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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Article / 기사제공

         쿠바 수도 아바나의 일상과 시가 이야기



                                                                                  공원 곳곳에 있는 여러 개의 흉상이나 동상은 분명 지명도가 있는 분일 텐데 그들의
           Episode 03.                                                            이름도, 업적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시민들의 무관심이 과하다 싶기도

                                                                                  하고 공산당 관련 인사라서 시민들이 일부러 피하는 것 같기도 하다.


                                                                                  어느 흉상의 머리에 앉아 종알거리다 실례까지 하는 못된 새들도 못마땅한데 그 밑에서
                                                                                  백주 대낮에 19금 생비디오를 찍고 있는 머리에 피도 안 말랐을 것 같은 고딩들이 눈에
                                                                                  더 거슬린다. 갑자기 맛집 아이스크림이 쓰다. 그것도 많~~~이.


                                                                                  까삐똘리오 뒤편 거리에 위치한 4층 규모의 빠르따가스 시가공장은 이곳을 찾는 많은
                                                                                  관광객들이 시가 만드는 과정을 견학할 수 있는 곳으로 층별로 공정과정을 구분하고 각
                                                                                  층마다 영어, 스페인어가 가능한 안내인을 배치해 설명과 더불어 궁금증을 풀어주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1층은  시가,  럼주  등을  쿠바  특산품을  파는  매장이  있고  2층은  담배  잎을  말리는
                                                                                  건조장이, 3, 4층은 시가 완성품을 만드는 장소로 3층은 비숙련공, 4층은 숙련공으로
                                                                                  구분하여 유리창 너머로 담배 잎을 말아 시가 만드는 과정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선입견을 갖아서인지 비숙련공은 시가를 만드는데 집중하지 못하고 관광객들 눈치를
                                                                                  슬금슬금  보며  실수를  들키지  않을까  하는  초조함이  보이고  숙련공들은  얼굴부터
                                                                                  자신감에 넘쳐 시가를 잎으로 말아 완성되면 우리와 눈을 마주치며 시가를 들어 피우는
                                                                                  시늉까지 하는 여유를 보여준다. 비숙련공의 쩔쩔매는 모습을 보며 신입 행원 때 그룹사
                                                                                  직원 응대를 엉성하게 해서 선배들로부터 잔소리 듣던 병아리 시절의 기억이 흘깃 스쳐
                                                                                  실없이 웃어본다.


                                                                                  ‘어이. 넘 쫄지마. 너도 곧 숙련공이 되서 4층으로 올라갈껴.’


                                                                                  갑자기  어떤  친구가  친한  척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더니  귀에다  소곤거린다.  “Hey
                                                                                  Brother! very cheap Cigar” 하며 점퍼 안에서 그럴듯하게 포장된 시가박스를 꺼내
         ▲시가를 만드는 숙련공
         형광등의 희미한 불빛에서 시가 완성품을 멋지게 만들어 내는 아지매의 손길이 날렵하다. 그러니까 이분은                 보여준다.  이곳에서  사는  정품의  반값  정도를  부르는데  내게  사전정보가  있었기에
         숙련공이 근무하는 4층에서 일한다는게지.                                                   망정이지 아니면 혹해서 이런 삐끼에게 시가를 샀을 것이다.


                                                          층마다 경비가 버젓이 있는데 이런 짓거리를 하는 것을 보니 모두가 한통속이다. 직원들이 빼돌린 시가를 공장 내에서
                                                          멀쩡하게  팔고  있으니  아바나의  활발한  암시장  물건은  모두가  국영창고에서  빼돌려  진  것이  아닐까  싶다.  종종
                                                          아바나의 일상은 ‘도둑질에서 시작해 도둑질로 끝난다.’는 자조적인 신문 사설이 등장하기도 한다는데 부의 축적이
                                                          아니라 생계형이니 정부에서도 어쩌 지를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남미여행의 끝물이라 귀국할 때 쿠바산 시가와 럼주를 선물로 사갈 요량으로 멕시코에서 달러를 현금으로 두둑하게
                                                          (?) 챙겨왔다. 쿠바에서 공식적으로 달러 사용을 허용하는 곳으로는 은행에서 환전 빼고 오삐스꼬 거리의 외국인 전용
                                                          상점과 시가공장이 유일하다.


                                                          내가 방문하였을 당시 글로벌 인터넷망 사용이 제한적이라 신용카드 사용은 꿈도 꾸지 못하였고 심지어 외국인이
                                                          국제전화 또는 인터넷을 하려면 우체국에 가서 신고서 작성을 하였던 오래 전 이야기이다. 쿠바에서 호랑이가 담배
                            작가 프로필
           성    명 : 한 용 성 (韓 容 誠)                                                 피던 시절이라고나 할까?

           생    년 : 1955年生
           학력사항 : 보성고등학교 卒
           한국외대 베트남어과 卒
           연세대 경영대학원 경제학과 (석) 卒
           경력사항 1983. 03 ~ 2010. 05 우리은행 (부장)
           2010. 05 ~ 2010. 06 토마토저축은행 (감사)
           2010. 07 ~ 2014. 01 대한전선그룹 CFO /계열사 구조조정
           (부사장)
           2014. 02 ~ 2017. 10 코리아에셋투자증권 IB총괄 (부회장)
           2017. 10 ~ 2018. 09 금호타이어 관리총괄 (사장)
           2018. 10 ~ 2022. 09 ㈜ 에이프로 (부회장)
           2019. 01 ~ 현재 케이프투자증권  (고문)                    ▲아바나의 교통 수단
                                                          관광객의 시내관광을 담당하는 아바나의 명물인 올드 카(Old Car)와 마차. 이것들이 생각보다 많이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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