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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Article / 기사제공


           천의 얼굴을 가진 인도                                   EPISODE 26.




           · 세계에서 제일 높은 자동차길 카르둥 라

           · 거대한 미륵불이 지키는 디스킷 곰파


         먼지 나는 도로의 노점에서는 관광객에게 음료, 간단한 스낵류 그리고 자가 생산하는 야크
         치즈를 특산품으로 판다. 좌판을 얇은 비닐로 덮어는 놓았지만 쌓인 먼지로 물건이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 노점 뒤로 한 무리의 야크 떼가 모여 있어 사진을 찍으려 차를 세우려다 다른
         일행에 묻어온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그냥 지나쳤다.


         그동안은 우리 부부 둘이서만 편하게 다녔는데 오늘은 집사람을 돌보라고 가이드와 기사를
         호텔에 남겨두었다. 자기는 컨디션이 좋아졌으니 걱정 말고 우리 차로 구석구석 다니면서
         사진 많이 찍으라는 집사람의 말을 들었어야 하는 때늦은 후회를 해본다.


         카르둥 라에서 누브라 밸리로 내려오는 길은 대부분이 비포장도로이지만 도로폭이 의외로
         넓어 급경사의 급커브 길을 달리는 데도 그다지 위험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몇 명씩
         무리를 지어 재래식 손도구를 이용하여 작업하는 것이 답답해 보였는데 도로가 넓혀져 있는
         것을 보면 사부작사부작 공사는 꾸준하게 했나 보다.


         다바 dhaba 마을의 식당을 빌려 점심으로 라면 끓이는 시간을 이용해서 동네마실을 나왔다.                        ▲ 다바 dhaba 마을 이모저모
         마을이라고  해봐야  몇  개의  식당과  게스트  하우스가  전부이다.    온도는  35도  정도이나                  디스킷 곰파로 가는 중간 지점의 마을로 입구에는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불탑이
                                                                                     있고 (위 사진)
         습도가 거의 없는 한낮의 체감온도는 40도가 훌쩍 넘어 살이 타 들어가는 듯하여 밖에서                            맥주를 마시며 예의 없이 떠들던 싸가지 바이크족이 떠나고 있다. 일부는 불탑에서
         오래 버티기가 쉽지 않다.                                                              안전을 기원하는 기도를 드린다. ‘제발 음주 운전 사고 나지 않게 조심들 하고
                                                                                  보인다.  이들의  모든  행동은  이틀  전  호텔에서  만났던  예의  바른  영국에  거주하는  인도
         호텔에서 싸준 한식 도시락과 주방에서 방금 끓인 얼큰한 라면을 먹으니 땀이 비 오 듯하다.                       젊은이들 무리와 사뭇 대조적이다.
         식사를  마치니  어질어질한  고산증세가  순간  사라지고  컨디션이  아주  좋다.  몸  컨디션이
         찜찜할 때 이열치열로 다스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                                       최소한 지켜야 할 공중 도덕과 남을 배려하는 에티켓을 얼마나 지키는가에 대한 차이일 것
                                                                                  같다. 해외 여행할 때 만났던 대부분의 한국 젊은이들은 예의 바르고 배려심도 깊은데 지극히
         옆 식당에는 20여명의 인도의 젊은 바이크 족들이 맥주를 마시면서 주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소수이기는 하지만 볼썽사나운 짓거리를 해서 잔소리를 했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시끄럽게 떠들면서 조용한 동네를 난리 북새통으로 만든다. 바이크 족 중 몇명의 여성도 섞여
         있는데 요란스럽게 화장한 꼬락서니나 요상하게 문신한 것이 남성보다 한껏 더 불량스럽게                          특히 우리 보다 못사는 동남아에서는 젊음이 뿐만 아니라 나이 드신 어른들도 꼴값을 떠는

                                                                                                         경우가 많다.  ‘세계는 하나다’ 라는 모토로 우리 모두가 서로
                                                                                                         돕고 어르며 살아야 한다는 인성 교육이 필요할 것 같다.


                                                                                                         내가 저들의 무례함으로 화가 난 것을 눈치 챈 가이드 잔단이
                                                                                                         한달  전  십여명의  한국  오십  대  아지매들이  자전거로  이
                                                                                                         구간을 돌았다면서 그 분들 매너 짱 좋고 완전 멋있었다면서
                                                                                                         내 분노를 산만하게 흩트린다. ‘저놈들 경찰에 음주 신고나
                                                                                                         할까?’

                                                           ▲  過猶不及 <당신은 이미 충분히 높은 곳에 올랐으니 더              두통이  없어지고  식곤증으로  짧지만  깊은  잠을  잤더니
                                                            오르려 욕심내지 마라.>
                                                            다바 마을에 설치된 안전 운행에 대한 안내문인데                   컨디션이  완전  좋아졌다.  아마  낮잠을  폭  잔  뒤  아가들의
                                                            내게는 이런 의미로 전달이 되는데. 흠~~                      기분이 이랬을 거다. 샤옥 강을 따라 매끈하게 포장된 도로를
                            작가 프로필
           성    명 : 한 용 성 (韓 容 誠)                                                                        달리는데 멀리 커다란 불상의 뒤태가 보인다.
           생    년 : 1955年生                                                                               디스킷 곰파의 수문장 격인 108 ft (약 33m) 미륵불상으로
           학력사항 : 보성고등학교 卒
                                                                                                         역사적인 의미를 가진 유적은 아니고 디스킷 마을의 안녕과
           한국외대 베트남어과 卒                                                                                  전쟁  없는  세계의  평화를  기원하며  근자에  세웠다고  한다.
           연세대 경영대학원 경제학과 (석) 卒
                                                                                                         새로 지어져서 주차장도 넓고 불상으로 오르는 길도 계단으로
           경력사항 1983. 03 ~ 2010. 05 우리은행 (부장)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다.
           2010. 05 ~ 2010. 06 토마토저축은행 (감사)
           2010. 07 ~ 2014. 01 대한전선그룹 CFO /계열사 구조조정                                                      고산증세는  없어졌지만  머리  위에서  수직으로  내리  꽂는
           (부사장)                                                                                         햇살과  콘크리트  바닥에서  반사되는  복사열로  견디기가
           2014. 02 ~ 2017. 10 코리아에셋투자증권 IB총괄 (부회장)                                                      힘들어  불상  아래에  있는  불당으로  피신했다.  1층  불상
           2017. 10 ~ 2018. 09 금호타이어 관리총괄 (사장)             ▲  미륵불상                                       앞에서 불공을 드리는 불자들을 방해하지 않으려 2층 계단을
           2018. 10 ~ 2022. 09 ㈜ 에이프로 (부회장)                 디스킷 곰파의 수문장 격인 108 ft 높이의 미륵불상.              오르니 이번에는 한 가족이 단정하게 앉아 노스님의 설법을
           2019. 01 ~ 현재 케이프투자증권  (고문)                      잠무와 카슈미르 지방에서 제일 큰 불상이며 불상이                  듣고 있다.
                                                            앉아 있는 건물은 3층으로 법당과 작은 박물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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