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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Article / 기사제공


          천의 얼굴을 가진 인도                                  EPISODE 02.



         암리차르(Amritsar)는 파키스탄과 국경을 인접한 펀잡주의 주도로 한 때 분쟁지역으로
         분류되어  외국인이  접근하기  힘들었으나  지금은  두나라  국경인  ‘와가(Wagah)’
         에서  파키스탄과의  유별난  국기  하강식을  관광상품으로  만들어  유명세를  타고  있다.
         자국민들에게는 국뽕 교육을, 외국인에게는 두 나라의 국력을 과시하며 관광수입까지
         챙긴다.


         시크교의 최고 성지인 암리차르에는 750킬로그램의 금으로 만들어져 황금사원(Golden
         Temple)으로 불리는 하리 만디르(Hari Manir)가 있다. 기차역 근처 호텔로 오는 짧은
         이동거리에도 머리에 터번을 쓰고 수염을 기른 덩치가 산만한 멋쟁이들을 보니 아주 오래                          ▲ 릿 사로바 인공호수에서의 세욕
         전 뮤지컬 영화 ‘애니’에서 못된 백만장자 워벅스의 충실한 하인이며 애니의 지킴이였던                              황금호수 중앙에 위치한 인공호수로 시크교도의 중요 의식 중에 하나인 세욕 장소로
         시크교도  Mr.  Punjab과  오버랩이  된다.  내가  전에  보았던  인도가  아닌  다른  얼굴의                 이용된다. 지정된 장소에서만 세욕이 허용되고 종종 알몸으로 세욕을 하지만 터번은
                                                                                      절대 벗으면 안된다.
         인도에 발을 들였다는 것이 느껴진다.
                                                                                구루 나낙이 창시한 시크교는 ‘힌두교의 프로테스탄트’라고 불리는 종교로 다신교인 힌두교와
                                                                                달리 유일신을 모셨으며 카스트 제도를 부정하여 신 앞에서는 누구나가 평등하다는 것을
                                                                                기본 교리로 하였다.
                                                                                그리고 시크교도라면 반드시 지켜야 하는 ‘5K’라고 불리는 다섯가지 규칙이 있다.


                                                                                1.  케스(Kesh)는 머리카락과 수염을 자르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는 것
                                                                                2.  캉가(Kangga)라는 작은 빗으로 머리카락을 정돈하여 청결을 유지하는 것
                                                                                3.  카라(Kara)라는 철 팔찌를 손목에 착용함으로써 신을 공경하고 올바르게 살아가겠다는
                                                                                    다짐을 하는 것
                                                                                4.  카차(Kachera)라는 특별한 흰색 속옷을 입음으로 절제와 순결을 지키는 것
                                                                                5.  키르판(Kirpan)으로  의식용  단검을  착용함으로  시크교를  수호하고  억압받는  사람을
                                                                                    보호하는 책임을 갖는다고 한다. 특별하게 시크교도는 단검인 키르판을 허리춤에 차고
                                                                                    국내선 탑승이 가능하도록 법으로 인정하고 있다.

                                                                                황금사원 경내로 들어 갈 땐 신발을 벗고 맨발로, 머리카락은 두건으로 모두 가리고 손과 발을
           ▲ 황금사원 순례길                                                           꼭 씻어야 한다. 물론 신발을 보관하는 곳이 있어 분실 위험은 없다. 계단으로 올라 사원 입구에
               호수 중앙에 있는 황금사원으로 가려면 연결된 다리에서 한참을 기다려야 볼 수
               있다. 기다림은 2시간, 사히브름을 보며 기도를 드리는 시간은 1분 남짓.                        서니 황금 모자를 쓴 하리 만디르 (Hari Mandir)가 인공호수 암릿 사로바(Amrit Sarova)의
              이래도 되는 겁니까?                                                       중앙에 자리잡고 있다.

         시크교의 경전 그랜드 사히브(Grand Sahib)가 있는 황금사원을 가려면  호수 가운데로 연결된 다리를 통하는데 언제 입장할
         지 시간을 가늠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줄이 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천정의 선풍기 바람과 대리석 바닥의 차가움이 발로
         전해져서 더위를 조금이나마 식힐 수 있다. 그래도 땀은 옷을 적시며 보이지 않은 곳에서 줄줄 흐른다.


         황금사원에는 시크교 최고의 경전으로 불리는 그랜드 사히브가 금빛 보자기로 덮여 있고 그 뒤로 여러 악사에 의해 연주되는
         가락에 맞추어 경전을 읽는 사르다르(시크교 사제)의 모습이 보이는데 사진 촬영은 금지이다.


         이것을 잠깐 보자고 엄청난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순례하는 것을 보면 종교의 힘은 역시 대단하고 무섭다. 순례객들이 줄을 서
         기다리는 동안에도 자원 봉사자들은 바닥에 물을 붓고 땀을 흘리며 걸레질하는 모습이 안쓰럽다.


         황금사원 문지방을 넘기 전  엎드려서 그곳에 입을 맞추는 광신자(?)들 때문에 입장이 더디다. 그리고 본당 주변에는 경전
         낭송을 따라하며 기도하는 많은 순례객들로 걷기가 힘들다. 경건한 장소에서 기도하시는 분들께 짜증도 내지 못하고 인내하며                                                작가 프로필
         한걸음씩 되짚어 나가는데 입장하려는 줄은 여전히 길다.
                                                                                                          성    명 : 한 용 성 (韓 容 誠)
                                                                                                          생    년 : 1955年生
                                                                                                          학력사항 : 보성고등학교 卒
                                                                                                          한국외대 베트남어과 卒
                                                                                                          연세대 경영대학원 경제학과 (석) 卒
                                                                                                          경력사항 1983. 03 ~ 2010. 05 우리은행 (부장)

                                                                                                          2010. 05 ~ 2010. 06 토마토저축은행 (감사)
                                                                                                          2010. 07 ~ 2014. 01 대한전선그룹 CFO /계열사 구조조정
                                                                                                          (부사장)
                                                                                                          2014. 02 ~ 2017. 10 코리아에셋투자증권 IB총괄 (부회장)
                                                           ▲ 무료식당 구루 카 랑가르
           ▲ 노인과 릭샤                                                                                       2017. 10 ~ 2018. 09 금호타이어 관리총괄 (사장)
               황금사원 앞에서 만난 릭샤 할배의 간절함에 부응하지                    ‘신께 감사한다.’ 라는 간단한 기도와 함께 식사를 한다.
               못하고 렌트 차에 오르려니 미안하다.                            짜파티, 난 , 밥, 달, 커리 등으로 구성되며 무한 리필이고         2018. 10 ~ 2022. 09 ㈜ 에이프로 (부회장)
               그런데 나보다 서너살 아래라니 할배라는 단어는 취소여.                  식후에 식수까지 제공한다. ‘숟가락만 있었어도 함 먹어             2019. 01 ~ 현재 케이프투자증권  (고문)
                                                               보는건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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