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4 - :: Mylife Weekly 878 ::
P. 44

MY Article / 기사제공


           천의 얼굴을 가진 인도                                    EPISODE 12.



         우리도 잠시 차를 세워 빙하동굴로 들어 가는데 “be careful”하는 소리가 들려 잽싸게 몸을
         돌려 나오는데 녹은 빙하조각이 떨어져 물장구를 일으키며 내 몸을 적신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며 깊지 않은 동굴로 들어가 인증샷을 찍는데 동굴로 흐르는 빙하물이 차가워서
         발을 오래 담글 수가 없다.


         한참을  더  달려  해발  4,800m의  조질라  고개  정상에  도착하였다.  표지석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는데 숨이 가쁘고 춥다. 아래를 보니 지그재그로 난 길에 먼지를 날리며 천천히
         오르는 차들이 몹시 힘들어 보인다.


         정상을  지나  달리는  내리막길은  비록  비포장  도로이기는  하지만  도로  폭이  넓어  생각한
         것보다  무섭지  않게  내려와서  카르길까지  100km정도  남긴  조질라  검문소  zojila  check
         point에 도착하였다. 이곳은 국경 분쟁 지역이라 곳곳에 검문소가 있는데 특히 행정구역이                         ▲ 조질라 검문소에서 출입 신고를 하기 위해 대기 중인 차들이 많다. 특히 외국인들은
         바뀌는 검문소에서는 외국인은 반드시 출입허가를 받아야 한다.                                              반드시 permit (출입 허가서)를 받아야 한다. 인도의 트럭, 버스 같은 대형차들은
                                                                                        외관을 유난스럽게 치장한다.
         가이드는 이런 절차를 아는지 모르는지 멍 때리고 있다가 군인한테 호출되어 간다. 경험                          뉴스를 탔었다한다.
         많은 티벳인 운전기사가 우리 여권을 챙겨 검문소로 가더니 순식간에 해결하고 잡혀있던 (?)
         가이드를 데려온다. 이곳에는 간이 숙소, 식당 등이 있어 장거리 트럭 운전기사들이 쉬었다                        이곳은 비록 작은 마을이지만 파키스탄과의 영토 분쟁 시 전투가 가장 치열하게 벌어졌던
         가는 장소로 화려한 색으로 치장한 대형 트럭 여러 대가 서있다.                                      곳이고 파키스탄과의 접경지역으로 군사적으로 중요한 곳이다. 오랜 기간 파키스탄의 지배
                                                                                  하에 있어서인지 대부분의 주민이 이슬람교도로 서너 개의 작은 이슬람 사원이 보인다. 이곳
         점심을 먹으려 들른 드라스 drass는 외국인들이 먹을 만한 변변한 식당도 없는 아주 작은                       주민들에게 ‘국가’란 어떤 의미일까? 인도 국적이었다가 어느 순간 파키스탄 그리고 다시
         마을로 허름한 로칼식당을 찾아 똑 같은 메뉴 커리, 난, 흩날리는 안남미밥으로 점심을 먹는데                      인도 . . .
         이제 카레를 먹는 게 점점 힘들어 진다.
                                                                                  식곤증으로 깜빡했는데 전쟁기념관을 볼 거냐며 단잠을 깨운다. <kargil war memorial>
         맥주 대신 콜라로 헛구역질을 참으며 꾸역꾸역 넘기는데 삶의 체험 현장이 따로 없다. 옆                         라고  쓰여진  간판  뒤로  커다란  인도  국기가  보인다.  일단  내려서  담장  너머로  살펴보니
         테이블에는 남루해 보이는 대가족이 풍족하게 시킨 음식은 아니지만 담소를 나누며 만족한                          파키스탄과의  전쟁  때  쓰였던  것으로  보이는  탱크가  외롭게  전시되어  있고  정문  맞은
         표정으로 식사하는 모습이 너무도 정겨워 보인다.                                               편으로는 군인들 사진이 붙여진 커다란 보드가 세워져 있다. 내부 관람은 그냥 패스!

         잠시 어렸을 때로 돌아가 아버지 월급날 외식을 하였던 행복하였던 기억을 끄집어 내본다.                         차에 타니 또 눈이 감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동하는 차, 비행기에서 간난 아가처럼 자도
         돌아가신 아버님의 얼굴이 떠올라 눈시울이 뜨거워 숟가락을 놓고 식당 밖으로 나온다. 40                        너무 잘 잔다. 살짝 뜬 실눈 사이로 제법 큰 마을이 보인다. 오늘의 목적지 카르길이다. 잠시
         도에 가까운 따가운 햇살은 살이 익을 정도이다.                                               눈만 감았는데 1시간 반이 훌쩍 지나갔다.


         그런데 의외의 안내문이 보인다. ‘이곳은 세계에서 두번째로 추운 마을이다.’


         지금 기온이 40도를 넘어  말이  되지 않을 것 같은데  겨울철에는 영하  45도까지  떨어져
         시베리아 다음으로 추운 마을이라고 한다. 일설에 의하면 그 언젠가 한 번 엄청 추워 전 세계














                                                                                                                           작가 프로필
                                                                                                          성    명 : 한 용 성 (韓 容 誠)
                                                                                                          생    년 : 1955年生
                                                                                                          학력사항 : 보성고등학교 卒
                                                                                                          한국외대 베트남어과 卒
                                                                                                          연세대 경영대학원 경제학과 (석) 卒
                                                                                                          경력사항 1983. 03 ~ 2010. 05 우리은행 (부장)
                                                                                                          2010. 05 ~ 2010. 06 토마토저축은행 (감사)
                                                                                                          2010. 07 ~ 2014. 01 대한전선그룹 CFO /계열사 구조조정
                                                                                                          (부사장)
                                                                                                          2014. 02 ~ 2017. 10 코리아에셋투자증권 IB총괄 (부회장)
                                                                                                          2017. 10 ~ 2018. 09 금호타이어 관리총괄 (사장)
           ▲  “지구 상에서 두번째로 추운 곳”이라는 안내문이 있다.               ▲  파키스탄과의 국경 분쟁에서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
             일설에 의하면 오래 전 영하 45도를 기록하여 전 세계                 졌던 카르길에는 전사자를 기리는 전쟁기념관이 있다.                  2018. 10 ~ 2022. 09 ㈜ 에이프로 (부회장)
             로 뉴스를 탔었던 적이 있었다고 하던데 인도인들도 뻥                  인도군은 지원제로 애국심, 자부심이 강하고 퇴직 후 연
             카를 잘 날리는 듯하다.                                  금이 보장되는 좋은 직업에 속한다고 한다.                       2019. 01 ~ 현재 케이프투자증권  (고문)


          44 www.mylifeweekly.com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