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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Article / 기사제공

         발트해의 숨은 진주 탈린



                                                                                  내 친정인 W은행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점 식구들과 짜릿한 보드카 송별파티 후유증으로
                                                       Episode 01.                머리가 띵한 상태에서 지점 직원의 안내를 받아 에스토니아 탈린행 국제버스터미널로

                                                                                  갔다. 책에서 안내된 주소가 아니라 살짝 당황하였지만 베테랑인 직원의 안내로 시간
                                                                                  내에 도착하여 아쉬운 이별을 하였다.


                                                                                  이곳에서  탈린까지는  370km  정도로  에스토니아  국경도시  나르바(Narva)에서
                                                                                  쉬는 시간 포함해서 6시간 정도 걸린다는데 버스에 오르자마자 엊저녁 과한 송별식
                                                                                  후유증으로 떡실신해서 밤처럼 골아 떨어졌다.


                                                                                  버스가  서는  듯하여  실눈을  떠보니  심술궂게  생긴  러시아  이민국  아지매가  여권을
                                                                                  달라며 째린다. 지들 나라에서 구경하며 돈 쓰고 나가는 분의 짐검사를 샅샅이 하는
                                                                                  러시아와 짐 검사도 없이 입국허가를 하는 에스토니아와의 출입국 절차를 비교해보면
                                                                                  상이한 국가 체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런 모습이 공산국가인 베트남에서 10년을
                                                                                  근무한 내게 아직도 共産(communist)氏 하고는 친하지 않는 원인이기도 하다.


                                                                                  에스토니아 국경도시인 나르바에서 입국 신고를 하러 버스에서 잠시 내렸는데 앞에
                                                                                  보이는 오래된 성벽도 멋지지만 무엇보다 들숨에서 느끼는 자유의 공기가 달고 맛있다.
         ▲첨탑의 도시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 전경

         눈 감고 깜빡하는 사이에 도착한 탈린 국제버스터미널은 ‘국제’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버스 몇 대와 수다를 떨며 손님들을 기다리는 택시들로 한적하다. 택시는 웨건형으로
         여행객들의 짐 실기가 넉넉하고 요금 미터기도 있어 택시비로 실랑이할 걱정도 없지만
         무엇보다 운전기사의 미소와 친절함이 으뜸이다. 예약한 아파트에 내렸는데 우리네와는
         조금 다른 주상복합 건물의 입구를 찾지 못해 몇 바퀴 뺑뺑 돌다 결국은 주인 Ms Heudi
         가 내려와 우리를 안내하였는데 ‘한달 살기’를 하고 싶을 정도로 멋진 발트해 뷰를 갖은
         널찍한 아파트이다.


         헬싱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좁은 호텔에 갇혀 있다 이렇게 넓고 깨끗한 아파트에서
         첫번째 한 일이 밀린 빨래를 하는 것이라니 나의 배낭족 티는 집사람과 같이 다녀도
         여전한 것 같다. 잠시 쉬었다 동네 마실 겸 슈퍼마켓을 찾아 정신없이 장을 보았는데
         숙소에 돌아와서 펼쳐 놓으니 두 달 살기를 해도 충분할 것 같다.
                                                                                  ▲국경도시 나르바

                                                         저녁은 모처럼 집밥으로 카레라이스와 베이컨, 치즈를 안주 삼아 와인을 마시며 모처럼 느긋한 시간을 보낸다.


                                                         20일 동안의 여행에서 온 누적된 피로와 내 집 같은 편안함으로 느지막하게 깼다. 숙소에서도 보이는 탈린의 구도심은
                                                         발트해 건너 핀란드 헬싱키에서 크루즈를 이용해서 당일치기 여행도 가능할 정도로 볼 것이 그다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내게는 당일치기로는 보지 못할 여러 개의 숨은 보석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촉이 온다.


                                                         이미 시작된 백야로 늦은 일몰시간을 믿고 게으름을 떨며 숙소 지근 거리에 있는 조선시대의 남대문 격인 비루문
                                                         (Viru Gate)에 도착했다. 비루문 안팎으로 신, 구 시가지가 갈리는데 그 옛날 이곳 성문지기가 알량한 끗발로 출입하는
                                                         백성한테 갑질을 하였을 거란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신 시가지의 현대식 건물들을 뒤로 하고 비루문 안으로 들어서면 중세시대의 건물, 도로가 옛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작가 프로필                       순간 이동을 한 것 같은 착각을 부른다. 이런 모습이 도시 전체를 UNESCO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성    명 : 한 용 성 (韓 容 誠)
           생    년 : 1955年生
           학력사항 : 보성고등학교 卒

           한국외대 베트남어과 卒
           연세대 경영대학원 경제학과 (석) 卒
           경력사항 1983. 03 ~ 2010. 05 우리은행 (부장)
           2010. 05 ~ 2010. 06 토마토저축은행 (감사)
           2010. 07 ~ 2014. 01 대한전선그룹 CFO /계열사 구조조정
           (부사장)
           2014. 02 ~ 2017. 10 코리아에셋투자증권 IB총괄 (부회장)
           2017. 10 ~ 2018. 09 금호타이어 관리총괄 (사장)
                                                          ▲비루문                                          ▲비루문 앞 꽃집
           2018. 10 ~ 2022. 09 ㈜ 에이프로 (부회장)               신구도시를  가르는  상징적인  문으로  우리네  사대문  중  남대문에  24시간 꽃집이라고 들어 보셨나요? 이곳이 바로 거깁니다. 이곳의 꽃이
           2019. 01 ~ 현재 케이프투자증권  (고문)                    해당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중세시대 구시가지로 들어가는 6개 대문  비루문 옆 사랑공원에서 연인들의 역사를 이루게 하는 주역이 아닐까
                                                          중 하나로 곧바로 가면 구도심인 구시청사에 이른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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