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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Entertainment / 엔터테인먼트



                                                           “나 영장 나왔어”                                     이닷.
               씨드니 쌈돌이의                                    필자가 40여년 전에 친구에게 내뱉은 말이다.                      이때는 애브리바디가 술을 잘 사준다. 이팔청춘 팔팔할 때니
               시드니 이야기 제 774회                              그 당시 심정이 꽤 착잡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술을 아무리 들이부어도 그 다음날 시원한 물 한 잔만 들이
               글 한용훈 ssamdorihan@gmail.com                                                                키면 다시 재충전된다. 선배들, 친구들, 애인들(?)이 돌아가며
                                                           이 말은 영화대사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문장이고... 대한민국              술을 사주니 술독에 빠져 사는 시절이 되고 만다.
                                                           에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한 사람은 친구 혹은 애인에게 이 짧
                         남자에게 군대란?                         은 말로 많은 것을 대신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다가 입대 날짜가 일주일 전으로 다가오면 온몸의 근육이
                             -제 1화-
                                                                                                          조금씩 오그라드는 기분이다. 술을 마셔도 취하지도 않고 누
                                                           ‘나 영장 나왔어’...의 의미                              군가가 옆에서 얘기해도 내용이 귀에 잘 안 들어온다.
                                                           친구: 나 뺑이 차러 갈거니까 술 사줘
                                                           선배나 삼촌: 나 겁나니까 살아남는 방법 좀 갈켜줘~                  그러다가... 에이~ 남자가 이까짓 걸 가지고~ 하고 오기가 불
                                                           애인: 나 군대 가면 하고 싶어도 못하니까...어떻게 좀 안되             끈 발동하면 갑자기 국방의 의무를 수행한다는 자부심도 팍
                                                           갓니??                                           팍 생기고, 이왕이면 멋진 군대생활을 해보겠다고 작심도 하
                                                                                                          게 되고(결심이 아닌 작심을 하는 것은... 작심삼일이라는 명
                                                           건강한 한국남자가 군대에 가는 것은 인지상정이지만 막상 ‘               언이 생각나서시리...쩝) 용기백배 사기충전!! 결국 남은 일주
                                                           영장‘이라는 종이 한 장을 받고 나면 마치 사형수가 처형 날짜             일 이 후딱 다가온다.
                                                           를 지정 받는 듯한 ’두둥~‘ 하는 충격이 오고 만다.
                                                                                                          “아버님 어머님 저 군대에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큰절을 올리
                                                           그 다음부터는 삼촌들과 선배들을 찾아다니며 나름대로 군                 면 아버님은 애써 무게를 잡으시며 덕담을 해주시지만, 어머
                                                           대정보를 수집... 미지의 고생길에 대비책을 마련하느라 여념              님은 목이 메어 말씀을 못하시고 차마 군에 입대하는 아들의
                                                           이 없다.                                          얼굴도 제대로 못 보신다. 아마 대부분(시골에서 유학을 가는
                                                                                                          경우를 제외하곤) 이때가 처음으로 집을 떠나서 대한민국의
                                                           이렇게 군대 가는 날을 기다리며 동행하는 것은... 바로 술              남자로 거듭나는 시기가 될 것이다.
                                                                                                                                          [ 다음주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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