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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Article / 기사제공

         우유니 기차무덤(cemeterio de tren)                                                                                        E E p i s o d e 0    2   .
                                                                                                                            Episode 02.
                                                                                                                                                 2
                                                                                                                                          e 0
                                                                                                                                                     .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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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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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
         이제 버스에서 밤을  지내며 호텔비를 아낄 줄  아는 절약 배냥이로 변신 중이다.  ‘쭝(中)
         늙은이가 할 짓거리가 아닌 것 같긴 한데.’
         비몽사몽하며 한참을 지났는데 갑자기 버스 실내등이 켜진다. ‘불을 켰다는 것은 내리라는
         신호 아녀?’ 밖은 컴컴해서 아무 것도 보이지를 않는데 모두가 눈꼽 띠고 엉클어진 머리를
         추스리느라 바쁘다.


         뭐여? 5시도 안되었는데 도착했다꼬. 최근에는 버스기사 두 명이 교대로 밤샘 non stop
         운전을 해서 고지된 예정시간보다 일찍 도착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한다. 버스에서 내리니
         제법 쌀쌀하다. 얼른 윈드자켓을 덧입고 짐을 찾아 한국인 여행자들에게 인기 좋은 여행사를
         찾아 가니 문이 닫혀 있고 6시에 문을 연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한기를 느껴 근처 식당 또는 카페를 찾는데 새벽 시간이라 영업하는 곳이 없어 같은 버스에서
         내린 여행객 모두가 난감해하는데 옆자리 대학생이 새벽에 문 여는 카페를 안내한다고 한다.


          ‘과도한 친절은. . .’ 하는 의심을 잠시 해봤지만 아까 내가 준 야참을 받으며 웃는 모습이 너무
          순박하여 믿고 따라갔다. 버스터미널에서 멀지 않은 뒷골목에 제법 큰 식당 겸 카페가 있어

                                                                                  ▲ This is UYUNI.
                                                                                      정돈되지 않아 허술해 보이는 마을과 어울리는 투박한 조형물들이 묘한 조화를 이루며 기차 관련된 모든 것
                                                                                  이 전시된 야외 역사박물관이다. 입장료 프리 조형물을 감사해보시라.
                                                                                  뜨거운 커피를 마시니 몸의 한기가 풀리며 갑자기 피곤이 밀려온다. 혼자 눈 좀 붙이려고 그
                                                                                  청년에게는 감사인사로 하회탈 열쇠고리를 선물하고 가라고 하였더니 여행사 문열 때까지
                                                                                  괜찮다고 하며 그 여행사 사장과 친하니 이야기를 해주겠다고 한다.


                                                                                  그 대학생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먼동이 트니 어둠에 모습을 감추었던 마을
                                                                                  전경이 눈에 들어온다.


                                                                                  끌낭(배낭처럼 메기도하고 캐리어처럼 끌기도 하는 가방)이 거추장스러워 내 대신 여행사
                                                                                  앞에 세워 놓고 이곳저곳 다니는데 귀여운 기차모형, 기차수리공 그리고 여자 귀신(?) 등
         ▲ 한국 관광객들에게 인기 좋은 여행사.                                                   여러가지 조형물들이 세련되지는 않지만 도로 가운데 쭉 전시되어 중앙선을 대신하고 있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수기로 만든 우유니 사막 투어에 대한 안내 책자가 있다. 이 여행사 사장 부부 특히 셰프인
         여사장의 장사수완을 엿볼 수 있다. 각국에서 온 관광객을 활용하여 자기네 모국어로 된 안내책자를 돈
         안들이고 만들었잖여?
         집 없는 멍돌이(?)들이 눈만 마주치면 일어나서 방가 인사를 한다. 덩치가 제법 커서 처음에는 선뜻 쓰다듬지도 못했는데
         멍멍이들 눈매부터 ‘나 착하오’ 라서 어루만지는데 전혀 부담이 없다. 내가 쓰다듬었다고 막 대들지도 않는 점잖은 양반견이다.


         나와 끝까지 동네 구경을 같이 했던 검순이(완전 깜둥색 여자 멍멍이)는 결국 대학생이 주었던 과자와 내 비상식 약간을 하사
         받았다. 겉모습은 어수룩해 보이지만 내 머리위에 앉아 잔머리를 굴려 목적을 달성하는 무서운 검순이다. ‘역시 女는 사람도
         멍도 男보다 우성여’


         동네 마실로 시간을 보내고 여행사에 가니 내 가방을 기준으로 여러 배낭이 나란히 줄을 서있다. 귀중품은 몸에 지니고 다니니
         배낭은 거리에 놔두어도 안전하다. 배낭을 가져가야 빨래 밖에 없다는 것을 선수들은 이미 다안다. 여행사 안내문에 나타난
         개점시간이 지났는데도 문도 닫혀 있고 배낭 주인들도 나타나지 않아 내 수호견 검순이와 배낭에 기대어 조금 졸다 보니                                                  작가 프로필
         한시간이 훌쩍 지나 7시가 넘었다.
                                                              우유니  소금사막  투어는  당일에서부터  일주일까지               성    명 : 한 용 성 (韓 容 誠)
                                                              다양하게 있으나 나는 2박 3일 일정으로 사막에 지어진              생    년 : 1955年生
                                                              호텔에서 2박하고 아따까마 사막 국경을 통해 칠레로                학력사항 : 보성고등학교 卒
                                                              갈 예정이다.                                     한국외대 베트남어과 卒
                                                                                                          연세대 경영대학원 경제학과 (석) 卒
                                                              내가  타고  갈  차는  일제  도요다  랜드쿠루져로  2차          경력사항 1983. 03 ~ 2010. 05 우리은행 (부장)
                                                              대전에 일본군이 타고 다녔던 것이 아닐까 할 정도로                2010. 05 ~ 2010. 06 토마토저축은행 (감사)
                                                              낡아 이게 굴러갈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2010. 07 ~ 2014. 01 대한전선그룹 CFO /계열사 구조조정
                                                                                                          (부사장)
                                                              이번 여행에는 3대의 SUV차에 운전기사, 요리사(우리              2014. 02 ~ 2017. 10 코리아에셋투자증권 IB총괄 (부회장)
                                                              차 운전기사 파블로의 부인), 여행객 포함하여 14명이              2017. 10 ~ 2018. 09 금호타이어 관리총괄 (사장)
          ▲ 우유니 출신 대학생이 찾아 준 카페에서 핸폰을 보고 있는데 글쎄.
          그 당시는 2G폰이라서 문자 확인 정도 밖에 할게 없었을텐데.                  3일 동안 동고동락을 하는거다.  짐을 차량 지붕 위에              2018. 10 ~ 2022. 09 ㈜ 에이프로 (부회장)
          그 대학생이 내 똑딱이 카메라로 몰래 찍고 헤어질 때 말해줘서 알았다.             실으면서 저녁 때나 짐을 찾을 수 있으니 지갑, 카메라              2019. 01 ~ 현재 케이프투자증권  (고문)
          ‘gracias’.                                          등 몸에 지닐 것들은 분리하라고 시간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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