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4 - :: Mylife Weekly 695 ::
P. 54

MY Sports / 스포츠













                                                               마이라이프가 전하는 한 주간의 국내외 스포츠 소식





                         '남은 약속' 지키지 못하고… 하늘의 별이 된 월드컵 스타 유상철




                                                                                                             인(발렌시아)이다.


                                                                                                             2009년 춘천기계공고에서 본격적인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그
                                                                                                             는 2011년 대전시티즌(현 대전하나시티즌)을 맡아 프로 사령탑
                                                                                                             으로 데뷔, 이듬해까지 지휘했다.
                                                                                                             2014년부터는 울산대 감독으로 경험을 쌓은 그는 2018년 전
                                                                                                             남 드래곤즈의 부름을 받아 프로 무대에 복귀했으나 8개월 만
                                                                                                             에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이후 2019년 5월 부임한 인천은 '축구인 유상철'이 몸담은 마지
                                                                                                             막 팀이 됐다. 최하위권을 맴돌던 인천의 1부 잔류라는 막중한
                                                                                                             임무를 안고 매 경기 살얼음판 같은 생존 경쟁을 치러야 했다.

                                                                                                             시즌이 막바지이던 그해 10월 황달 증세로 입원한 유 전 감독
                                                                                                             은 11월 췌장암 4기 진단을 받았다고 구단 소셜 미디어로 직
                                                                                                             접 밝혔다.

                                                                                                             선수 시절 그라운드에서 불태운 혼은 벤치에서 '열정의 리더십'
                                                                                                             으로 승화했다. 그는 병마와 싸우며 1부 생존을 위한 경쟁도 놓
                     췌장암 투병 끝에 7일 오후 5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유상          한일 월드컵에선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끈 대표팀의 주축으로
                                                                                                             지 않았다. 당시 인천의 '잔류 드라마'는 팀을 이끄는 유 전 감독
                     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은 성인 국가대표로만 124경기에           '4강 신화'를 이끈 뒤 히바우두(브라질), 미하엘 발라크(독일) 등
                                                                                                             의 상황과 맞물려 더 극적으로 펼쳐졌다.
                     출전하며 한국 축구의 대표적인 멀티 플레이어로 이름을 날             과 대회 올스타 미드필더 부문에 뽑히기도 했다.
                     린 '레전드'다.                                   한일 월드컵 이후엔 대표팀 주장을 맡았고, 2004년 아테네 올
                                                                                                             K리그 현장은 물론 일본에서도 경기장에 걸개가 걸리는 등 '응
                                                                 림픽엔 와일드카드로 출전해 8강 진출에 기여했다.
                                                                                                             원 물결'이 일어난 가운데 인천은 2019시즌 정규리그 최종전에
                     1994년 울산 현대 유니폼을 입고 프로 생활을 시작하고 그해
                                                                                                             서 경남 FC와 비겨 10위를 확정하며 1부 잔류를 결정지었다.
                     A매치에도 데뷔한 그는 일찌감치 유럽 무대에서도 통할 만한            프로 선수로는 울산 외에 일본 J리그의 가시와 레이솔과 요코
                                                                                                             인천의 잔류가 결정된 뒤 창원축구센터 관중석에는 '남은 약속
                     재목이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두각을             하마 마리노스에서 맹활약한 그는 2006년 현역에서 은퇴했다.
                                                                                                             하나도 꼭 지켜줘'라는 현수막이 걸렸는데, 1부리그 생존 경쟁
                     나타냈다.                                       K리거로는  울산에서만  뛰며  통산  142경기  37골  9도움을
                                                                                                             에 이어 병마와의 싸움도 이겨내고 돌아오겠다고 다짐한 유 감
                                                                 남겼다.  일본  무대에선  특히  요코하마에서  4시즌을  뛰며
                                                                                                             독에게 힘을 싣는 인천 팬들의 메시지였다.
                     키 183㎝의 탄탄한 체구에서 비롯된 강철 체력은 물론 골 감각         2003·2004년 리그 2연패 등에 힘을 보탰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의지력을 갖고 힘들더라도 잘 이겨내겠
                     과 헤딩, 수비 능력 등을 두루 갖춰 필드 플레이어의 웬만한 위
                                                                                                             다"고 화답한 유 전 감독은 지난해 초 명예감독으로 물러나 마
                     치에 설 수 있었다.                                 선수 생활 동안 그는 '팔방미인'이자 '투지의 아이콘'으로도 유
                                                                                                             음으로 인천을 응원하며 치료에 전념했다.
                                                                 명했다. 2001년 6월 월드컵 전초전으로 열린 컨페더레이션스
                     프로 첫해 수비수로 K리그 시즌 베스트 11에 선정됐고, 1998        컵 때 멕시코를 상대로 후반 헤딩 결승골을 넣어 한국의 2-1 승
                                                                                                             이후에도 유 전 감독은 요코하마 마리노스의 경기장을 방문해
                     년엔 미드필더, 2002년엔 공격수로 베스트 11에 뽑힐 정도로         리를 이끌었는데, 전반 경기 중 상대 선수와의 경합에서 코뼈
                                                                                                             응원에 감사를 전하거나 방송에도 출연하는 등 이따금 모습을
                     다양한 포지션에서 단순히 뛰는 것을 넘어 훌륭히 소화했다.            가 부러진 가운데 풀타임을 소화한 게 뒤늦게 알려질 정도였다.
                                                                                                             드러냈고, 인천의 부진이 이어질 땐 '전격 복귀설'이 나올 정도
                     1998년엔 K리그 득점왕(15골)까지 차지했다.                 은퇴쯤엔 왼쪽 눈이 거의 실명된 상태로 선수 생활을 했다고 밝
                                                                                                             로 건강을 어느 정도 되찾은 듯했다.
                                                                 혀 또 한 번 팬들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1998 프랑스 월드컵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3차전 동점골, 2002
                                                                                                             올해 들어서도 상태가 악화했다는 보도에 반박을 내놓는 등 종
                     한일 월드컵 폴란드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 추가골 등 태극마크           은퇴 이후 유 전 감독은 방송 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에서 어
                                                                                                             종 근황을 전하곤 했으나 끝내 그는 마지막 하나의 약속은 지
                     를 달고도 굵직한 득점들을 남겼다.                         린 선수들을 지도하며 대중에 한층 친근하게 다가갔는데, 당시
                                                                                                             키지 못한 채 너무 일찍 하늘의 별이 되고 말았다.
                                                                 지도를 받은 대표적인 선수가 한국 축구의 미래로 성장한 이강

                 54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