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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Article / 기사제공



           천의 얼굴을 가진 인도 EPISODE 16.


         독경  소리를  뒤로하고  본당을  나오니  예불을  방해하는  불경스러운  아이들의  괴성(?)이
         들린다. 본당 아래에 지어진 신축 건물에 여러 명의 동자승들이 자유 분망하게 뛰어 놀고
         있다. 유치원생, 초등생 정도의 아이들을 위한 기숙학교로 스님이 되기 위한 불경 공부를
         빡세게 시킨다고 한다.


         다람살라 달라이라마 사원 승가학교처럼 본인의 의지 보다는 부모님의 강요에 의해 보내진
         아이들이라고 한다.


         옛날 스님들이 도를 닦던 자그마한 토굴들을 지나니 마니차 (불교 경전을 담은 둥근 원통으로
         한번 돌리면 一讀을 하는 것과 같다.)들이 사원 담장을 따라 늘어서 있다. 오래 되어서 낡은
         마니차 만큼이나 연식 있어 보이는 동네 할머니들이 힘겹게 돌리며 다음 마니차를 돌리려
         어려운 발걸음을 내딛는다.


         마니차를  돌리는  것이  저  할머니들이  죽음을  기다리며  즐기는  유일한  낙이라며  소남
         가이드가 설명을 덧붙인다. 득도의 경지에 이른 할머님들과 사진을 남겨본다. ‘할머니! 부디
         극락왕생하세요!’


         높은 곳에 위치한 곰파에서 내려다본 마을은 황량한 사막 가운데 오아시스처럼 미루나무
         숲도 있고 계단식 논과 밭으로 풍성해 보인다. 푸르름으로 생동감 있는 마을과는 대조적으로
         뒷산은 황량함의 끝판왕이다. 달표면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Moon Land’이다.


         볼리비아 수도 라파즈에도, 칠레 국경의 아따까마 사막에도 이와 유사한 지형들이 있지만                            ▲  生佛 할머님과 함께
         규모 면에서는 이곳이 제일 막내일 것 같다. 아무튼 불과 몇 백m거리를 두고 전혀 다른                             세상사를 초월한 할머님과 영광스럽게 시간을 같이 하였다. 서로 말은 통하지 않더라
         생경한 모습을 만드는 것은 신만이 할 수 있겠지?                                                  도 할머님의 눈빛에서 우리의 안전한 여행을 기원하는 마음을 읽을 수 있다. “할머님!
                                                                                      무병장수하시다 극락왕생하세요.”

         1시간 정도를 달려 주민이 200명도 되지 않는 알치 alchi 마을의 식당에 도착하니 서양                      알치는 작은 동네이지만 오래된 여러 개의 곰파들이 있고 특히 마을 중앙에 위치한 알치
         단체팀들이 식사하느라 붐빈다. 이곳은 알치를 다스리던 城主의 집으로 후손들이 호텔과                           곰파에는 카슈미르와 간다라 미술의 영향을 받은 벽화, 탱카(티베트 불교의 전통적인 예술
         식당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수익금의 대부분을 마을 유적지 보존, 여러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형식으로 그린 그림), 불상 등이 있고 벽화를 통하여 천년 전의 생활상을 짐작할 수 있다. 알치
         등 선행을 행하고 있다고 한다.                                                        곰파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는데 어디에도 그런 표시는 없다.
                                                                                  알치 곰파로 가는 길목에 커다란 고목이 있는데 이 곰파를 세운 티베트의 고승 린첸 찬포의
         인도음식에 지쳐 모처럼 중식, 동남아식으로 한 상을 차리니 완전 술안주이다. 메뉴판에                          지팡이가  나무가 되었다고
         Beer가 보여 시켰는데  알코올이 없는 짝퉁 맥주이다. 그래도 콜라보다는 나아 음식 맛이                       한다. 곰파 벽을 따라 나라,
         살아난다.                                                                    이름이  명찰처럼  붙은
                                                                                  마니차들이 있는데 이곳에
         가이드 소남의 등장으로 의기소침해 있던 가이드 잔단의 기를 살리려 식사 중에 일부러                           시주한  분들을  알리는
         여러가지 질문을 던진다. 술, 소고기, 돼지고기에 대해 물었더니 평생 입에 대지 않았다고                        것이란다.
         한다. 지금도 힌두교 명절이라 닭고기를 먹지 않고 있단다. 힌두교인의 삶도 만만찮아 보인다.










                                                                                                                           작가 프로필
                                                                                                          성    명 : 한 용 성 (韓 容 誠)
                                                                                                          생    년 : 1955年生
                                                                                                          학력사항 : 보성고등학교 卒
                                                                                                          한국외대 베트남어과 卒
                                                                                                          연세대 경영대학원 경제학과 (석) 卒
                                                                                                          경력사항 1983. 03 ~ 2010. 05 우리은행 (부장)
                                                                                                          2010. 05 ~ 2010. 06 토마토저축은행 (감사)
                                                                                                          2010. 07 ~ 2014. 01 대한전선그룹 CFO /계열사 구조조정
                                                                                                          (부사장)
                                                                                                          2014. 02 ~ 2017. 10 코리아에셋투자증권 IB총괄 (부회장)
           ▲  라미유르 마을과 문 랜드 moon land                                                                     2017. 10 ~ 2018. 09 금호타이어 관리총괄 (사장)
             커다란 바위에 4개의 팔과 다양한 상징물이 정교한                   ▲  전설의 고목나무
             양각 부조로 되어 있다. 미래에 부처로 나타날 미륵보                   리첸 잔포 스님이 자기 지팡이를 꽂아 나무로 자라게                 2018. 10 ~ 2022. 09 ㈜ 에이프로 (부회장)
             살상으로 기원 전 1세기 쿠샨 시대에 조각되었을 것으                   만들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마을 중앙에 있어 오가
             로 추정된다.                                         는 관광객이 인증샷을 찍는 포토존이기도 하다.                    2019. 01 ~ 현재 케이프투자증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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