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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Entertainment / 엔터테인먼트
호주에 온 첫해 크리스마스 때, 에어컨이 팡팡 터지는 친구 그러더니 “이거 니 면허증 맞냐?” 하며 앞에 걸려 있는
씨드니 쌈돌이의 집에서 짧은 반바지 차림으로 파티를 한 사진을 한국에 내 택시면허증을 손가락으로 가르켰다. 내가 약간 기죽은
시드니 이야기 제 819회 보냈더니... 목소리로 “예~ 이건 제 면허증입니다...”
가족들이 크리스마스 츄리를 하고 속살들을 다 내 놓고 그러자 뒤에 있던 남녀가 깔깔대며 자기들이 길을 안내
글 한용훈 찍은 사진을 보고 한참 웃었다고.. 할테니 너는 안전하게 운전이나 잘해라... 하며 소리를 쳤다.
ssamdorihan@gmail.com
어쨌든 날씨는 무지 덥고, 택시고참들은 휴가 가고, 나는 돈 나는 최대한 그들의 기분을 안 상하게 하려고 미소를 지며
벌려고 차를 몰고 시내로 나왔다. Go! Go! 엑셀을 밟았다.
크리스마스의 택시 운전사 평상시 이 시간이면 시티에선 사람들이 택시를 기다리게 그러자 옆에 있던 젊은 손님이 “차에서 내릴테니까 차
-제 2화- 마련인데, 지금 홀리데이 기간 중에는 모두들 바다로 옆으로 대!” 하는 것이었다.
산으로... 가서인지 택시가 주~욱 줄을 서서 손님을 기다리고 뒤에선 “야~야 그냥 가자! go! go!”
있었다. “아냐! 차 빨리 세워!!” 뒤에선 “그냥 go! go! ”
앞차가 한 대씩 빠져나가며 내 순서가 오기까지 걸린 시간이 나보고 어쩌라는거야?
거의 한 시간. 그냥 차를 세우자니 한 시간이나 기다려서 태운 손님이고,
시치미 뚝 떼고 달리자니 옆에 앉은 놈이 볼쌍 사납고...
한시간만에 손님 세 명을 태우고 시티를 빠져 나왔다.
앞좌석에 젊은 남자 한명, 뒷좌석에 남녀 커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냥 가고 있는데, 유난히 옆에
무두들 술에 잔뜩 취해서 시끄럽게 떠들며 어디론가 가자고 앉은 놈의 목소리가 자꾸 나의 자존심을 건드리길래... 나는
소리를 쳤다. 차를 급하게 세웠다.
나는 여전히 초보인지라... 정중하게 “지가 초보자여서... 내가 예상치 않게 세게 나오자 움찔 놀래는 손님들.
길을 좀 가르쳐 주십시오”
이랬으면 보통은 ‘오케이’ 하고 아무 문제없이 넘어 가기 나는 차가 서자마자 차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 차를 돌아서
마련인데, 앞자리의 젊은 손님이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 문을 벌컥 열고
너 길도 잘 모르면서 어떻게 택시면허를 딴거냐? ” “내렴~마” 했다. [ 다음 주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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