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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 / 라이프
꼭 읽어야 할 신간
인증샷 바깥의 공간 빅맥&버건디 집의 일기
주말이면 일명 ‘핫플레이스’라고 하는 공간에 사람이 넘쳐난다. 와인을 즐기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페어링하기 좋은 와인을 만 박성희 작가는 마당이 넓은 집에서 계절마다 다른 아름다움을
각자의 인증샷을 찍기 바쁜 사람들은 SNS의 ‘좋아요’를 통해 자 날 수 있는 레스토랑도 늘고 있다. 심지어 고깃집에서도 와인을 느끼며 지냈던 어린 시절을 지나 대학에 들어가면서부터는 줄
신의 영향력을 뽐내기 바쁘다. 파는가 하면 한식을 베이스로 한 와인 레스토랑도 쉽게 찾아볼 곧 도시에서 살았다.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나도 한번 와인을 즐겨볼까?’ 하고 근처
10만 명이 넘는 팔로어를 보유한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이자 와인 숍에 갔다가 방대한 양과 어려운 이름에 뒤돌아 나오는 경 마당이 넓은 집을 꿈꿨지만 일흔을 앞두고도 그 꿈을 이루지 못
건축 디자이너인 문형근의 첫 책 <인증샷 바깥의 공간>은 이러 험을 하기도 한다. 했다. 그러다 문득 용기를 냈고, 집을 지었다.
한 시대의 유행에 맞추되 좀 더 시야를 넓혀보자는 메시지를 던
지고 있다. SNS 덕분에 우리는 손쉽고 재빠르게 멋진 공간의 정 레스토랑에서 길고 긴 와인 리스트를 보다가 그냥 추천해주는 모든 것이 편리한 아파트보다 달이 뜨고 지는 풍경을 감상할 수
보를 접할 수 있다. 와인을 마시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있는 작은 창 하나를 원했던 작가는 직접 집을 짓고 좀 더 고요
하고 깊은 삶, 더 깊은 내면으로 떠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다만 찍고 올리는 행위에 그치지 말고 방문한 공간을 더욱 풍부 <빅맥&버건디>는 뉴욕에서 지금 가장 핫한 와인 전문가 바네
하게 감상하고 경험해보자고 말한다. 사 프라이스가 진짜 맛있고 재미있게 와인을 마시는 방법을 담 자연이 주는 기쁨과 일상의 소중함을 되새기며 작가는 그 모든
았다. 기억을 <집의 일기>에 남겼다. 집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삶의
실제로 그의 인스타그램 피드 속 공간들은 단순한 소개를 넘어 태도를 바꿔주며 살고 싶은 생활 방식이라고 말한다.
건축에 대한 다채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설명된다. 치토스 같은 스낵부터 패스트푸드 빅맥, 채소와 고기까지 300
여 개 음식과 그에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한다. 이해인 수녀는 "누군가의 집이 되고 싶게 만드는 책, 진정한 의
이 책은 복합문화공간과 카페, 다이닝과 와인 바, 호텔로 카테고 미의 집을 그리게 하는 책"이라고 추천했다.
리를 나눠 공간을 소개한다. 좋은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인 그의 책을 따라 와인을 접하다 보면 어느새 나도 와인 애호가가
사이트를 가지고 싶다면 이 책의 친절한 안내를 받아보길 바란 돼 있을지도 모르겠다. 한국 음식과 어울리는 와인 페어링도 추 우리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집은 나에게 어떤 공간인지 각
다. 문형근, 궁리 가 수록했다. 바네사 프라이스, 아담 라우쿠프, 청담숲 자의 집에 대한 의미를 새겨보길. 박성희, 책사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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