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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Entertainment / 엔터테인먼트
서울촌놈으로 자란 필자에게 ‘막걸리’ 는 아주 늦게 만난 술 석회 덩어리는 오히려 특별한 영양소를 주는 듯 했다.
씨드니 쌈돌이의 이었다. 군인들은 사람이 아니다.
시드니 이야기 제 765회 중학교 졸업하고 친구집에서 몰래 홀짝거린 이름 모를 양주 막걸리 밑바닥에 석회 덩어리 같은 음흉한 덩어리를 본 후
가 내 인생 최초의 술이었고, 고교시절 수학여행에서 선생님 의 반응
글 한용훈 ssamdorihan@gmail.com
들의 눈을 피해 목숨(?)걸고 마셔 본 소주.
인생의 필수코스인 재수시절에 마셔 본 생맥주, 국산 양주 사람: 저런게 들어 있다니... 다시는 마시지 말아야지
막걸리 이야기 등등 군인: 저런거 보면 괜히 찝찝하니까 아예 바닥은 보지 말고
-제 1화- 그러고보니 막걸리를 처음 마셔 본 것은 군대에서다. 마셔야지
뜨거운 여름철 논산 훈련소에서 계급장 없는 훈련병 시절, 틈 그 외에도 사람과 군인이 구분되는 근거는 또 있다.
틈이 사역병을 차출해서 부대밖으로 트럭을 타고 나가 민간 커피숍에 군인이 홀로 앉아서 누군가를 기다리는데 여종업
인 농사일을 거들고 하얀 쌀밥과 함께 맛 본 막걸리. 이 전화를 받는다.
집 떠나 온지 채 한 달이 안 되었는데도 입맛이 얼마나 간사 “아...여기에는요. 사람은 한명도 없고 군인만 있어요” 하더란
한지... 군대 밥(=짭밥)과 달리 입에서 살살 녹는 사회밥은 정 다. 젠장~
말 꿀맛이었고, 큰 주전자에 담긴 막걸리 한 사발은 행복감까
지 선사해주었다. 그리고 막걸리를 제대로(?) 마셔 본건 자대
배치를 받고 나서였다.
포대장이 가끔 기분 좋을 때 열어 주는 회식 때에는 어김없이
막걸리가 등장하였고, 체육대회를 마치고 난 뒤에도 막걸리
파티가 벌어지곤 했다.
리어카로 실어오는 막걸리는 드럼통만한 알미늄통에 새하얗
게 찰랑거렸고, 사회 막걸리보다 유난히 뽀얀 군대 막걸리는
마지막 찌꺼기에 허연 석회덩어리가 굴러다녔다.
그러나 우리들이 누구냐! 대한민국 육군 장병은 돌까지 왕성
하게 소화시키는 능력가지 보유하고 있어 그까짓 막걸리 속의
[ 다음주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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