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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 / 라이프
                                                                                                                            책소개

             부커상 인터내셔널 최종 후보에 오르며 전 세계에 K-장르의 매             서 다량의 약물이 검출된 사건의 피해자는 모두 교단의 지도자                        “고통에 관하여”
             력을 알린 작가 정보라의 신작 장편소설을 다산책방에서 선보               들이다. 형사들은 진범을 밝히기 위해 무기징역으로 수감되어
             인다. 『붉은 칼』 이후 4년 만에 나온 장편소설 『고통에 관하여』          있던 테러 사건의 범인 ‘태’를 세상으로 불러들인다.
             는 독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에서 절찬리에 연재되며 화제를 모
             았다. 특히나 이번 장편소설은 작가가 주로 머물던 호러와 환              ‘태’의 기억은 교단에서 시작된다. ‘태’는 형인 ‘한’과 교단의 시               “생각의 파도에 휩쓸리게 되는
             상의 세계에서 한 발짝 걸어 나와 처음 집필한 ‘스릴러’라는 점            설에서 자랐다. 고통을 섬기며, 고통의 무게를 모든 사람들에게                          매혹적인 소설!”
             에서 작가의 새로운 가능성을 마주할, ‘정보라 월드’의 변곡점             지우려 했던 ‘태’의 신념은 무고한 피해자를 낳았을 뿐이다. 제                     부커상 최종 후보, 정보라
             에 자리한 소설이다.                                    약회사를 경영한 ‘경’의 부모도 이때 목숨을 잃었다. ‘태’의 도움                   4년 만의 신작 장편소설
                                                            으로 형사들은 교단에서 떨어져 나와 은거 중인 ‘한’을 붙잡지
             미치고 거친, 세계의 기괴한 일면을 극적으로 드러내며 읽는 이             만, 어떤 진실도 밝히지 못한 채로 풀어준다. 호수 근처, 제약회
             에게 뒤틀린 이야기의 쾌감을 전했던 전작과는 달리, 신작 『고             사가 철수하며 사람이 모두 떠나 폐촌이 된 황무지를 조사하던
             통에 관하여』는 처연하고 서늘하다. 그리고 묘한 온기가 있다.  형사들은 그곳에서 불법 약물 제조 시설과, 유치장에서 풀려난                                      의미심장한
             아마도 이런 간극은 이 소설과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맞닿              뒤 숨어 있던 ‘한’을 발견한다. ‘한’은 자신이 살인범이 아니라고
             아 있는 데서 오는 것일 테다. 어딘가 잘못된 세상, 그곳을 만든  강력하게 주장하고, ‘태’도 형은 범인이 아닌 것 같다고 말하지                                    SF스릴러
             사람들에게 끔찍하고 아름다운 복수를 선사하던 정보라의 소                만 무수한 증거가 ‘한’을 범인이라고 가리킨다. 한은 다시 유치
             설은 이제, 거칠고 미친 세상에서 ‘잘 먹고 잘 살자’고 이야기한           장에 갇힌다.
             다. 고통스러운 과거를 복기하며 자신을 파괴하는 일을 멈추고,
             ‘자신이 선택한 방식으로 존엄하게 살 수 있는’ 세계로 나아가             토네이도가 들이닥친다며 기후 경보가 울리던 때, 또다시 살
             자고. 세상과 싸우며 전복을 꿈꾼 사람의 결기가 녹아 있는 이  인사건이 일어난다. 유치장에 갇혀 있던 ‘한’이 시체로 발견된
             소설에서 온기가 느껴지는 건 그 때문이다.                        것이다. CCTV는 고작 3분 동안 작동을 멈췄고, 그 3분을 전후
                                                            로 유치장에 드나드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경찰서에 설치된
             “기쁨도, 환희도, 초월도, 아마 구원조차도, 인간이 이해하고  CCTV를 모조리 뒤지며 조사해 보아도 모든 사람의 알리바이는
             해석하고 받아들일 수 없을 때는 모두 고통이었다.”                   완벽하다. 단 한 명, ‘태’의 담당 정신과 의사 ‘엽’을 빼고. 형사들
                                                            은 CCTV를 돌려 거기 찍힌 의사를 찾으려 하지만, 그 순간 불어
             중독성이  없고  부작용이  없는  완벽한  진통제의  등장.  닥친 토네이도에 경찰서 건물이 정전된다. 한참이 지나 토네이
             NSTRA-14가 보편적인 진통제가 되자, 고통에 대한 패러다임            도가 물러가고, 다시 불이 들어왔을 때, 의사는 어디에도 없다.
             이 바뀐다. 그러나 고통이 사라지자, 오히려 고통을 추구하는  유치장에 혼자 남겨진 ‘태’는 그를 떠올린다. 테러에 관한 질문,
             사람들이 나타난다. 신흥 종교 ‘교단’은 고통을 느끼는 것이 인            교단을 향한 냉철한 태도, 고통에 관한 특별한 통찰력……. ‘태
             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준다고 주장하며, 제약회사를 테러한다.  와’ 그를 둘러싼 ‘고통’에 관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했던 ‘엽.’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테러 사건 후, 잠잠해진 교단에 끔찍한  대체 그의 정체는 무엇일까. 교단과 제약회사의 싸움에서 그는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온몸이 고문 흔적으로 가득하고, 체내에             무얼 얻고자 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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