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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Article / 기사제공

          쿠바 수도 아바나의 일상과 시가 이야기




                                                                                          Episode 05.





































          ▲ 민박(CASA)집 주인 알베르또씨 부부
          세무 공무원으로 정년 퇴임하고 적은 연금을 보상하기 위해 정부가 승인한 민박을 운영하고 있다. 두 분 모두 넉넉한 인심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 고마워요 알베르또
          형님, 형수님!
          궐련형 담배는 얇고 시가는 굵으니 힘차게 흡입해야 될 듯한 잘못된 흡연 상식으로 시가에 불이 붙는 순간 힘차게 시가를 빨았더니 그 연기가 폐로 직접 들어가서 순간 정신을
          잃은 것 같다. ‘아 쪽 팔려. 그렇다고 담배를 피우지 못한다고 변명을 해 봐야 이미 벌어진 일인데. . .’


          순간 머리를 굴려 “내가 시가에 알러지가 있나 봐.” 하며 옆에 놓여 있던 과일주스를 벌컥 들이마시니 조금 진정이 되는 것 같다. 시가와 증빙서류는 챙기고 일어서는데 머리가 핑
          돌며 현기증이 난다. 좀 창피스럽기는 한데 여기 직원들 또 볼 것도 아니니 안면에 철판 깔고 시원한 물을 달라하고 조금 앉아 있다 가겠다고 하니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흔쾌히
          승낙하다. “Gracias.” 조금 쉬었다가 최대한 친한 척 인사를 하며 직원들 나누어 주라고 여러 개의 하회탈 열쇠고리와 목걸이를 매니저 아지매에게 주고 띵한 머리를 부여잡고
          나왔다. 시가공장 들어 갈 때 입구에서 구걸하던 할배가 꽁초시가를 피고 있어 내가 한 모금 빨다 남은 장초 시가와 약간의 현금을 쥐여주고 헤밍웨이 아재의 최애 칵테일인
          다이끼리를 마시려 라플로리따 바(la Florita bar)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이 해프닝은 너무 X팔려 누구에게 이야기도 못하겠고. . .

                                                          EPILOGUE
                                                          폭우가 쏟아지는 날씨를 뚫고 쿠바 공항에 도착하니 천장에서 비가 새는 곳마다 플라스틱 양동이를 받쳐 놓았는데 그
                                                          숫자가 제법 되는 것을 보니 신축 공항의 깔끔한 겉모습과는 달리 부실공사임이 틀림없다. 공산국가 출입국 할 때는
                                                          언제나 긴장되지만 북한과 친하다는 선입견을 가져서 인지 유독 쿠바에서는 더 쫄보가 된 듯하다.

                                                          “Senor. 시가 샀어? 샀으면 영수증 보여줘.” 모든 출국자에게 웃음기 없는 명령조로 똑 같은 질문을 하고 안 샀다고
                                                          하면 시가 유무여부를 확인하러 모든 짐을 풀고, 샀다고 하면 영수증에 나타난 수량과 일치하나를 꼼꼼히 확인하니
                                                          이곳 세관원이 하는 일은 오롯이 불법으로 산 시가를 찾아내어 몰수하는 것이 주업무인 것 같다.


                                                          삐끼 또는 길거리에서 증명서 없이 산 시가를 갖은 관광객과 이를 압수하려는 세관원과의 시비하는 모습이 여기저기서
                                                          목격되는 가운데 나는 무려 3박스나 정식으로 통관하여 멕시코시티행 항공편을 같이 탄 그 들로부터 시기의 대상이
                            작가 프로필                        되었으나 멕시코시티 공항에서는 그들과 역전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너희는 빼앗겨서 시가 한 개비도 없지만 나는
           성    명 : 한 용 성 (韓 容 誠)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 무려 3박스나 가지고 있다는 얄팍한 교만함에 대한 응징이라 고나 할까?
           생    년 : 1955年生

           학력사항 : 보성고등학교 卒                                멕시코  입국  시  쿠바산  시가  수입  한도가  1인당  1박스  즉  시가  열  개비인데  난  3박스  30개비이니  당연히  관세
           한국외대 베트남어과 卒                                   부과대상이다.  나는  세관원에게  2일  뒤  한국으로  출국할  것이니  멕시코에서  유통시킬  것도  아닌데  왜  관세를
                                                          부과하느냐 믿지 못하겠으면 공항 물품보관소에 맡겼다 출국할 때 찾아가겠다며 앙탈을 부리다 결국 공항 당국에
           연세대 경영대학원 경제학과 (석) 卒
           경력사항 1983. 03 ~ 2010. 05 우리은행 (부장)             의해 공항 사무실로 압송(?)되었다.
           2010. 05 ~ 2010. 06 토마토저축은행 (감사)
           2010. 07 ~ 2014. 01 대한전선그룹 CFO /계열사 구조조정       작은 방에서 책임자 되는 아지매와 오랜 시간 동안 실랑이하다 결국 아지매가 ‘꼬레아노 넘 질겨.’하며 무관세로 3박스
                                                          그대로 들고 나오는 쾌거를 이루었다. 다만 P회사 멕시코법인에서 보낸 운전기사는 어떠한 상황인지도 모는 채 공항
           (부사장)
           2014. 02 ~ 2017. 10 코리아에셋투자증권 IB총괄 (부회장)       밖에서 3시간을 넘게 기다렸다.
           2017. 10 ~ 2018. 09 금호타이어 관리총괄 (사장)            시가에 대한 해프닝은 귀국 후 한국에서도 있었다. 3가지 종류의 시가를 지인들에게 선물하려고 종류별로 1개비씩
           2018. 10 ~ 2022. 09 ㈜ 에이프로 (부회장)
                                                          개별 포장을 하려 포장 가격을 물어보지 않고 S백화점 포장센터에 맡겼다가 시가 가격의 반이 넘는 포장가격으로 거의
           2019. 01 ~ 현재 케이프투자증권  (고문)
                                                          기절할 뻔하였습니다.  쿠바산 시가를 선물 받으신 분들이 3개국에서 벌어진 해프닝을 짐작이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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