것. 이것이 왜 사과해야 하는 상황인지, 누구에게 사과해
                                                            나치지 않도록 주의할 것. 자신이 크나큰 실수를 저질러 얼마             용기를 낼 필요가 있다. 당신의 사과 한마디가 문제를 바로잡
               야 하는지, 자신이 어떤 모습으로 보이는지, 어떻게 보상할 것
                                                            나 괴로운지를 과도하게 표현함으로써 오히려 상처받은 상대               는 열쇠가 될 테니까.
               인지를 파악한 후 사과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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