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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Article / 기사제공


           천의 얼굴을 가진 인도                                   EPISODE 20.




           · 티베트 불교 전통을 품은 도시 레와 곰파 이야기


         사원에 들어서면 박물관과 3개의 룽다 lungta (경전이 쓰여진 천을 달아 놓은 장대)가 제일
         먼저 눈에 뜨인다. 별도의 관람료를 내고 핸드폰 등 촬영 장비와 가방을 보관소에 맡겨야
         박물관 입장이 허락된다. 군데군데 지킴이 스님들이 매의 눈으로 관람객들을 지켜보고 있고
         한쪽에서는 굳은 표정의 서양 젊은이들이 노스님한테 꾸중(?)을 듣고 있다.


         가이드 소남은 이곳 스님과도 서로 안부를 묻을 정도의 친분이 있음에도 주변 관람자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안내를 한다. 티베트 불교의 전통 불화인 탕카 thangka,
         왕실에서 기증한 다양한 순금 장식품과 공예품 그리고 오래 된 불상과 의식용 제기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사원에서 보유한 유품의 5% 정도만이 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다니 부자
         사원이 확실하다. 이곳에는 진주와 각종 보석으로 치장된 세계에서 제일 큰 탕카가 있는데
         매년 열리는 가면 축제 때만 공개된다고 한다.


         이  사원의  주지스님은  환생한  스님  린포체  rinpoche에  의해  세습되는데  현  주지스님이
         지구보호  캠페인에  스님들의  동참을  독려하기  위하여  2016년에  500여명의  승려들을
         데리고 네팔을 떠나 인도 잠무를 거쳐 이곳까지 자전거 여행을 하였다. 그 당시 주지 스님이
         탔던 자전거와 관련 사진들이 박물관 한 코너를 장식하고 있다.


         기도실에서 수행정진만 할 것 같은 종단의 대표 스님이 사회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한다는                            ▲ 헤미스 곰파 본당
         것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박물관이 지하에 있어 습한 더위와 쾌쾌한 냄새를 피하려                            다크는 인도 북부 해발 3,000m 이상의 고원지대로 ‘작은 티베트’라고도 불리며
         서둘러 지상에 있는 본당을 향했다. 조용한 사원 어디선가에서 들리는 동자승들의 호쾌한                             레는 행정의 중심지이다. 이 지역은 역사적으로 티베트의 일부였고 지금까지 티베트
                                                                                     불교 문화가 잘 보존되어 있다.
         재잘거림이 사원의 침묵을 깬다.
                                                                                  넘겨보며 짓궂은 질문으로 소심한 복수를 꾀한다. "스님! 이 두꺼운 경전을 다 외우세요?"  "
         3개의 룽다가 바람에 펄럭이는 사원 앞뜰 계단을 올라 다른 종파에서 순례 온 스님들의                          아직 ~~~" 하며 멋쩍게 웃는 모습이 천진난만하다. 그런데 경전 옆에 현대인의 필수품인
         무리에  섞여  본당으로  들어선다.  내가  개굴지게  생겨서  인지  아니면  일반인  이어서인지                 태블릿 PC가 나란히 놓여져 있다. 신선한 충격의 연속이다.
         지킴이 스님이 나를 콕 찍어서 불경이 놓인 책상 앞에는 앉으면 안된다는 주의를 준다.
                                                                                  마지막 충격은 성경에서 예수님의 행적에 대한 언급이 없는 12살부터 29살까지 ‘聖이사’
         주의에 아랑곳하지 않고 스님에게 책상에 놓인 경전을 살펴볼 수 있게 허락을 받고 몇 장을                        라는 이름으로 이곳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긴가민가 하는 마음에 호텔로 돌아오자마자 관련


                                                                                                         정보를 찾아보니 1887년 러시아 니콜라스 노도비치가 쓴 <
                                                                                                         알려지지 않은 예수의 생애>에서 최초로 주장했고 1950년
                                                                                                         이집트  나그하마디에서  발견된  <사해문서>에는  예수님의
                                                                                                         어린  시절과  부활  후  이곳에서  상당  시간을  머물렀다고
                                                                                                         쓰여져 있단다. 다음 날 내가 찾은 정보로 가이드 소남에게
                                                                                                         꼬치꼬치 캐물으니 이곳에서 오래 전부터 구전으로 전해지는
                                                                                                         설화 수준으로 이해하라며 더 이상의 대화를 피한다.


                                                                                                         헤미스 곰파로 가는 중에 지나쳤던 틱세 곰파 thiksey gompa
                                                                                                         는 레에서 20km 정도의 거리로 인더스 강이 내려다 보이는
                                                                                                         대로변  높은  언덕에  위치한다.  티베트  불교  최대  종파인
                                                                                                         겔룩파에 속하는 사원으로 경사진 언덕에 12층 건물로 지어져
                            작가 프로필
           성    명 : 한 용 성 (韓 容 誠)                                                                        티베트 포탈라 궁과 비슷하다고 하여 <little potala palace>
                                                                                                         라고도 불린다.
           생    년 : 1955年生
           학력사항 : 보성고등학교 卒
                                                                                                         수도원  입구까지는  차로  쉽게  올랐으나  주차장에서
           한국외대 베트남어과 卒                                                                                  본당까지의  가파른  계단을  오르는  것은  해발  3,600m의
           연세대 경영대학원 경제학과 (석) 卒
                                                                                                         고지대 답게 정상적으로 호흡하기가 만만치 않다.
           경력사항 1983. 03 ~ 2010. 05 우리은행 (부장)
           2010. 05 ~ 2010. 06 토마토저축은행 (감사)                                                              "안녕하세요. 저 이곳에서 한국 분 처음 뵈요."
           2010. 07 ~ 2014. 01 대한전선그룹 CFO /계열사 구조조정        ▲ 틱세 곰파                                       서울에  거주하는  27살  미모의  여성으로  혼자  배낭여행을
           (부사장)                                             ‘작은 포탈라’라 불리는 아름다운 틱세 곰파는 가파른               왔다며  반갑게  인사를  한다.  인도에서  서로  다녀온  곳,
                                                             언덕에 12층으로 지어졌다. 여러 개의 초르텐을받치고
           2014. 02 ~ 2017. 10 코리아에셋투자증권 IB총괄 (부회장)          있는 돌에는 중생의 해탈과 공덕을 기원하는 만트라가                앞으로 다닐 곳에 대한 고급(?) 정보를 교환하며 잠시 유쾌한
           2017. 10 ~ 2018. 09 금호타이어 관리총괄 (사장)               새겨져 있다. 해발 3,600m 고지대에 위치하여 승용              담소시간을 가졌다. 집사람이 인도 남성들의 여성을 대하는
                                                             차로 주차장까지 이동한 뒤 이 곳에서 본당(빨간색
           2018. 10 ~ 2022. 09 ㈜ 에이프로 (부회장)                  건물)까지 가파른 계단을 오르는 게 만만치 않다.                 태도가  걱정된다며  밤에는  절대  혼자  나다니지  말라며
           2019. 01 ~ 현재 케이프투자증권  (고문)                       정오의 햇살이 고산증세에 더해져 정상적인 호흡이                  신신당부를 한다.
                                                             곤란할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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