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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News•KOREA / 한국뉴스











             마이라이프가 전하는 한 주간의 한국 소식



              “죽었는지 확인하겠다”                                  A씨는 이 교사의 죽음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장례식장을 찾              진이 빠지는데도 휴가는 생각도 못 하고 있습니다. 쿠팡 본사

              교사 장례식장서 난동 부린 학부모                            아가 유족들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A씨는 장례식장을               가 아닌 대리점과 계약을 맺은 일종의 개인 사업자, 특수고용
                                                            찾긴 했지만 조문은 하지 않았다.
                                                                                                          직 신분이다 보니 연차가 따로 없는 탓입니다.

                                                            당시 상황이 담긴 녹취록에 따르면 유족 측이 자리를 안내하              물론, 일당을 포기하면 쉴 수 있겠지만 배정된 물량을 맞추
                                                            자 A씨는 “인사하러 온 거 아니다”라며 “제가 못 올 데를 왔           지 못할 경우 담당 구역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규정이 발목
                                                            나봐요. 그렇죠?”라며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이 교사는 이            을 잡습니다.
                                                            외에도 목숨을 끊기 전날 ‘아이를 따돌린 학생들에게 공개
                                                            사과를 시켜달라’는 또 다른 학부모의 민원을 해결해야 했다.             [강민욱 / 택배 기사 : 시민들이 밖에 비 와요? 이렇게 물어
                                                                                                          봐요. 왜요? 이랬더니 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 비 오는 줄 알
                                                            또 부임 첫해인 2016년 수업 도중 한 학생이 페트병을 자르            았다고….] 휴가 간 동안 대신 물량을 소화해 줄 대체 기사
                                                            다 손을 다친 사건과 관련해 3년이 넘는 기간을 배상 요구에             는 강 씨가 일하는 곳처럼 영세한 대리점에선 찾아보기 어
                                                            시달렸다. 해당 학생 측 부모는 학교안전공제회 보상금 2백              렵습니다.
                                                            만 원을 지급받았으나 교사에 계속 연락을 취했던 것으로 파
              2년 전 경기도 의정부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 2명이 연달아              악됐다. 학교 측은 휴직 후 군복무를 하던 선생님에게도 직              이렇다 보니 쿠팡의 특수고용직 신분 택배 기사 40%가량이
              목숨을 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중 이영승 교사 장             접 해결하라고 문제를 떠넘겼다.                             올해 휴가를 다녀오지 않았거나, 앞으로도 계획이 없다고 답
              례식에는 일부 학부모가 ‘죽은 게 맞는지 직접 확인하겠다’고                                                           했습니다. 강 씨처럼 한번 쉬었다가 담당 구역이 사라질까 봐
              찾아오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택배 없는 날’도 일하는 쿠팡 기사                          걱정된다는 게 주된 이유였습니다.


              13일 MBC는 故 이영승 교사의 마지막 행적을 뒤쫓으며 그             들…”해고될까 무서워요”                                 그런데도 쿠팡은 홈페이지에 대리점마다 대체 인력을 두도
              가 어떤 민원에 시달려 왔는 지 조명했다. 그의 휴대전화에                                                            록 한 규정이 있다며 택배 기사들은 원하는 만큼 쉴 수 있다
              는 사망 직전에도 부재중 전화가 두 통, 숨진 직후에도 문자             쿠팡 기사 강민욱 씨가 쉬지 않고 택배를 나릅니다. 푹푹 찌             고 내세웁니다. 취재진이 이런 홍보 내용이 현실과 다르다고
              메시지가 와 있었다. 장기결석 중인 학생의 어머니 A씨였다.             는 날씨에 온몸은 금세 땀으로 흠뻑 젖습니다. [강민욱 / 택            지적하자, 쿠팡 측은 대체 기사 투입은 대리점의 사정이라서

                                                            배 기사 : (배송률이) 95% 아래로 떨어지면 제가 일하는 구           개입하기 어렵다고 한 발 물러났습니다.
              A씨는 이 교사의 회신이 없자 다음 날 학교로 찾아왔다. 동             역을 뺏어갑니다. 그러면 저는 일할 수 있는 공간이 아예 없
              료 교사는 “‘갑작스럽게 작고하셨다’고 말씀 드려도 안 믿으             어지는 거고 택배 기사에게는 그게 곧 해고입니다.]                  또, 대리점이 계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을 때 배송 물량을
              셨다. 굉장히 난폭하셨다. 거짓말하지 말라고 하셨다”고 당                                                            조정하는 건 당연하다며, 이에 따라 기사가 구역에서 배제되
              시를 회상했다.                                      일주일에 쉬는 날은 단 하루, 무더위까지 기승을 부리는 통에             는 것에도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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