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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광고에도 장르가 있다!
✚ 사랑과 열정의 이탈리아
피아트 500X 광고는 인간의 근본적인
욕구 중 하나인 성욕, 이른바 19금 코
드로 접근했다. 성에 대한 관심을 유쾌
한 형태로 상품에 연관시켜 관심을 이끌
어냈다.
광고 영상의 제목은 파란 약을 뜻하는 '
블루 필(blue pill)'. 시청자로 하여금 발 가장 오래된 작품은 2011년 현대차 유럽법인이 공개한 1세대 벨로스터 광고다. 서양판 저승사자인
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를 연상시키는 리퍼가 등장하는 영상은 비대칭 도어가 적용된 벨로스터의 특징을 유머러스하게 잘 살렸다. 다만, 유
한편, 광고 전반에 걸쳐 이탈리안 섹시 코미디 형태로 꾸렸다. 럽 현지에서 광고의 정식 상영은 금지됐다. 차에 치이는 장면이 너무 사실적이었다.
광고는 어느 노부부의 뜨거운(?) 분위기에서 시작된다. 할아버지는 화장실에서 파란색 알약을 먹으 두 번째는 2017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7 소비자가전전시회(CES)다. 세 명의 운전자가
려 하지만, 약은 밖으로 떨어져 피아트 500의 주유구에 들어간다. 500의 차체가 이내 커지며 500X 어두운 길에서 아이오닉을 운전하던 중 갑자기 귀신이 등장하는 상황을 그렸다. 전직 SWAT 요원과
로 바뀌었고, 당황하는 운전자와 추파를 보내는 여성들, 그리고 '더 크고 강력하다'는 내레이션으로 베테랑 운전자가 급격히 스티어링 휠을 돌리며 위험한 장면을 연출한 반면, 귀신을 보고 기절한 연
마무리된다. 영화를 보는 듯한 영상미와 특유의 재치로 유쾌함을 놓치지 않았다. 구원의 경우 차량이 긴급 제동을 하고 다시 스스로 주행을 이어간다. 이 광고는 '사람은 놀라도 기술
은 놀라지 않는다'는 카피로 마무리된다.
최근 공개된 현대차 쏘나타 N라인 광고도 화제를 모
✚ BMW·벤츠의 유쾌한 디스전 았다. 자동차와 귀신의 만남을 유쾌하게 풀어냈고,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의 '디스전'은 쏘나타 N라인에 탑재된 고성능 기술을 쉽고 간결하
보는 이들에게 웃음을 유발한다. 전통의 게 설명한다. 당초 4부작 구성으로 인터넷에서만 배
라이벌인 두 브랜드가 서로에게 시시콜 포됐지만, 온라인에서 인기를 바탕으로 TV에서도 방
콜한 장난을 걸며 친숙한 이미지를 한층 영됐다.
높인다. 현대차는 공포를 해학으로 풀었다는 점에서 호평받았다. 다소 지루할 수 있는 어려운 기술 내용을
메르세데스-벤츠 악트로스가 BMW 5시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게 전달한 점도 긍정적이다.
리즈를 운반하는 사진이 그 대표적인 사
례다. 사진 속 카피는 "메르세데스-벤츠
도 '운전의 즐거움(BMW)'을 배달할 줄 ✚ 볼보트럭, CG 없는 리얼 블록버스터
안다"고 적혀있다. 볼보트럭은 그 흔한 CG 하나 없이 아찔한
물론, 이견도 있었다. 얼핏 악트로스의 광고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측에서는 장면을 연출해 심장을 쫄깃하게 만든다.
"BMW는 우리가 없으면 차량 운반도 못 한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대표적인 영상은 2013년 공개된 '에픽
두 라이벌의 오랜 '디스전'은 최근까 스플릿(Epic Split)'이다. 과거의 액션스
지 이어진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16 타 장 클로드 반담이 두 대의 트럭 사이
년 BMW 브랜드 출범 100주년을 축하 에 서있는 장면을 담고 있다. 트럭의 질
하는 광고를 통해 "지난 100년 간 경쟁 주에도 한 치의 떨림 없이 근엄하게 서있
에 감사드린다"고 밝히며, "사실 그 전 는 모습은 단연 압권이다.
30년은 좀 지루했다"고 말한다. 메르세 해당 콘텐츠는 유튜브에서만 1억회 이상 누적 조회수를 기록하며 흥행했다. 트럭의 실고객층에겐
데스-벤츠의 출범 연도는 1886년으로, 당대 최고의 액션스타로 향수를 자극하고, 젊은층에게는 생소하지만 독특한 연출로 관심을 끌었다.
1916년에 출범한 BMW보다 정확히 30 볼보트럭의 아찔한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브랜드를 이끄는 최고경영자(CEO)까지 발벗고
년 앞선다. 나섰다.
BMW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BMW는 2019년 다임러AG 회장직에서 은퇴한 디터 제체 헌정 광고 장 클로드 반담의 광고 이후 당시 볼보트럭 클라스 닐슨 사장은 '더 훅(The Hook)' 이라는 광고에 출
를 선보였다. 영상 속 제체 회장은 “마침내 자유로워지다”라는 문구와 함께 BMW i8을 타고 나오는 연한다. 볼보 FMX에 적용된 견인고리의 성능을 소개하기 위해 바다 한복판에 매달려있는 트럭에 올
반전을 보여준다. 물론, BMW는 디터 제체에게 "수년간 이어진 고무적인 경쟁에 감사드립니다"라 랐고, 많은 이들의 관심을 불러모았다.
며 품격은 놓치지 않았다. 후임자인 로저 알름 사장도 도전 정신(?)
을 이어갔다. 지난해 공개된 광고 '더 타
워(The Tower)'에는 3대의 트럭을 쌓아
✚ 현대차는 호러 마니아 올린 채 주행하는 볼보트럭의 모습이 나
현대차는 호러 코드를 접목한 광고를 수차례 선보였다. 광고 업계에서 금기시되는 귀신을 등장시켰 온다. 안정적으로 주행하고 있는 트럭들
다는 점에서 논란과 화제의 중심에 섰다. 과 자신있는 표정으로 폭풍우에 맞서는
알름 사장의 표정은 가히 압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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