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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연 안에 ‘새벽’을 쌓는 과정은 어땠나
- 새터민들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고 그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보려고 했다. 어떤 말을 쓰는지, 어떤 표정을 짓는지 주
의 깊게 살펴보기도 하고 ‘새벽’의 입장에서 일기를 쓰기도 했
다. 새벽이 겪은 일, 새벽이 하는 말들은 그저 베낄 수 없었다.
최대한 그와 가까워지려고 노력했다.
많은 팬이 ‘새벽’과 ‘지영’(이유미 분)의 관계성에 열광했다
- ‘오징어 게임’이 공개되기 전엔 자주 만나서 이야기도 나눴는
- ‘눈빛’이라고 하셨다. 감독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제 눈빛이 ‘ 용기를 얻었다.
데, 오히려 최근에는 서로 너무 바빠져서 이야기를 나누지 못
야생마’ 같다고 하시더라. 삶에 관한 의지나 목표를 이루겠다
했다. 이 같은 관심이나 반응에 정말 감사하고 있다.
는 강한 의지를 눈빛에서 읽으셨다고. 특히 ‘무궁화꽃이 피었 처음 연기하던 장면이 기억나나?
습니다’ 신을 찍고, 감독님께서 ‘눈빛이 너무 좋다’고 칭찬해주 -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신이다. 모든 선배님과 함께 연기를
셨다. 마지막에 하늘을 쳐다보는 게 마음에 드신다고(웃음). 맞추는 장면이었다. 엄청나게 떨고 있는데 허성태 선배님, 박
해수 선배님께서 농담을 건네며 분위기를 풀어주시더라. 400
여명 앞에서 연기한다는 게 부담되기도 했는데 선배님들이 긴
정호연에게 ‘오징어 게임’은 첫 연기 데뷔작이다. 작품 규모나 장도 풀고 웃을 수 있도록 만들어주셔서 즐겁게 (연기)할 수 있
상대 배우의 유명세가 부담으로 작용하지는 않았나? 었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같이 만들어간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후 주위 사람들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진 것 같다.
이유미와 호흡은 어땠나?
- 대본 연습을 마치고 (이유미와) 저녁을 먹었다. 그 친구는 연
기 경험이 많은데도 제 고민을 진지하게 듣고 진정성 있게 답
변해주었다. 이미 겪어봤을 텐데. 제가 느낀 감정이나 상황이
새벽과 지영에게 녹아든 것 같다. 첫 연기 상대 역으로 유
- 사실 ‘오징어 게임’이 얼마나 큰 작품인지 몰랐다. 오디션 대
미를 만나 행복했다.
본을 받고 세부사항을 파악하고 난 뒤부터 가슴이 마구 뛰더
라. ‘오징어 게임’ 이후부터 디카페인 커피만 마신다. 커피만 마 정호연은 ‘새벽’을 어떻게 해석하고 접근했나
‘오징어 게임’과 ‘새벽’에 관한 관심이 나날이 높
시면 심장이 마구 뛰어서다. 신체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가슴 - 새벽은 누구를 만나도 기죽지 않고 자신만의 템포를 가지고
아지고 있다. 모델로는 이미 경험해봤겠지만,
이 뛰었다. 부담을 떨치기가 쉽지 않았다. 있다. 외면적으로 무뚝뚝하고 반응도 없어 보이지만 내면적으
연기로 ‘해외 진출’에 관해서도 염두에 두고 있
로는 따뜻함을 가지고 있다. 게임에 임하며 사람들을 만나고
을 것 같다
그런 부담은 어떻게 떨쳐냈나 점차 변화하는 새벽을 그려내려고 노력했다.
- 해외 작품을 하게 된다면 정말 영광이겠
- 어떤 사건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황동혁 감독님, 박해수 선 새벽은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다. 어떻게 그를 연기
지요(웃음). 사실 ‘오징어 게임’이 끝난 뒤
배님과 정말 여러 대화를 나누었고 조금씩 해소해나갔다. 한 로 표현하려고 했나?
연기 공부를 하려고 했다. 이미 트레이닝
번은 박 선배님의 조언에 따라 덜컥 황 감독님께 만나 달라고 - 내면에 집중하려고 했다. 반응 없는 반응을 하다 보니 어려
을 받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영어 연기’
부탁했다. 아직 스스로도 어떤 게 걱정이고 불안한지 알지 못 움이 많더라. 그래서 제가 찾은 방법이 ‘새벽의 내면을 공부하
다. 해외 작품에 참여할 기회가 있다면
한 때였다. 왜 감독님께 만나자고 했는지 명확히 모르겠더라. 자’는 거였다. 새벽이 안에는 분명 여러 감정이 존재하고 있다.
꼭 해보고 싶다. 어떤 작품이든 최선
그냥 주절주절 사는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감독님께서 가만 그것들이 쌓여서 에너지를 만든다고 생각했다. 제 안에 ‘새벽’
을 다해 한 발 한 발 다가가도록 하
히 저를 보시더니, ‘네가 불안한 건 알겠는데 나는 새벽이 역 이가 쌓여 있어야 하는 이유였다.
겠다. 오래오래 (관객을) 뵙고 싶다.
할로 널 뽑은 거야’라고 하시더라. 그 말에 갑자기 힘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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