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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Article / 기사제공


           천의 얼굴을 가진 인도                                   EPISODE 27.





           · 티베트 불교 전통을 품은 도시 레와 곰파 이야기


         설법을 청취하는 가족의 모습이 너무도 진지하여 햇살을 피하며 잠시 쉬러 불당으로 피신
         온 것이 쑥스러워서 서둘러 밖으로 나왔다. 나와 눈을 마주 친 미륵불상이 ‘그러게 내 사진
         찍으며 나랑 놀자니까 왜 도망갔어?’ 하며 짓궂은 표정을 짓는 듯하다.


         디스킷 곰파 diskit gompa는 15세기에 건립된 라다크 지방에서 규모가 가장 큰 곰파이다. 이
         곰파는 틱세 곰파 thiksey gompa의 분원으로 티베트 불교의 거대 종파인 겔룩파 Gelugpa
         에 속하여 달라이 라마가 설법을 위해 종종 이곳을 방문한다.


         모든 곰파가 그렇듯이 가파른 절벽에 지어져 곰파를 방문하는 것보다는 멀리서 보는 것이
         더 아름답고 신비롭다. 이미 여러 개의 곰파를 순례해서 조금 식상해져서 걸어서 오른다면
         포기를 하려는데 곰파 입구까지 자동차로 올라간다고 한다. 초르텐(불탑)과 순례객이 쌓은
         엉성한 돌탑들로 장식된 좁은 경사길을 쉽게 오르는데 역시 인도 기사들의 운전기술은 세계
         최강이다.


         이 곰파에는 100여명의 스님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동자승을 위한 승가학교도 있다. 법당
         외에 스님의 숙소, 기도실 등 필요할 때마다 바위를 깎아서 방을 만들고 사방팔방으로 이를
         연결하다 보니 통로가 마치 거미줄처럼 엉켜 복잡하다.

                                                                                    ▲ 디스킷 곰파
         주  계단  근처의  불당만  관람하고  안쪽  깊은  곳의  불당을  방문하려면  자기를  부르라며                    미륵불상에서 본 곰파 전경. 불존을 모신 본당 즉 듀캉과 수호불을 모신 고캉 법당이
         가이드 잔단이 여러 번 당부를 한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다 잠시 숨을 고르는데 어디에 무슨                          꼭대기에 위치하여(자주색 건물)  많은 계단을 힘들게 올랐다.
         공사를 하는지 서너 명의 일꾼이 무거운 포대 자루를 어깨에 지고 가쁜 숨을 내쉬며 바쁘게                        바뀌면서 다양한 아름다움을 제공한다. 거상인 미륵불도 아담한 크기로 보이고 풀한포기
         오르내린다.                                                                   없는 고봉을 배경으로 한 디스킷 마을의 푸르름이 강한 햇살에 찌든 눈을 시원하게 만든다.


         불존을 모신 듀캉 dhukhang, 수호불을 모신 고캉 gohkhang 등 5개의 주요 법당이 있다는                 불당 내부는 사진 촬영 금지라서 카메라는 목에 걸고 찍지 않는 척하며 핸드폰으로 눈치껏
         안내문 아래 켠에는 <입장료는 사원과 불상의 유지 및 보수에 쓰인다.>는 문구가 눈에 띈다.                      찍는다. 본당 불존 앞에 달라이 라마 사진이 있고 좌우로 길게 배치된 책상을 보니 마치
         사찰을 자주 이용하는 인도인보다 우리처럼 잠깐 다녀가는 여행객에게 10배 이상의 비싼                          대기업 회의실 모습과 오버랩이 된다. 츨입구 쪽 책상에는 걀링 gyaling (우리네 태평소와

                                                         입장료를  받으니  양심에           비슷한 관악기), 둥가르 dungkar (소라로 만든 피리), 장고 등 예불 드릴 때 쓰는 악기가
                                                         찔리는가 보다.                 놓여있다.


                                                         계단을  오를수록  연륜이           여러  형상의  부처를  그린  커다란  탕카  thangka가  벽에  걸려  있고  한  곁으로  복잡하게
                                                         쌓인 초르텐, 룽따, 마니차 등        나뉘어진 동그란 수레바퀴를 가슴에 안고 있는 원숭이 그림이 눈에 띈다. <the wheel of life
                                                         볼거리와  함께  뷰가  수시로        (인생의 수레바퀴)>로 불가에서 본 삶을 6개 영역으로 나누었다는 영어 설명이 되어 있다.













                            작가 프로필
           성    명 : 한 용 성 (韓 容 誠)
           생    년 : 1955年生
           학력사항 : 보성고등학교 卒
           한국외대 베트남어과 卒
           연세대 경영대학원 경제학과 (석) 卒
           경력사항 1983. 03 ~ 2010. 05 우리은행 (부장)
           2010. 05 ~ 2010. 06 토마토저축은행 (감사)
           2010. 07 ~ 2014. 01 대한전선그룹 CFO /계열사 구조조정
           (부사장)
           2014. 02 ~ 2017. 10 코리아에셋투자증권 IB총괄 (부회장)
           2017. 10 ~ 2018. 09 금호타이어 관리총괄 (사장)             ▲ 허걱! 웬 한글?                                     ▲ 듀캉 dhukhang
                                                            곰파 구내 상점 간판에 한글 표기가 되어 있어
                                                                                                            본당 격인 듀캉에는 불존이 모셔져 있다. 달라이
           2018. 10 ~ 2022. 09 ㈜ 에이프로 (부회장)                 뿌듯했고 베트남어가 보여 놀랬다. 알치 곰파의 마니차                   라마가 이곳을 방문하여 설법할 때 앉는 자리는 지금
           2019. 01 ~ 현재 케이프투자증권  (고문)                      기증자 중에 베트남인의 이름이 다수 보이는 것을                      사진이 대신하고 있고 이 자리는 오로지 달라이
                                                            봐서는 같은 남방불교라서 교류가 잦은 것 같다.
                                                                                                            라마만이 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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