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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Article / 기사제공

천의 얼굴을 가진 인도 EPISODE 31.

· 티베트 불교 전통을 품은 도시 레와 곰파 이야기

“일어났어요?”

잠을 깨어 침대에서 뭉그적거리는데 집사람이 아침인사를 건넨다. 천하제일 잠꾸러기인데
왜 벌써 깼지? 아직 컨디션이 별로 인가? 순간 불길한 생각에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다.
다행스럽게 미역국에 밥을 말아 몇 숟가락 뜬다. 이틀을 생으로 굶었으니 정상적인 컨디션은
아니지만 판공초 만큼은 꼭 가겠다며 결기로 다져진 눈빛을 보니 별 일이 없을 듯한 기분
좋은 예감이 든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국경마을 투르툭에서 1박하고 그곳에서 출발하여
판공초를 보고 레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는데 계획이 어긋나 당일치기로 레에서 판공초를
다녀오는 왕복 320km의 빡센 일정이다.

판공초 panggong tso (tso는 티베트어로 호수)는 해발 4,250m에 위치하여 염호(鹽湖)
로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고 하늘과 가깝다고 해서 ‘하늘 호수’ 또는 ‘천상의 호수’
라고 불린다. 라다크 여행에서 판공초를 보지 않는다면 앙꼬 없는 찐빵을 먹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인도와 티베트(중국령)의 접경지역에 위치한 판공초의 40% 정도를 인도가 차지하고 있다.
이곳에서 종종 군사적 충돌로 인명사고가 나지만 보도통제로 이런 사실이 세상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아마도 유명 관광지에서의 잡음으로 관광객이 감소하는 것에 대한 두 ▲ 독립기념일 축하 퍼레이드
나라의 이해타산이 맞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게 걱정되면 양보하고 참아가며 쌈박질이나 독립기념일을 기념해서 바이크 족이 무리 지어 축하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라다크
하지 말지. 지방 바이크 여행>이 인도 젊은이들의 버킷 리스트 상단을 차지하고 있어서인지
이런 무리들을 자주 만난다.

우리 광복절인 8월 15일은 인도의 독립기념일이기도 하다. 레 시내 곳곳에서 기념행사와
시가지 행진이 예정되어 출발을 서두른다. 라다크 지방은 파키스탄,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 레 시내를 벗어나려면 군검문소에서 승인(permit)을 받아야 한다. 물론 판공초 방문도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그 절차가 그다지 까다롭지는 않다. 공휴일 이른 아침이라 한산하여
쉽게 시내를 빠져나왔는데 늘 그렇듯이 반대 차선을 자연스럽게 넘나들며 쫄깃쫄깃한 곡예
운전으로 속도감 있게 달린다.

“저거 틱시 곰파 아닌가?” 완전 길치인 집사람이 빠르게 달리는 차안에서도 이틀 전
방문하였던 유적지를 기억하는 것이 신기하다. 차츰 여행가로서 길눈이 떠지는 것 같다.
인더스강을 따라서 쭉 뻗은 주도로에서 빠져나와 산길로 접어드니 급경사의 길 옆으로
까마득한 낭떠러지가 보인다. 보기만 해도 현기증이 나는데 속도 줄임 없이 내쳐 달린다.
다행히 어제 다녀왔던 누브라 밸리와는 달리 판공호까지 전 구간이 아스팔트로 포장되어
승차감도 좋고 도로공사로 인한 지체도 없을 것 같다.

▲ 판공초
야호 판공초다! 하늘 호수라는 애칭 답게 호수에 그려진 하늘과 구름이 멋지다. 좁은 도로변에 아슬아슬하게 주차한 대형 버스 옆에 차를 세우더니 가이드 소남지가 가파른
돌산을 가리키며 약초를 캐는 분들이라는 설명과 함께 잠시 쉬자고 한다. 한국에서 가을철
자연산 송이버섯을 따는 것처럼 이곳에서는 지금이 값비싼 약초를 채취하는 기간으로 인근
작가 프로필
마을에서 버스를 대절해서 온다고 한다.
성 명 : 한 용 성 (韓 容 誠)
생 년 : 1955年生

학력사항 : 보성고등학교 卒
한국외대 베트남어과 卒
연세대 경영대학원 경제학과 (석) 卒
경력사항 1983. 03 ~ 2010. 05 우리은행 (부장)
2010. 05 ~ 2010. 06 토마토저축은행 (감사)
2010. 07 ~ 2014. 01 대한전선그룹 CFO /계열사
구조조정 (부사장)
2014. 02 ~ 2017. 10 코리아에셋투자증권 IB총
괄 (부회장)
▲
2017. 10 ~ 2018. 09 금호타이어 관리총괄 (사장)
2018. 10 ~ 2022. 09 ㈜ 에이프로 (부회장) ▲ 비포장 도로
2019. 01 ~ 현재 케이프투자증권 (고문) 좁은 도로변을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는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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