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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Article / 기사제공
천의 얼굴을 가진 인도 EPISODE 15.
지형은 험해도 도로 포장이 잘되어 있어 어제 달렸던 조질라 고개길 zojila pass보다는
위험이 덜한 것 같다. 깊은 계곡 사이로 흐르는 유카강 건너편 언덕을 보니 튀르키에의
카파도키아에서 본 버섯모양의 지형이 눈에 띈다. 시커먼 바닥의 유카강의 강과 어울려 묘한
매력을 뽐내고 있다.
나미카 고개를 떠난 지 한 시간만에 스리나가르-레 도로에서 제일 높다는 해발 4,108m
포툴라 정상Fotula top에 도착했다. 인증샷을 찍으러 안내판으로 걷는데 머리가 띵하고 숨도
가쁘다. 고산증으로 힘들어 하니 가이드 잔단이 물을 주며 자주 마시라고 한다.
▲ 나미카 라 namika la (나미카 고개)
해발 3,718m 나미카 고개의 뷰 포인트가 뒤로 보이는데 고산증세로 올라가는 것은
히말라야 시라소니가 나타난다는 표지판 아래에 겁 없는 당나귀 몇 마리가 있어 머리를 애당초 생각도 하지 않았다. 노점에서 마셨던 모락모락 김이 나는 짜이 한잔이 그립다.
쓰다듬으며 놀다 보니 머리가 맑아 진다. 적응이 된 건지 정신을 한 곳에 집중하니 잊은 무심하던 노점상 영감이 짜이를 시키니 어찌나 민첩하던지 . . .
건지는 모르지만 이제는 당나귀들과 뛰어 놀 수도 있을 것 같다.
지금부터 지그재그의 급경사 하산길이니 마음 단단히 먹으라고 기사 스칼잠이 겁을 준다.
커브를 돌 때마다 새까만 절벽 밑이 보이니 오금이 쩌릿쩌릿 저린다. 사고가 났던 지점이라는
경고 안내판 아래를 보니 오래 전에 사고가 난듯한 녹슨 차량이 뒤집혀 있다.
스칼잠이 안내를 하며 놀란 나를 보며 짓궂은 웃음을 진다. 갑자기 커브길 끝자락에 주차된
차 옆 좁은 공간으로 어렵게 차를 대며 내리라고 한다. 오늘의 첫번째 목적지인 '라마유리
곰파 lamayur gompa'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뷰 포인트이다.
▲ 타르초 tarcho
경사진 언덕에 여러 채의 사원이 보이고 그 아래 마을이 있다. 뛰어 한걸음 정도 거리의 티베트 불교에서 경전을 적어 사용하는 오색 깃발로 높은 산이나 사원 근처에
라마유르로 가는 길이 가깝지만 급커브의 꼬불길이라 시간이 만만찮게 걸린다. 내가 설치된다. 타르초의 오색은 하늘, 땅, 불, 구름 그리고 바다를 상징하며 바람에 의해
운전하겠다고 스칼잠에게 자동차키를 달라고 하니 기겁을 하며 도리질을 친다. 아까 내게 기도자의 바램이 하늘로 전달되는 역할을 한다는데 이렇게 많은 바램이 한꺼번에
전해지면 부처님도 헷갈리지 않을까?
겁을 준 것에 대한 나의 소심한 복수라고나 할까?
안내하는 모습이 이제야 제대로 가이드를 만난 것 같아 남은 여행이 기대가 된다.
언덕 중간에 있는 라마유르 곰파 주차장에 도착하니 라다크 지방 전문 가이드 소남 sonam이
반갑게 맞는다. 가이드 소남은 라다크 레 출신으로 델리에서 대학을 마치고 연세어학당에서 라마유르 곰파는 10세기경 라다크 왕의 명을 받아 린첸 찬포 스님이 건축한 불교 사원으로
한국어를 2년 공부한 베테랑이다. 레에서 이곳까지 우리를 맞으러 오면서 가족과 법당, 기도실 그리고 예술적인 가치를 지닌 벽화, 탕카 그리고 미륵불 입상이 있는 구사원과
동행하였다며 양해를 구한다. 작은 체구지만 우렁찬 목소리로 자세한 설명과 신속하게 새로 지은 승가학교, 기숙사, 기도실로 나뉘어져 있다. 좀처럼 보기 힘든 예불 광경을 볼 수
있다며 본당으로의 길을 재촉하는데 3,500m 고지대라 숨이
가빠 가이드 소남을 쫓아다니는 게 버겁다.
둥첸 (예불 시작을 알리는 금속 관악기)의 울림으로 노스님
좌우로 앉은 여러 명의 스님들이 동시에 독경을 시작한다.
불경을 읽는 스님들 사이를 조심스럽게 지나려는데 오래된
마루바닥의 긁히는 소리가 나를 당황케 한다. 괜찮다는
듯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는 노스님을 스쳐 뒷방으로 가니
커다란 미륵불상이 있고 좌우로 각양각색의 표정을 짓는
보살들이 놓여져 있다.
보살상 앞에는 시주한 돈, 먹거리들이 놓여져 있는데 롯데
작가 프로필 초코파이 박스가 눈에 띈다. 보살님들도 시대에 따라 식성이
성 명 : 한 용 성 (韓 容 誠) 변하나 보다.
생 년 : 1955年生
학력사항 : 보성고등학교 卒 사진 촬영 금지라서 핸폰 카메라로 도촬을 하는데 눈을
한국외대 베트남어과 卒 마주친 시커먼 마왕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지우기는 아깝고
연세대 경영대학원 경제학과 (석) 卒 더 이상 찍지는 않을께요. 오케이?”
경력사항 1983. 03 ~ 2010. 05 우리은행 (부장)
2010. 05 ~ 2010. 06 토마토저축은행 (감사) 가이드 소남이 탐욕이 많으면 죽어서 저렇게 된다며 벽화를
2010. 07 ~ 2014. 01 대한전선그룹 CFO /계열사 구조조정 가리킨다. 산해진미가 잔뜩 차려진 상 앞에 배가 불러서
(부사장) ▲ 라마유르 곰파 음식을 입에 넣지도 못하면서 두 손에는 음식을 잔뜩 들고
2014. 02 ~ 2017. 10 코리아에셋투자증권 IB총괄 (부회장) 티베트 불교 사원으로 해발 3,500m 위치하여 있고 끙끙거리고 있다.
2017. 10 ~ 2018. 09 금호타이어 관리총괄 (사장) 10세기경에 린첸 잔포 스님에 의해 건립되었다. 인간의 욕심은 무한하다는 것에 대한 가르침인 것 같다.
마을 뒷산 경사면에 새롭게 지어 진 승가학교,
2018. 10 ~ 2022. 09 ㈜ 에이프로 (부회장) 기숙사, 기도실 등이 더해져 사원의 규모가 그동안 지구 상에 여러 성인들이 나타나 종교라는 이름으로
2019. 01 ~ 현재 케이프투자증권 (고문) 상당하다. 멀리 달표면과 비슷하다는 ‘moon land’ 인간 세상을 정화시키려 하였지만 인간들의 탐욕을 없애지는
가 보인다.
못하였는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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