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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Entertainment / 엔터테인먼트


                                                         학교에 다니면서 제일 만만했던 점심식사 메뉴는 ‘맥                   와 가족을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나는 내가 불
               씨드니 쌈돌이의                                  도널드’ 였다. 간단히 점심을 싸가지고 다니다가 조금                  쌍히 여기던 그 세 명의 인도네시안들이 발표를 할 때

               시드니 이야기 제 781회                            이라도 바쁘거나 귀찮으면 그냥 빈손으로 가서 곧잘  약간 충격을 받았다.
                                                         맥도널드를 이용하곤 했다. 나 뿐만 아니라 내 주위

               글 한용훈                                     의 한국 학생들은 거의 그런 추세였다.                          그 셋 중에 한명이 떠듬거리며 발표를 할 때 자기 집
               ssamdorihan@gmail.com                                                                    이라고 들어 올렸던 사진 한 장.
                                                         우리 반에 인도네시안 세 명이 있었다. 우리보다 왜소
                                                         하고 피부가 더 검고 눈만 빼꼼이 컸던 볼품이 없는                   먼발치로 보아도 대단히 큰 집이었다. 나는 ‘그게 다
                                                         그런 아해들이었다.                                     니네 집이야?’ 하고 묻고 싶은 것을 꾹 참고 있다가,

                     맥도널드를 기준으로 본                        이 아해들이 가끔 점심시간이면 맥도널드에 와서 햄                    쉬는 시간에 그 애한테 가서 “ 얌마~ 아까 그 사진
                                                                                                        좀 다시보자(영어로)” 했다. 그 애는 우리에게 보여
                           유학생 부자
                              -제 1 화-                    버거 하나 달랑 사 들고, 음료수도 없이 구석에서 먹                  주었던 사진 말고도 사진을 열댓장 정도 더 가지고
                                                         는 것이었다. 나는 그게 보기에 안스러워서 콜라 하                   있었다.

                                                         나 더 사가지고 그들의 탁자에 턱~하고 올려주면...
                                                         그 아해들이 말은 못하고 큰 두 눈으로 고맙다는 인                   나는 내친김에 그 사진들을 다 볼 요량으로 씨익 웃
                                                         사를 했었다.                                        으며 사진뭉치를 나꿔챘다.
                                                                                                        그 사진 속의 집은 집이 아니었다... 궁전이었다. 나는
                                                         짜~아식들 이 까짓거 가지고 감탄하기는...
                                                                                                        사진에서 눈을 못 떼며 그에게 물었다. “니 아부지가
                                                         그러던 어느 날. 우리 반에서 자기나라와 가족을 소                   왕이냐?”
                                                         개하는 시간이 있어 나는 우리나라 관광 책자와 가

                                                         족사진 하나 준비를 해서 학교에 갔다.                          그가 어이없다는 웃음으로 아니라고 대답했다.
                                                                                                        사진 속에 하얀 망건을 두르고 똑같은 하얀 유니폼을
                                                         그 동안 영어 본고장에서 갈고 닦은 실력으로 우리나
                                                         라가 어쩌구저쩌구 하면서 조금 과장을 섞어서 유창                    입은 7명의 사내들이 어깨동무를 하고 활짝 웃고 있

                                                         (?)하게 발표를 해댔다. 한 시간 동안 일본, 중국, 말레              었다. 자기 집에서 일하는 하인들이랜다.
                                                         이시아, 인도네시아, 인도...유고 등등 각자 자기나라                                               [ 다음주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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