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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Article / 기사제공




               우유니 기차무덤




               (cemeterio de tren)





            짐도 실었고 아침도 먹었고 남는 시간을 이용해 새벽에 가보지                                                              이 전시되어 있고 또 근처 푸칼라이오광산에는 여러 대의 기차
            못했던 뒷골목 구석구석을 나의 1일 수호견 멍순이와 구경하며                                                              를 야외 전시를 하고 있다. 그 당시에는 두 곳을 알지 못해 가보
            시간을 보냈다. 3일 동안 먹을 주전부리도 일행과 나눌 요량으                                                             지는 못하였지만 그리 큰 아쉬움이 없다. 우유니 주민들은 용
            로 넉넉히 샀고 일부는 즉시 까서 나의 수호견과 나눠 먹었다.                                                             도폐기된 이곳 열차들에 대한 무관심으로 지금처럼 녹이 슨 고
            각종투어에 참여하며 매번 새로운 일행들을 만나지만 과자, 사                                                              철덩어리로 변해 있지만 몇몇 열차에는 페인트로 글씨나 그림
            탕 등 간식을 혼자만 먹는 얌생이들이 대부분인데 나이도 지긋                                                              이 그려져 있는 것을 보면 폐기된 열차에 누가 무슨 짓(?)을 해
            한 내가 갸들과 동격으로 행동을 한다면 꼬레아 국격에 흠이 가                                                             도 상관이 없는 것 같다. 꼭 화가는 아니더라도 그림에 조예가
            지 않겠어?  ‘카아~~~ 애국자 났어요.’                                                                       있는 분이 한복, 민속놀이 등 한국을 알리는 민속화를 그렸으
                                                           애들 앞에 선 물도 못마시다고 하잖여. 비실씨가 여친 앞에서 용쓰고           면 하는 바램이다. ‘내가 소시적에 미술공부를 쪼매만 더했어도
                                                           있는데 니는 택도 없으니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 언능 양보햐.
            연장자라 운전석 옆자리를 차지하고 첫번째 방문지인 <기차                                                                이국만리 페루 땅에서 멋지게 이름을 날렸을 텐데. . . 아쉽다. ‘
            무덤(cemeterio de tren)>으로 출발한다. 비포장 도로를 달리
            면서 나는 흙먼지로 앞차가 보이지 않을 정도라서 창문은 감히
            열생각도 하지 못하는데 여러 명의 체온으로 차내 공기가 습하
            게 더워온다. 게다가 새벽녘에 쌀쌀해서 입은 겉옷으로 안으로
            는 땀이 송골송골 흐른다. ‘아~~ 찝찝해.’


            에어컨을 키자고 하니 고장 났다면서 <기차 무덤>은 멀지 않
            은 곳에 있다고 조금만 참으라고 한다. 특별히 사진을 찍을 것
            도 없지만 있다해도 앞차 그리고 내차가 일으키는 비포장도로               아쟈 아쟈 조금만 더 . . .  이 언니는 곧 들어올릴 것 같은데.         이제 떠나야 되는디. . . 우유니 사막투어를 떠날 차량 행렬.
            의 먼지로 운전이 힘들 정도로 시야가 좋지 않아 카메라는 개점                                                            만약을 대비하여 2~3대가 모여 일정을 같이 하는데 사막에서 난관에
            휴업이다. 그런데 왜 차를 그리 가까이 붙어서 운전을 하지? ‘앞                                                          부딪칠 때는 서로에게 큰 힘이 될 것 같다.
            차에 요리사로 탑승한 여보야가 보고파서였을까?’ 연장자라고
            앞에 탈 때까지는 좋았는데 나처럼 소심한 놈은 이 자리에 어
            울리지 않을 듯하다. 앞차와 곧 부딪칠 듯한 간격에 속도는 왜
            그리 내는지. . . 심장이 쫄깃하다.


            ‘지 아주 먼데서 왔고요. 앞으로 한달 넘게 너희 이웃 나라들도
            댕겨야 하는디. Slow slow please ‘                    내가 그림 그리는 재주가 조금만 있었어도 한국을 알리는 뭔가를 그
            먼지 사이로 저 멀리 지평선 끝자락에 만년설이 쌓인 산봉우리              려놨을텐데… 미술시간에 땡땡이친게 무지하게 후회스럽다. 나 어떡
                                                           해~~~
            들이 희미하게 보인다.                                                                                  나를 3일 동안 태워줬던 愛馬 랜드크루져. ‘실속 없고 겉만 멀쩡한게
                                                                                                          찌질이랑 비슷햐.’

            찝찝함이 한계에 다다를 즈음에 먼지사이 꺼뭇꺼뭇한 흉물스                                                                여러 대의 지프차에서 내린 관광객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있는
            런 고철덩어리가 보이고 그 앞에 여러 대의 지프차들이 도열해                                                              여러 열차에 올라가 사진도 찍고 쭉 뻗은 레일 위에서 갖가지
            있다. 흙먼지를 먹으며 차에서 내리니 앙상한 뼈대만 남은 여러                                                             X폼을 잡으며 멋진 인생샷을 찍고 있다. 대부분의 기차 몰골이
            냥의 열차들이 두 개의 기차 레일 위에 제멋대로 버려져 있다                                                              형편없으나 그나마 형체 이쁘게 남아 있는 기관차에는 관광객
            .                                                                                              들이 순서대로 올라서 사진을 찍어 나도 한컷 하려 줄을 섰다.
             <기차 무덤>                                                                                       내게 주어진 시간은 30분. 이미 사진을 찍느라 많은 시간을 허
             ‘누가 이름 한번 기똥차게 잘 지었다. 아주 어울려.’                완전 無主空山 낙서 놀이터인데. . .                           비했는데 열차에 올라탄 젊은 몇몇 攘夷(지금도 그 때를 생각
                                                                                                           하면 또 열 받아 이런 단어를 선택했다.)들이 독사진, 단체사
                                                           이 된 것이다. 우유니는 이때 생겨 한때는 광산도시로 번성하
            우유니에 있는 포토시 쎄로리꼬 광산은 텅스텐, 주석, 은 등의             였으나 지금은 우유니 소금사막으로 알려짐으로 전 세계 여행                진 그리고 몇 명 그룹으로 연신 사진을 찍으며 지들이 완전 전
            주요 산지로 스페인 마드리드로 대량으로 광물을 나르기 위해               객들이 몰려들어 관광도시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세를 냈다. 기다리다 홧김에 사고를 칠 것 같아 줄에서 이탈하
            1890년 철도를 놓았으나 1940년부터 광물자원이 고갈됨으로                                                             여 여러 각도에서 흉물스런 고철덩어리를 최대한 멋진 구도를
            써 철도의 이용가치가 없어져 그대로 버려져 지금의 기차 무덤                                                              잡으려 이리저리 다니는데 생각보다 넓어서인지 많이 지친다.
                                                           이곳 외에 우유니마을의 기차박물관에는 상태가 좋은 열차들
                                                                                                                                          [다음주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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