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6 - :: Mylife Weekly 804 ::
P. 66

MY Auto / 자동차




























               마지막 내연기관의 정수를 모두 담았다.



               캐딜락 CT5-V 블랙윙





              시대는 어느새 전기모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시작하는 것 같다. 과거라면 불가능                        없는 형태'는 이제 없다. 밥 루츠의 주도 아래 캐딜락이 힙한 디자인을 받아들인 지도
              하다고 여겼을 고성능 전기차가 등장했고, 모터스포츠는 언젠가부터 전기모터와 엔진                         시간이 꽤 흘렀고, CTS 3세대를 거쳐 CT5가 되었으니 그만큼 발전한 것이다. 사실 디
              을 동시에 품은 하이브리드가 지배하고 있다. 그런 것들을 보고 있으면 문득 드는 생각                      자인만으로 치면 중형 세단 시장에서 꿇리는 게 아니라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아름
              이 있다. '운전의 재미가 살아 있고 그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면, 동력은 이제 상관없                    다운 디자인이라고 말하겠다.
              는 것 아닐까'이다. 진동 없이 조용하게 달리는 전기차에 가상의 사운드와 진동을 넣는
              기술도 나왔으니 말이다.                                                        실내는 일반 모델보다 조금 더 감동적이다. 고성능에 맞춰 계기판의 그래픽이 바뀐 것
                                                                                   도 그렇지만, 가운데 빨간색을 더한 스티어링 휠과 왼쪽에 붙어있는 V 버튼이 분위기
              그렇다고 해도 버리기 아까운 것이 있으니 바로 대배기량 8기통 엔진이다. 예부터 아                       를 돋운다. 전용 모델만 가질 수 있는 버킷 시트도 분위기를 더하는데, 상체와 허벅지
              메리칸 스포츠카들과 어울렸던 8기통 엔진의 감성은 세월을 흐르며 축적해 온 DNA와                       를 잘 잡아주면서도 편안함이 공존한다는 사실이 꽤 좋다. 그리고 또 하나 좋은 점은
              도 마찬가지다. '매드 맥스'와 같은 디스토피아 시대를 그린 영화에서도 8기통 엔진은  AKG의 오디오가 들어갔다는 것이다. 음악을 들으며 고속도로를 순항할 때 그 위력을
              계속 살아서 움직이고, 병사들은 연신 V8을 외치면서 흥분하지 않던가. 물론 합성 연                      십분 발휘한다.
              료가 인정되어 미래에도 엔진이 살아남을 수 있게 됐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편하게
              전기모터를 선택할 것이다.                                                       더 이야기할 것은 많지만, 폭력적인 주행을 위한 자동차이니 시동부터 걸어야 한다.
                                                                                   6.2ℓ 8기통 엔진은 이전 모델인 CTS-V에서도 유지했던 것이지만, CT5-V 블랙윙을
              그리고 미국 출신의 8기통 엔진은 다른 나라의 8기통과는 궤를 달리한다. 고전적인 형                      위해 철저하게 개선됐다. 새로 만든 알루미늄 실린더 헤드와 경량 티타늄 흡기 밸브가
              태의 OHV 방식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독특한 고동과 저회전 영역에서도 느                      있고 여기에 개선된 이튼(Eaton)의 슈퍼차저를 더했다. 그 결과 최고출력은 677마력
              껴지는 강력한 토크, 마치 차를 계속 앞으로만 밀어낼 것 같은 트랙션 덩어리처럼 느껴                      에 달하는데, 이 막강한 출력을 10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오롯이 뒷바퀴로만 전달한다.
              지게 하는 그 감각은 다른 대륙의 자동차에서는 느낄 수 없다고 단언해도 괜찮다. 그                       6단 수동변속기가 들어오지 않는다는 점은 조금 아쉽다.
              리고 이 자리에, 그 8기통을 품은 미국 출신의 매끈한 고성능 세단이 있다. 바로 캐딜
              락 CT5-V 블랙윙이다.                                                       그러니까 얌전히 달리고 싶다면 언제든 얌전히, 그리고 제법 조용하게 달릴 수 있다. 고
                                                                                   속도로에서 속도를 일정하게 걸고 있으면 8기통 엔진은 즉시 4기통으로 바뀌면서 연
              캐딜락은 원래 예쁘다                                                          료도 절약한다. ℓ당 10km를 넘기는 것은 기본. 그러나 이렇게 얌전하게만 운전한다면
              고성능 세단이라는 것이 대부분 그렇지만, 캐딜락 CT5-V 블랙윙도 일반 모델과의 차                      CT5-V 블랙윙을 구매한 이유가 없을 것이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 또는 트랙으로 돌리
              이는 크지 않다. 에어로다이내믹 향상을 위해 차체 하단에 탄소섬유 부품을 두르고, 전                      는 순간부터 슈퍼차저가 본격적으로 소리를 지르며 깨어난다.
              면에 좀 더 거대하고 과격한 형태의 에어 인테이크를 만들었다. 그리고 블랙윙의 특징
              을 살려, 그릴은 모두 검은색으로 다듬었다. 일반 모델이 두르고 있던 크롬은 없다. 트                     그 뒤로는 진짜 방심할 수 없는 트랙션의 향연이다. 트랙션 컨트롤이 활성화되어 있다
              렁크 리드 상단을 과감한 형태로 장식하고 있는 카본 리어 윙과 범퍼 하단에 있는 거대                      는 것이 반가울 정도로 말이다. 만약 이것을 껐다면, 코너를 돌아서 나갈 때 필요 이상
              한 머플러가 이 차의 성능을 살짝 대변해준다.                                            으로 가속 페달을 조금 더 밟아버린다면, 아마 차체가 그대로 앞이 아니라 옆으로 가 버
                                                                                   릴 것이다. 그 야생의 능력은 아주 잘 살아있어, 과감하게 달릴 때는 긴장을 놓지 못하
              그런 파츠들이 잘 어울리는 이유는 아마도 CT5가 태생부터 '스포츠 세단'을 지향하고  게 만든다. 그런데도 여러모로 균형은 뛰어나다고 느껴진다. 출력과 직선 주행, 그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흔히 미국 차라고 하면 떠올리기 쉬운 '각이 지고 멋을 찾아볼 수  코너링 감각 등 모든 것이 말이다.


             66 www.mylifeweekly.com
             66 www.mylifeweekly.com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