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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Trend / 트렌드








                                 넷플릭스의 두 얼굴



                “한국은 깐부인가 손쉬운 호구인가”










               넷플릭스가 한국드라마 제작사와 손잡고 만든 작품들이 꾸준히 ‘            국 드라마의 저력을 눈여겨보고 있었다는 얘기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가  유발한  트래픽이  2018년  5월
               글로벌 빅히트’를 치고 있다. 최근 세계 각국에서 ‘흥행 돌풍’을 일                                                     50Gbps에서 올 9월 1200Gbps로 24배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으킨 오징어 게임은 대표 사례다. 이는 한국 콘텐츠를 널리 알리                                                        그런데도 넷플릭스는 지금까지 국내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단
               는 건 물론 한국 산업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넷                                                        한푼도 내지 않았다. 이 문제를 두고 SK브로드밴드와 벌인 소송
               플릭스를 마냥 추켜세우기는 어렵다. 조세 회피 의혹, 망 사용료                                                        에서 패소(6월·1심)했음에도 넷플릭스는 여전히 “망 사용료를 낼
               논란 등 넷플릭스를 둘러싼 문제가 숱해서다.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유럽·일본 등 해외 국가
                                                                                                          에서 망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면모다.




                                                             넷플릭스가 한국산 드라마를 제작하는 데 힘을 쏟는 이유는 K-콘
                                                             텐츠가 훌륭해서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한국 드라마는 제작비가
                                                             저렴하다. 가령, 9부작인 오징어 게임의 총 제작비는 200억원이
                                                             었다. 편당 제작비가 22억원쯤 되는데, 이는 지난해 폭발적인 인
               넷플릭스가 9월 17일 공개한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세계 시장을         기를 끌었던 ‘기묘한 이야기(미국)’의 편당 제작비(142억원)의 5
               뒤흔들고 있다. 등장인물들이 상금 456억원을 얻기 위해 ‘구슬치          분의 1도 되지 않는 액수다. 그만큼 작품이 흥행에 실패했을 때
               기’ ‘달고나 뽑기’ 등 게임에 목숨을 거는 스토리가 세계 시청자의         의 리스크도 적은 셈인데, 지금까지 한국산 드라마는 기대를 웃
               흥미를 자극하는 데 성공했다.                              도는 성과를 내 왔다. 올해 넷플릭스가 한국에 ‘통 큰 투자’를 감
                                                             행한 건 이런 이유에서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모닝컨설트(10월 6~8일 기준)에 따르면, 미
               국인의 4명 중 1명이 오징어게 임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TV
               판 기생충이 탄생했다”면서 찬사를 보내는 시청자도 숱하다. 하
               지만 한국산 넷플릭스 드라마 중 대성공을 거둔 건 오징어 게임
               뿐만이 아니다.
                                                                                                          세금 문제도 심각하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양
                                                                                                          정숙(무소속) 의원이 밝힌 넷플릭스의 지난해 국내 매출은 4154
                                                                                                          억원에 달한다. 넷플릭스는 그중 77.1%인 3204억원을 본사에
                                                                                                          수수료 명목으로 지급했다.


                                                                                                          넷플릭스서비스코리아의 영업이익률이 2.1%에 불과한 이유다.
                                                                                                          넷플릭스 미 본사의 영업이익률이 18.1%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
                                                             콘텐츠 때문이든 제작비 때문이든 넷플릭스가 한국에 가져다준             저히 낮은 수치다. 문제는 넷플릭스가 이런 방식으로 법인세를
                                                             경제효과는 주목할 만하다. 지난 9월 29일 ‘넷플릭스 파트너 데         21억원7000만원만 냈다는 점이다. 넷플릭스가 법인세를 덜 내
               ‘스위트홈(2020년 12월 18일)’ ‘킹덤: 아신전(2021년 7월 23일)’   이’에서 강동한 한국 콘텐츠 총괄 VP(Vice President)는 “넷플릭  기 위해 ‘꼼수’를 부렸다는 지적이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
               ‘D.P.(8월 27일)’ 등도 흥행 열풍을 일으켰다. 하반기에도 ‘고요      스는 5년간의 투자로 인해 5조6000억원의 경제효과와 1만6000
               의 바다’ ‘그날밤’ ‘헬바운드’ 등 주목할 만한 한국산 기대작이 수        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만들어냈다”면서 넷플릭스의 한국 사            넷플릭스가 자사 플랫폼을 통해 한국 콘텐츠를 세계에 알리는
               두룩하다.                                         회 기여도를 강조했다.                                 데 큰 기여를 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다. 막대한 규모의 투자로
                                                                                                          한국 콘텐츠 산업에 긍정적인 효과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지
               ‘질質’뿐만이 아니라 양도 상당하다. 올해 넷플릭스가 투자를 맡           그렇다고 넷플릭스의 행보를 마냥 곱게만 보긴 어렵다. 넷플릭스           만 망 사용료·세금 등 넷플릭스가 껴안고 있는 문제도 심각하다.
               은 한국 콘텐츠는 총 15편으로, 미국 다음으로 제작편수가 많다.          는 망 사용료와 세금 문제로 한국 기업·정부와 크고 작은 마찰을
               투자 규모도 지난해(3331억원)보다 1.6배 많은 5540억원으로         빚고 있다. 망 사용료의 경우, 넷플릭스는 유튜브에 이어 국내 인         과연 넷플릭스에 한국은 ‘깐부’일까 ‘호구’일까. 이 문제부터 풀
               늘렸다. 오징어 게임의 흥행 이전부터 넷플릭스는 일찌감치 한             터넷망을 두번째로 많이 사용하는 해외 사업자다.                   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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