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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Food / 푸드















               위스키 초보를 위한



               버번 위스키 가이드










                       친구를 가까이하고                             번 위스키인 것은 아니다.                               배를 탄 사람들은 중간지점인 켄터키에서 하루를 숙박할

                    버번은 더 가까이하라                              위스키의 종가를 스코틀랜드에서 생산되는 스카치 위스                 수밖에 없었는데, 그때 불티나게 팔리던 제품이 바로 ‘켄
                                                                                                          터키산 위스키’였다.
                                                             키라고 하지만, 버번 위스키는 스카치 위스키보다 까다
               “친구는 가까이하고, 버번은 더 가까이하라”라는 미국 속               로운 생산조건을 지닌 위스키다. 그 조건은 다음과 같다.              이 켄터키 위스키가 남부지역(특히 뉴올리언스)에 자주
               담처럼 버번 위스키는 미국인의 소울이 담긴 술이라고                                                               팔리면서 미국을 대표하는 버번 위스키라는 장르가 만들
               볼 수 있다.                                       옥수수 함량이 전체 재료 곡물의 51%를 넘어                    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야 함
               스카치 위스키에 비해 맛은 거칠지만 한 번 빠지면 헤어                최종 증류 알콜 도수가 80%를 넘지 않아야 함                   이 모든 시작점, 즉 버번 위스키의 단군할아버지가 된 ‘에
               나오기 힘든 강렬함을 가졌다.                              (그 이상이면 곡물의 특성이 사라진다)                        반 윌리엄스’는 켄터키 길거리 표지판에서도, 또 에반 윌
                                                             오크통에 넣을 때 알콜도수는 62.5% 이하여                    리엄스 체험관 등을 통해서도 만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심지어 하이볼이나 탄산음료를 섞어마셔도 맛있다. 그                  야 한다                                         그의 이름을 딴 제품이 여전히 나오고 있다.
               런데 왜 이름이 버번이냐고? 오늘은 버번 위스키에 대                 숙성을 마친 후 병입 할 때는 알콜도수가 40%
               한 이야기를 전한다.                                   이상이어야 한다                                     하지만 불티나게 팔리던 버번 위스키에도 여러 위기가
                                                             조미료와 색소를 첨가하지 않는다                            있었다.
               일반적으로 아는 스카치 위스키가 양복이라면, 버번 위                 오크통은 언제나 새것만 사용한다
               스키는 청바지 같은 매력을 가진 위스키다. 부드러운 맛                                                             술을 아예 금지시켰던 금주법 시대, 경제위기였던 대공
               은 덜하지만 거칠고 풍미가 와일드하다.                         그의 이름은 ‘에반 윌리엄스’다. 웨일즈에서 태어난 그는              황 시대 같은 사건들은 버번 위스키 산업을 움츠러들게
                                                             1780년대 독립전쟁이 끝난 미국에 이주를 한다. 지금은              만들었다.
               보리가 아닌 옥수수를 주재료로 쓰기 때문에 맛과 향에                 켄터키의 최대 도시인 ‘루이빌’에 자리를 잡고, 여러 가
               서 나는 고소한 느낌이 더욱 강한 편이다.                       지 일을 했다. 이제 막 정착민들이 자리 잡은 루이빌에서              하지만 진짜 위기는 ‘보드카의 인기’였다. 1970~80년대
                                                             건설업을 주도했다.                                   미국 내에 젊은 층을 중심으로 보드카가 인기를 끌자 버
               가격도 합리적이고 다른 음료와의 조합도 좋아 젊은 층                                                              번 위스키는 시시콜콜한 술이 되고 말았다.
               에게 인기인 ‘하이볼’ 등의 메뉴에 주로 사용되는 위스키               하지만 그의 전설은 따로 있었다. 바로 1783년, 켄터키
               가 버번이다.                                       내에 상업용 증류소를 지은 것이다. 가내수공업 수준이                재미있는 점은 그 당시에 ‘에반 윌리엄스’는 판매량이 오
                                                             었던 켄터키의 버번 위스키가 산업이 되는 첫 단추라고                히려 좋아졌다는 것이다.
               버번 위스키는 일반적으로 미국에서 생산되는 위스키로                  할까?
               알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 생산되는 위스키가 모두 버                                                             에반 윌리엄스는 1980년대 중반부터 매년 10%씩 판매
                                                             우리가 알고 있는 ‘에반 윌리엄스’라는 제품은 그의 이름              량을 올렸는데 이유는 남다른 혁신이었다.
                                                             을 따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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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켄터키는 스코틀랜드와 달리 보리보다는 옥수수가 자라                 타서 마시기 좋아한다는 점을 착안했다
                                                             기 좋은 환경이었다. 때문에 옥수수와 호밀을 통해 증류
                                                             를 한 위스키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에반 윌리엄스는 애호가들을 위해 맛을 바꾸지는 않았
                                                                                                          지만, 젊은 층에게 “가볍게 즐기고 싶다면 소다수(탄산
                                                             또한 켄터키는 오하이오강과 미시시피강을 통해서 미국                 음료)를 비롯해 콜라를 섞어 마셔도 괜찮다”는 메시지
                                                             동부와 남부를 이어주는 교역의 중심지였다.                      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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