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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News•KOREA / 한국뉴스











                마이라이프가 전하는 한 주간의 한국 소식



                   “배달 음식 소분해 세끼 해결                             보일러 없는 일상을 버티고 있다고 했다. ‘물가 쇼크’ 시대를 버         올해 들어 그마저도 부담스러졌다.
                                                                티는 20대 청년 취업준비생의 애환은 창문에 자칫 떨어질 듯
                   ’만원’이라도 절약해야”                                헐겁게 붙어있는 에어캡이 상징하는 듯 했다. 난방비는 추위와            “한 번 모이면 인당 5만원은 기본으로 쓰는데 이번 달은 집에서
                                                                싸우며 그나마 줄인다고 하지만 나날이 오르는 식비나 필수 생            간소하게 모여 지출을 반으로 아낄 수 있었어요.”
                                                                활비는 감당하기 어렵다.
                                                                                                             고물가 쇼크는 박씨뿐만 아니라 20대 청년들 삶 전반에 큰 영
                                                                ‘액상 커피·집반찬’ 이용, 식비 반값으로                      향을 미치고 있다.


                                                                박씨는 고정지출액이 작년보다 많이 늘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세대별 체감경제고통
                                                                고 호소했다. 취업 준비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박씨가 한 달           지수’ 자료에 따르면 전년 상반기 기준 청년층(15~29세) 체감
                                                                에 버는 돈은 100만 원. 전세대출 이자와 관리비, 전년대비 두         경제고통지수가 25.1로 가장 컸다. 두번째로 나타난 60대(16.1)
                                                                배 가까이 오른 가스비를 내고나면 70만원 가량 남는다. 식비           보다 월등히 높았다.
                                                                와 통신비, 교통비, 취업준비를 위한 교육비, 문화생활비 등을
                                                                모두 이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                            모아 놓은 재산이 적은 청년들이 물가 상승에 따른 경제적 고통
                                                                                                             이 그만큼 컸다는 의미다. 이 지수는 연령대별 체감실업률과 물
                                                                국무조정실이 최근 발표한 ‘청년 삶 실태 조사’에 따르면 청년           가상승률을 합한 수치로 경제적 어려움을 보여준다.
                   “식비만 조금씩 줄여도 난방을 서너 시간 더 돌릴 수 있다고 생          가구의 월평균 생활비는 161만원, 식료품비는 48만원이었다.
                   각하니 최대한 아끼게 돼요.”                             한 끼 식사가 1만원에서 1만2000원 사이라고 했을 때 외식으          “알뜰요금제로 바꾸고, OTT 전부 해지”
                                                                로 평일 기준 하루 두끼만 해결할 수 있는 금액이다.
                   지난 6일 저녁 서울시 동대문구 이문동에 있는 취업준비생 박                                                         박씨는 문화생활도 포기했다. 월 10만 원대였던 통신비는 알
                   지영(여·26)씨의 원룸. 8평(26.4㎡)짜리 비좁은 방안 바닥에 기      “줄이기 가장 쉬운 게 먹고 마시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우선 식          뜰요금제로 변경하면서 3만원으로 줄었다. 구독하던 온라인동
                   자가 발을 딛자 써늘한 냉기가 느껴졌다.                       비를 반으로 줄여보기로 했죠.” 박씨는 두 달 전부터 부모님 집          영상서비스(OTT) 채널 3개도 전부 해지했다. 이걸로 만원 가
                                                                에서 밑반찬을 가져와 요리를 시작했다. 주말에 한 번 시키는            량 아꼈다. 박 씨는 만원이면 하루에 난방을 서너 시간 더 돌
                   박씨는 겨울 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3월에도 보일러 전원을             배달 음식은 소분해 두 세끼를 해결하기도 한다. 카페에서 마시           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하니 해지할 수 밖에 없더라고 털어놨다.
                   꺼버렸다. 아직 바람이 차지만 도시가스 요금이 부담됐기 때             던 4500원짜리 커피는 30스틱에 8000원인 액상커피로 바꿨
                   문이다.                                         다. 이렇게 하니 월 10만원 이상 절약할 수 있게 됐다.             대신 유튜브를 통해 짧은 소개나 줄거리 영상을 보기 시작했
                                                                                                             다. “보고싶은 콘텐츠를 다 보지 못해 서러울 때도 있지만, 가진
                   그나마 단열 에어캡을 붙이고 두꺼운 극세사 이불과 털외투로             친구들과 모임 문화도 변했다. 주말마다 모임에 나갔던 박 씨는           돈으로 살아남으려면 어쩔 수 없는 게 현실이에요.”


               ‘아내의 불륜남을 소개합니다’                                이였다. 꼬투리를 잡은 A씨는 부인과 B씨를 추궁했는데 두               법원은 “B씨는 불륜을 저지른 사실이 인정되는데도 이를 부
                                                               사람은 외도 사실을 극구 부인했다. 답답한 마음에 A씨는 B              인하며 A씨에게 사죄하지 않고 있다”며 “혼인 기간이 비교
               단톡방 폭로 대가는                                      씨를 직접 찾아가 따졌는데, 외려 B씨는 A씨를 스토킹 혐의              적 길고 불륜의 정도도 상당한 점을 고려해 위자료를 정했

                                                               로 신고했다.                                        다”고 설명했다.
                                                               부아가 치민 나머지 A씨는 B씨와 함께 있는 카톡방에서 이
                                                               런 취지의 메시지를 띄워 불륜 사실을 언급한 것이다. 이 카              관건은 B씨가 A씨를 상대로 낸 맞고소에 대한 판단이었다.
                                                               톡방 참여자는 200명이 넘었다. 이 카톡으로 B씨가 불륜남              법원은 “A씨가 B씨에게 위자료로 300만원을 지급하라”고 함
                                                               이라고 사람들은 수근거렸다. 그럼에도 B씨는 A씨에게 사과               께 판결했다. B씨가 불륜을 저지른 것은 맞지만 이로써 명예
                                                               하지 않았다.                                        를 훼손당하는 건 별개의 사안이라는 판단이다.


                                                               사건은 소송으로 갔다. A씨는 B씨를 상대로 불륜을 저지른               법원은 “A씨는 B씨를 상대로 스토킹 범죄를 저질렀고 단체
                                                               데 따른 정신적 손해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그러자 B씨              채팅방에서 모욕과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점이 인
                                                               는 A씨를 상대로 자신을 스토킹하고 단톡방에서 명예를 훼                정된다”며 “이로써 B씨가 입은 정신적 고통을 배상해야 한
                                                               손한 대가를 지급하라고 맞소송을 냈다.                          다”고 명령했다.
               A씨 부인은 지지난해부터 외간 남자와 교제를 시작했다. 30
               년 가까이 혼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자녀를 장성시키고서 시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사건을 심리한 법원은 “B씨가 A씨            다만 법원은 “A씨는 B씨가 제공한 원인 탓에 이런 행위를 저
               작한 외도였다. A씨가 알아낸 아내의 외도 상대방은 지인 B               에게 위자료 16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불륜 사실              질렀다”며 “불법 행위의 동기와 행위의 정도를 참작할 만하
               씨였다. 자신과 같은 단체 카톡방을 쓸 만큼 면식이 있는 사               을 모두 인정하고서 위자료 액수를 이처럼 정했다.                    다”고 위자료 액수를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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