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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Entertainment / 엔터테인먼트




                                                           특이한 냄새를 풍기는 게 재미도 있고 해서 나는 천천히 움직이며            다고 떠들어대던 전우들도 고개만 갸웃거린 채 뭐라 설명을 하지 못
                                                           초소근처의 바위에 그 열매로 색깔을 입히고 있었다. 콧노래까지 흥           하고 있었다.
               씨드니 쌈돌이의
               시드니 이야기 제 749회                              얼거려가면서... 그런데 그게 꽤 시간이 지나간 모양이다.               결론은 이랬다. 필자가 ‘송충이과’ 여서 아무런 이상이 없다 라고...
                                                           저쪽에서 다음 초병이 올라오는 모습이 보이기에 나는 하던 일을 계
               글 한용훈 ssamdorihan@gmail.com
                                                           속하고 있었다. 바위가 제법 노리끼리한 바위로 변색이 되어 나는            이게 뭔소리냐하믄~ 아시는 독자님들은 짐작했겠지만 사실 나는 평
                                                                                                          생 고기 한 점 먹지를 않는 지독한 베지테리언이다. 그러니까 식물만
                                                           “이거 어때? 제법 작품 같지 않아?” 하고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먹고 사는 송충이 같은 체질이므로 식물에 의한 부작용은 없는 것
                     십오야 밝은 둥근달이 두둥실                                                                      으로 판명이 되고 말았다. 의학적 근거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zz
                             -제 3 화-                       “어..어억~” 하고 뒤로 주춤 물러서는 전우. 그러면서
                                                                                                          또 야간근무를 설 때 필자가 꼭 챙기는게 있다. 바로 약과다.
                                                           “너 그게 뭔 줄 알고 그런 거야?” 하고 인상을 쓰며 저만치 떨어져서
                                                           나를 걱정스럽게 쳐다보는 것이었다. 그제야 나는 내가 무슨 일을 저          사회 약과는 동그랗지만 군대 약과는 직사각형 모양이다. 군인 입에
                                                           지른 줄 알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뭔들 안 맛있겠냐마는 어릴 적부터 약과를 좋아했던 나는 약과를
                                                                                                          양쪽 가슴포켓에 자주 넣고 다녔다.
                                                           “그거 옻나무야...이제 너 큰일 났다야~” 하면서 나를 마치 문둥병
                                                           환자 보듯 가까이 하려 하지 않고 손을 휘휘 저으며                   이 약과가 체온과 오랫동안 어우러지면서 적당히 녹녹해졌을 때 조
                                                                                                          금씩 베어 먹는 맛은...
                                                           “너 빨리 내려가서 개울가에서 몸을 씻고 의무대로 가봐” 하고 전우
                                                           는 근심어린 표정으로 멀찌감치 떨어져서 말했다. 나는 종합검사를            캬아~ 홀로 깊은 산속에서 초병근무와 함께 이 맛을 천천히 음미하
                                                           받고 암선고를 받은 환자처럼 온몸에 기운이 쪽 빠지면서 비칠비칠            면 행복하기까지 했다.
                                                           부대를 향해 내려왔다.
                                                                                                          보초서면서 행복하다면 그게 바로 금상첨화 아녀?
                                                           나는 동기들에게 이 엄청난(?) 사실을 알리고 닦고 문지르며 난리
                                                           법석을 떨었다.                                       모년모시 무장간첩 1개조가 우리 부대지역을 침투하였다. 사단 전
                                                                                                          체가 발칵 뒤집혔다.
                                                           주위의 전우들도 서울촌놈이 사고쳤다고 동정하며 온몸에 울긋불
                                                           긋 부풀어 오를 옻나무 증상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한 시간이           아군복장을 한 그들이 불신검문을 하던 장교를 사살하고 도주했기
                                                           가고 두 시간이 가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때문이다. 이 사건을 다루자면 지면을 너무 많이 차지할게고... 여하
                                                                                                          튼 우리 부대는 매일 밤 비상사태에 들어가 실탄을 장전하고 매복
                                                           나한테 옻나무를 몇 시간 가지고 놀았으니 이 정도는 각오해야 한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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