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2 - :: Mylife Weekly 770 ::
P. 42

MY Article / 기사제공










            김수자 ‘마음의 기하학’




             인간 개개인은 자신만의 공간과 시간을 보유하지만 이 작품은 공
             동의 공간을 만들어 낸다. 어떤 특정한 마음의 상태를 향해 함
             께 작업하다보면 일종의 우주적 풍경, 즉 마음의 은하가 형성된
             다. –김수자


             김수자 작가는 설치, 조각, 퍼포먼스, 영상 작업 등을 아우르는 개
             념 미술가(conceptual artist)이다. 직물(textiles)은 캔버스 처럼
             평평한 형태로든 보따리처럼 묶인 형태로든 김수자 작업활동에서
             꾸준히 등장한다. 한국에서 보따리는 형형색색의 이불보로 만들
             어지곤 하는데, 보관하거나 이동할 때 개인의 소장품을 보호하고
             감싸는데 사용된다. 이동과 이주와 맞물린 각각의 구(球)형 보따
             리는 고유의 세계 혹은 행성을 형성한다.


             ‘마음의 기하학(Archive of mind)’ 작품을 통해 김수자 작가는 관
             람객이 직접 찰흙 덩어리를 가지고 넓은 탁자에 앉아 마음을 비우
             기를 요청한다. 찰흙 덩어리로 구를 형성해 나가며 마치 무한의 보
             따리 처럼 손으로 굴리고 스스로를 감싸는 경험에 빠져보자. 이곳
             에서 관객들은 만나고, 서로 교차하고, 독특한 조우를 형성해내는
             ‘메이커(maker)’가 된다.


             그 과정은 단순하고 일상적인 행동을 명상과 초월의 순간으로 변
             화시킨다. 각각의 구형이 완성되면 탁자에 놓여 각 ‘메이커’의 각
             인을 담은 유기적 배열을 형성한다.


             이  작품과  함께  전시되는  미묘한  사운드  퍼포먼스  ‘구의  궤적
             (Unfolding Sphere)’은 작가가 물을 가글하는 소리와 구형들을 누
             르고 굴리며 다른 구형들과 조응하는 소리로 구성되어 있다. 이 작
             품은 어떤 순간에는 먼 곳의 뇌우를 떠올리게 하고, 또 어떤 순간
             에는 졸졸 흐르는 시냇물을 떠올리게 한다.




            <참여방법>



            미술관 담당자에게 찰흙 덩이를 받아 탁자의 좌석을  조용히 찰흙을 부드러운 구형으로 굴리는 행동에 집중 작업이 끝나면 제공되는 물티슈로 손을 닦는다.
            선택한다.                                           하고 공을 탁자위에 둔다.
                                                                                                           찰흙은 땅에서 얻어지는 요소이다. 작가는 이것을 그
            참가자들은 공동 탁자에 앉아 다른 관람객들의 작업 위                   찰흙으로 구를 형성하는 행동은 차분한 명상의 효과를  릇으로 본다. 처음에는 물을 머금어 점토를 유연하게
            에 자신의 작업을 얹음으로써 개개인의 소소한 행동이  줄 수 있다. 관객들이 만들어가는 구형은 행성이나 원 만든다. 물기가 마르면 찰흙은 관객들의 모양, 의도, 그
            시간의 흐름속에서 축적되어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가지                    자의 둥근 형태를 떠올리게 한다. 반복적으로 찰흙을  리고에너지를 저장한다.
            는지를 입증하게 된다.                                    굴리는 동작은 마음 속에 둥근 구형의 모양을 형성한다








             42
             42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