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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Article / 기사제공
세계 여러 나라의
산후조리 문화
산모는 아기를 출산하면 일정한 산욕기産褥期를 가지게 됩 해 혈血을 소모하면 모든 맥脈은 공허한 상태가 됩니다.
니다. 산욕기는 태아, 태반 및 그 부속물을 만출한 후에 생식
기관이 비임신 상태로 회복되는 데 필요한 일정한 기간을 말 홑껍데기만 남은 몸이 되었다고 표현합니다. 이때는 피부가
합니다. 대략 6~8주가 소요됩니다. 성글어서 찬바람을 맞거나 목욕을 하면 사기邪氣(나쁜 기운)
가 몸 안으로 들어가 산후풍으로 고생을 하게 됩니다. 딱딱한
우리 조상들은 출산 후 세이레(삼칠일三七日: 출산 일로부터 음식을 씹으면 시린 이로 고생을 할 수 있고, 근육과 관절을
7일이 세 번 지나는 때) 동안을 금기기간으로 정하고 산모와 무리하게 사용하면 만성통증으로 전이될 수 있습니다.
아기를 외부세계와 분리하여 보호하였습니다. 세이레 동안
아기는 외부의 부정不淨으로부터 보호되고, 산모는 일상으 ‘분만 중 기氣를 과도하게 소모하고 산도 손상으로 인해
로 복귀할 수 있도록 몸을 추스를 수 있었습니다. ‘비서구 문화권에서는 보통 40일간의 산후 회복기간을 혈血을 소모하면 모든 맥脈은 공허한 상태가 됩니다.’
권장’
할아버지도 초이레(첫 7일)가 되어야 아기를 볼 수 있었습니 산후에 복용하는 한약은 기혈을 보하고 어혈을 풀어주는 역
다. 요즈음 같이 분주하게 돌아가는 세상에서는 상상하기 힘 비서구 문화권에서는 보통 40일간의 산후 회복기간을 권장 할을 합니다. 각각의 약재들은 허기진 몸 구석구석을 찾아가
든 방식이지요. 자연의 원리에 순응하며 계절의 변화를 시간 하고 있습니다. 아랍지역에서 산모에게는 찬 음식이나 찬 음 필요한 것을 채워줍니다. 당귀當歸와 숙지황熟地黃은 보혈
삼아 살던 시절의 이야기 입니다. 료는 제공되지 않습니다. 아랍인들은 산모의 뼈가 아직 열려 작용이 탁월해 혈허血虛를 개선합니다. 익모초益母草는 자
있어서 찬 음식이나 찬 음료수를 섭취하면 관절염이나 류머 궁 혈액의 울체를 풀어주고, 천궁川芎은 자궁근을 수축시켜
苓
한국의 산모들은 이 기간동안 ‘첫국밥’이라 부르는 미역국과 티스와 같은 질환을 앓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로惡露를 배출시킵니다. 백출白朮과 복령茯은 소화관이나
흰쌀밥을 먹는 전통이 있습니다. 조선 후기 사람들의 풍속을 조직 내에 있는 잉여수분을 흡수하고 소변으로 배출시켜 부
다루고 있는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서는 ‘ 집안 일은 누군가 도와주며, 산모는 40일간 집에서 휴식을 취 종을 개선합니다.
조선의 산모는 분만 후 4~5차례 미역국을 먹는 풍속이 있다’ 하게 됩니다. 중국 문화권(중국, 대만, 홍콩)에서도 산모는 한
고 하였습니다. 미역은 성미가 부드럽고 연하여 위장을 자극 달이나 40일 간의 회복기간을 갖습니다. 산모는 외출 시 머
하지 않고 혈액을 맑게 해줍니다. 그리고 어혈을 풀어주고 유 리끝에서 발끝까지 감싸서 바람을 맞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즙 분비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찬물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딱딱한 음식이나 짠 음식을 먹
서구 문화권에서 특별한 산후조리 실천사항이나 금기사항은 지 못하게 합니다. 고기를 위주로 한 보양식을 먹고 한약을
없습니다. 분만 후 건강에 이상이 없는 산모는 2~3일 내로 퇴 복용합니다. 아프리카 여성들은 산후 40일 동안 주변의 도움
원합니다. 산후조리 기간이 짧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을 받으며 산후조리를 합니다. 산모는 남편과 떨어진 방에서
있습니다. 동양 여성과 다른 서양 여성의 근육 분포나, 열이 휴식을 취하고 집을 따뜻하게 유지합니다. 지역은 달라도 산
많은 서양인들의 체질도 이유일 수 있겠습니다. 후조리 방식은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산多産을 하고도 별다른 산후조리없이 건강을 유지하는
하지만 2차 세계대전 이전에는 호주에서도 산후 2주간 병원 산후조리 기간동안 산모들은 다양한 증상들을 호소합니다. 분들도 있습니다. 저도 종종 그런 분들을 봅니다. 하지만 젊
에 입원이 원칙이었고 이후 전쟁으로 인한 의료인 부족으로 소화불량, 다한多汗, 봉합부위 통증, 부종, 근육관절통증, 유 음과 건강은 자신하면 안됩니다. 자신하는 만큼 과로하게 되
예전보다 빨리 퇴원하게 되었다는 연구내용을 보면 국가의 방창통, 변비 등이 대표적입니다. 한방에서 보는 산후병의 원 고, 쓰는 만큼 잃게 되는 것이 사람의 몸입니다. 특히 산후병
의료정책이 산후조리 문화에 영향을 주었다는 점도 큰 이유 인은 대부분 다허多虛(많이 부족함), 다어多瘀(많이 정체됨) 처럼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한 경우 돌다리도 두들겨 본다는
중 하나일 것입니다. 입니다. 분만 중 기氣를 과도하게 소모하고 산도 손상으로 인 마음가짐으로 산후조리에 임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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