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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Entertainment / 엔터테인먼트









                                                                                                  시인 나태주




                                                                                                  자세히,  오래  보아야




                                                                                                                         보이는 것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 너도
                                                                                                 그렇다.” 단 세 문장이다. 사람을 위로하는 데 단 세 문장
                                                                                                 이면 됐다.


                                                                                                 사람들은 풀꽃처럼 일어났다. ‘짧고 쉽게’ 보고 판단하지
                                                                                                 말라. 그 판단에 상처받지도 말라. ‘자세히 오래’ 보아야
                                                                                                 진가를 알 수 있다. 그것이 풀꽃이든, 사람이든. 나태주
                                                                                                 시인은 종이 너머에서 이렇게 외치며 계속 사람들을 일으
                                                                                                 키고 있다. 아주 오래오래.

                                                                                                 시인이 당부하는 것은 바로 ‘사랑’이다. 그가 지난 2월에 출간
                                                                                                 한 시집 <마음이 살짝 기운다>의 서문은 이렇게 시작한다. “사
                                                                                                 랑아, 강건하여라.” 앞서 말했듯 그의 시는 세상에 보내는 연애
                                                                                                 편지다. 그 편지 안에 사랑의 감정이 없을 리 없다. 사람을 사
                                                                                                 랑해야 한다. 작은 풀꽃도 사랑해야 한다. 세상에 가득 찬 혐오
                                                                                                 를 지우고 사랑을 그려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생존하는 일이 급급해 ‘자세히’, ‘오래’ 보지 않
                                                                                                 았습니다. 게다가 요즘은 기계화, 도시화, 전자 문명화가 되어
                                                                                                 삶의 형태가 일회성이 되어버렸습니다. 그에 대한 대안과 각성
                                                                                                 이 바로 ‘자세히, 오래’입니다. 이것은 그냥 풀꽃이라는 사물에
                                                                                                 대한 것뿐 아니라 우리의 인생관, 세계관으로까지 확대되는 문
                                                                                                 제입니다.”


                                                                                                 자세히, 오래 보는 힘은 타인에 대한 혐오의 감정도 지울 수 있
                                                                                                 다. 그는 타인에 대한 혐오가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끝
                                                                                                 내 자기혐오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경계한다. 그러니 자신을
                                                                                                 위해서라도 끝없이 타인을 아끼고 사랑하고 부드럽게 대해야
                                                                                                 한다. 존중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저절로 나도 남도 좋아지고
                                                                                                 행복해질 것이다.


                                                                                                 “우리는 지금 이기심이 너무 강합니다. 그리고 성급합니다. 그
                                                                                                 러다 보니 서로 상처를 입고 힘들어합니다. 자기를 조금씩 내려
                                                                                                 놓을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낮아져야 합니다. 속도를 줄
                                                                                                 여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보이지 않는 사물이 보이고 들리지
                                                                                                 않는 소리가 들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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