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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Article / 기사제공

         우유니 기차무덤(cemeterio de tren)                                                                                          E E p i s o d e 0   4  .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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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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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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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대의 지프차에서 내린 관광객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있는 여러 열차에 올라가 사진도
         찍고 쭉 뻗은 레일 위에서 갖가지 X폼을 잡으며 멋진 인생샷을 찍고 있다.
         대부분의 기차 몰골이 형편없으나 그나마 형체 이쁘게 남아 있는 기관차에는 관광객들이
         순서대로 올라서 사진을 찍어 나도 한컷 하려 줄을 섰다.


         내게  주어진  시간은  30분.  이미  사진을  찍느라  많은  시간을  허비했는데  열차에  올라탄
         젊은 몇몇 攘夷(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또 열 받아 이런 단어를 선택했다.)들이 독사진,
         단체사진 그리고 몇 명 그룹으로 연신 사진을 찍으며 지들이 완전 전세를 냈다.


         기다리다 홧김에 사고를 칠 것 같아 줄에서 이탈하여 여러 각도에서 흉물스런 고철덩어리를
         최대한 멋진 구도를 잡으려 이리저리 다니는데 생각보다 넓어서인지 많이 지친다.


         여행 시작한 지 며칠이나 되었다고 . . .   이러면 앞으로 40일을 어찌 다닐지 하는 걱정이
         앞선다.


          3,400m 페루 꾸스꼬에서 고산병을 겪어 괜찮을 줄 알았는데 여기가 꾸스꼬보다 250m

                                                                                  이상 더 높은 곳임을 잠시 잊어버리고 짧은 시간에 많은 사진을 찍으러 뛰어다닌 후유증인
                                                                                  것 같다. 기차무덤에서 주차된 차까지 걷기에도 숨이 턱턱 차는게 힘들다.


                                                                                  ‘고산병이 아니라 혹시 양이들 땜에 열 받아 피가 꺼꾸로 돌아 그런 것 아녀? 쓰러지면 나만
                                                                                  손해인디.  忍 X 3  심호흡 x 6 . . . 후우~~~’


                                                                                  주어진 30분간의 시간에 맞추어 할딱거리며 도착하였는데 우리 차가 어떤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고물 랜드크루져 그린칼라>만을 기억하였는데 주차한 차가 색깔에 관계없이 모두가
                                                                                  낡았고 웬 그린칼라가 그리 많은지 . . .


                                                                                  내가 타고 온 지프차를 찾느라 어리버리하고 있는데 쉐프(운전기사의 아내)가 손짓을 한다.
                                                                                  니가 제일 먼저 왔다면서 엄지척을 하는데 일행들이 늦게 돌아와서 당초에 주어진 30분보다
         ▲ 이제 떠나야 되는디. . . 우유니 사막투어를 떠날 차량 행렬.
         만약을 대비하여 2~3대가 모여 일정을 같이 하는데 사막에서 난관에 부딪칠 때는 서로에게 큰 힘이                   배로 늦어진 1시간 후에 출발하는데 은근 화가 치민다.
         될 것 같다.

         제일  연장자인  나는  민폐가  되지  않으려고  고산병으로  쓰러질  위험을  감수하며  뛰다시피  왔는데  늦게  온  젊은  애들은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아주 순진한 표정으로 마냥 즐겁단다.


         ‘우띠 열받아! ‘ 게다가 운전기사 파블로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일행들에게 재촉도 않고 이탈리아에서 온 여대생 일행들과
         신나게 수다만 떨고 있다. ‘저 시키 집사람 곁에 두고 . . . 완전 밉상인디.’


         나중에 알았는데 파블로란 뜻은 ‘소심한, 겸손한’ 이란 뜻을 지닌 단어로 3일동안 단 한번도 화 내는 것을 보지 못했다.
         쉐프인 그의 와이프 曰 ‘좋은 사람이기는 한데 답답해서 이혼해야겠다’면서 씩 웃는다.


         ‘우째 의미심장한 농담 같은데 나만의 느낌일까?’
                                                                                                                           작가 프로필

                                                              ‘혹시  파블로는  지금쯤  새  장가를  갔을까?’  지난  일을       성    명 : 한 용 성 (韓 容 誠)
                                                              기억하며 은근 파블로가 걱정이 된다.                        생    년 : 1955年生
                                                                                                          학력사항 : 보성고등학교 卒
                                                              떠나기 전 멀리서 바라 본 기차 무덤을 보면서 ‘니들도              한국외대 베트남어과 卒
                                                              젊고 힘있을 때는 치장도 하고 멋쟁이였을 텐데 나이                연세대 경영대학원 경제학과 (석) 卒
                                                              먹고 쓸모가 없어지니 저렇게 초라하게 내버려지는구나.’              경력사항 1983. 03 ~ 2010. 05 우리은행 (부장)
                                                              하는 생각이 든다.                                  2010. 05 ~ 2010. 06 토마토저축은행 (감사)
                                                                                                          2010. 07 ~ 2014. 01 대한전선그룹 CFO /계열사 구조조정
                                                              내 인생의 1m 짜리 줄자에서 지금 나는 몇 cm쯤에나 와            (부사장)
                                                              있는 것일까?                                     2014. 02 ~ 2017. 10 코리아에셋투자증권 IB총괄 (부회장)
                                                                                                          2017. 10 ~ 2018. 09 금호타이어 관리총괄 (사장)
                                                              남미에서 돌아갈 때 내 위치를 알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2018. 10 ~ 2022. 09 ㈜ 에이프로 (부회장)
          ▲ 나를 3일 동안 태워줬던 愛馬 랜드크루져.                                                                       2019. 01 ~ 현재 케이프투자증권  (고문)
          ‘실속 없고 겉만 멀쩡한게 찌질이랑 비슷햐.’                           이제 출발!  우유니 소금사막 가슴 깊숙한 곳으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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