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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Article / 기사제공


          검은 대륙의 예루살렘                                                              도착한 호텔은 높은 산자락 벼랑에 위치하여 발코니에서 내려다본 풍경이 일품이다. 오래


          에티오피아 랄리벨라                                                               전 우리네 시골처럼 몇 채의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저녁밥을 짓는지 굴뚝으로는 하얀
                                                           EPISODE 42.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정겹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발코니에서 일몰 사진 찍다 보니
                                                                                   배꼽시계가 요란하게 울린다.
          - 에티오피아 정교회의 성지

          - 이슬람세력으로부터 생존을 위해 선택한 자기고립도시                                            식당에 내려오니 열 살 정도의 꼬맹이 아씨가 독상을 차지하고 저녁을 먹다가 눈이 마주치니
                                                                                   능숙하게 영어로 인사를 한다. 식사 주문을 하려 종업원을 찾는데 꼬맹이가 급히 나가더니
                                                                                   여종업원을 데려온다. 늦은 밤이라 간단한 스낵에 맥주를 마시는데 취기가 오른 건지 아니면
                                                                                   피곤해서인지 잠깐 졸았나 보다.


                                                                                   꼬맹이가  흔들어  깨우더니  이름이  뭐냐  어느  나라에서  왔냐  등등  호구조사를  하는데
                                                                                   맹랑하고 친화력도 대단하다. 웬만하면 어울려 주겠는데 이른 새벽부터 쉼 없이 움직이다
                                                                                   보니 피곤에 절어 꼬맹이가 잠시 자리를 뜬 찰나에 비겁하게(?) 방으로 줄행랑을 쳤다.


                                                                                   “이쁜 까만 콩아! 꿈에서 내캉 실컷 놀제이.”


                                                                                   내일이 마침 주일이라 에티오피아 정교회 예배에 참석 예정이다. 전날 밤 악숨 호텔에서
                                                                                   밤샘 모기 소탕작전으로 잠을 설치고 이른 새벽부터 도시를 옮기는 여행 일정을 소화하느라
                                                                                   피곤에 절어 침대에 눕자마자 골아 떨어졌나 보다. 어디선가 귀청을 찢는 듯한 외침소리와
                                                                                   딸랑이는 종소리에 놀라 시계를 보니 새벽 5시이다.


                                                                                   비몽사몽 간에 투덜거리다 잠이 들었는데 이번에는 핸드폰 알람이 요동을 친다. 늘 그렇듯이
                                                                                   눈곱만 떼는 양양이 세수와 머리에 난 쥐구멍만 물 묻혀 잡으면 외출 준비 끝이다.


                                                                                   구름 아래로 마을이 보이는 멋진 뷰를 가진 야외 식당에 차려진 뷔페음식이 엊저녁 부실하게
                                                                                   먹어 홀쭉해진 배를 자극한다. 한 접시 그득 담아 모처럼의 호사를 누리려는 데 검은 피부의
            ▲ 전통가옥 투클(Tukul)                                                       노인이 합석해도 되겠냐 묻는다. 호젓한 나만의 시간을 빼앗기는 것은 싫지만 그의 정중함에
           투클은 벽을 돌과 진흙을 섞어 열차단을 하였고 볏짚으로 고깔모자 모양의 지붕을                             합석을 허락하였는데 이 호텔의 주인이란다.
           만들었다. 실내는 2층 구조로 1층은 가축과 창고로 2층은 주거공간으로 사용된다.


          천국 어디선가 이곳을 찾아오는 순례객들을 흐뭇하게 내려다보고 있을 수도사들을 생각하며
          구름 한점 없는 새파란 하늘을 올려보니 나도 천국의 어느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듯하다.


          교회에  들어서니  성부,  성자,  성령을  상징하는  세  개의  십자가가  천장에  조각되어  있고
          성자 기오르기스가 백마를 타고 용을 찌르는 그림이 벽에 걸려 있다. 아벨에게 부탁을 받은
          사제는 나의 무탈한 아프리카 여행을 기원하는 기도를 해준다. 내 어깨에 십자가를 얹고
          기도하는 사제의 모습이 진지하여 헌금과 팁을 듬뿍 드렸다. 팁이 적다고 불편한 표정을 짓는
          사제보다는 몇 수 위인 것 같다.


          십자가 교회 사제의 진솔한 태도로 팁을 밝히는 사제들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털어내니
          호텔로 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 개량 주택과 전통가옥
                                                                                     에티오피아 새마을 운동의 주택 개량사업으로 지붕이 철판 스레트로 바뀐 집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주거를 하였던 전통가옥 투클은 창고나 가축 우리로 사용되고 있다.
                                                        작가 프로필
                                           성    명 : 한 용 성 (韓 容 誠)
                                           생    년 : 1955年生

                                           학력사항 : 보성고등학교 卒
                                           한국외대 베트남어과 卒
                                           연세대 경영대학원 경제학과 (석) 卒
                                           경력사항 1983. 03 ~ 2010. 05 우리은행 (부장)
                                           2010. 05 ~ 2010. 06 토마토저축은행 (감사)
                                           2010. 07 ~ 2014. 01 대한전선그룹 CFO /계열사
                                           구조조정 (부사장)
                                           2014. 02 ~ 2017. 10 코리아에셋투자증권 IB총
                                           괄 (부회장)
                                           2017. 10 ~ 2018. 09 금호타이어 관리총괄 (사장)
                                           2018. 10 ~ 2022. 09 ㈜ 에이프로 (부회장)           ▲ 랄리벨라
                                           2019. 01 ~ 현재 케이프투자증권  (고문)                (자료사진 )  © Eco-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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