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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은 사극, 내용은 현대물…
MZ세대 홀린 '한복 로맨스'
이들 작품은 거대한 역사적 사건 대신 개인에 초점 맞
춘 것이 특징. 조선시대 여성이 남장을 한 채 왕이 되
는 일은 불가능했을 사건이지만, ‘연모’에서는 크게 중
요하게 비추지 않는다. 그보다는 불가피하게 여장남자
가 된 이휘의 개인적 고민을 그린다. 김성수 평론가는
“껍데기는 사극, 내용은 현대물”이라며 “신분제 등 구
조적 문제를 갈등을 심화시키는 장치로 활용하는 등 ‘
사극’은 틀만 이용하고, 이야기는 ‘현대적 고민’으로 채
웠다”고 분석한다.
이들 작품은 거대한 역사적 사건 대신 개인에 초점 맞
춘 것이 특징. 조선시대 여성이 남장을 한 채 왕이 되
는 일은 불가능했을 사건이지만, ‘연모’에서는 크게 중
요하게 비추지 않는다. 그보다는 불가피하게 여장남자
가 된 이휘의 개인적 고민을 그린다.
✚김헌식 평론가는 “사극의 원작 웹툰·소설 작가들 ✚여성 캐릭터를 그려내는 방식도 새롭다. ‘옷소매’는 들었던 스타일의 남자 주인공을 내세워 주 시청층인
도 젊어지면서 현 세대의 고민을 반영하게 된 것”이라 과거 MBC ‘이산’에서 조력자로 그려졌던 성덕임을 ‘ 여성들을 공략하고, 사극의 진부한 느낌을 희석시켰
며 “‘대장금’에서 그렸던 거대한 성공과 의미가 아니 동반자’로 발전시켜 그려냈고(공희정 평론가), ‘연모’ 다”고 분석했다.
라, 굉장히 현실적이고 개인적인 생존적 욕망을 그려 는 가부장제에서 벗어나려는 여성이 아니라 ‘가부장
공감가고 설득력있는 이야기를 제시했다”고 평했다. 제를 정면으로 흡수한 뒤 깨는’ 여성을 그려냈다(김성
수 평론가). 김성수 평론가는 “여성 주인공이 ‘왜 왕이 ✚ 사극은 본래 지상파의 강점으로 꼽힌다. 정덕현
될 수 없지?’ 고민하는 게 아니라 진짜로 왕이 됐다” 평론가는 “‘구르미 그린 달빛’으로 대표되는 남장여자
며 “그 이후 나는 행복한가, 나는 누구인가를 질문하 이야기와 ‘대장금’ ‘이산’ 등에서 보였던 트렌디한 사
는 캐릭터로, Z세대에 통하는 인물”이라고 분석했다. 극 스타일이 그대로 ‘연모’와 ‘옷소매’로 이어졌다”며 “
지상파 드라마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와중에 그나마
살아있고 지상파 플랫폼에 어울리는 작품이 나온 것”
이라고 분석했다.
✚ 로맨스를 내세운 점도 주효했다. 김헌식 평론가
는 “한동안 판타지 사극, 장르 사극이 유행했지만 주
목받지 못했고, 로맨스를 다루는 사극만 남은 것”이 ✚ 김성수 평론가는 “고증을 자세히 하거나(‘옷소
라며 “현대극이라면 유치해보일 수 있는 부분도 사 매’), 아예 상상력이 역사적 스토리를 마음대로 재단
극으로 풀면 더 세련되게 보일 수 있다”고 했다. 서울 할 수 있는 부분에서(‘연모’) 이야기를 풀어나갔다”고
여대 언론영상학과 주창윤 교수는 “역사적 사실을 다 짚었다. ‘옷소매’의 MBC 관계자는 “원작부터 고증이
루면서도 큰 논란 없이 상상력을 펴기 좋은 소재라, 잘 된 작품”이라며 “실존 인물을 다루기 때문에 고증
앞으로 사극에서 ‘로맨스’는 더욱 주류가 될 것”이라 에 더 신경을 쓰고, 상상력이 들어가는 부분도 그 시
고 내다봤다. 대에 있을법하게 그려내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연모’의 박은빈(29)·로운(25), ‘옷소매’의 이세영 ✚‘연모’의 글로벌 인기에 대해 공희정 평론가는 “‘킹
(29)·이준호(31) 등 젊은 주연 캐스팅도 호평을 받는 덤’ 이후 한국 콘텐트에 대한 호기심이 늘어난 데 더
다. 정덕현 평론가는 “A급 배우들이 지상파에 잘 안 해, 최근 ‘오징어 게임’ ‘지옥’ 등 작품들이 흥행한 후
들어오면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됐고, 오히려 사 광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했고, 주창윤 교수는 “최근
극에서 볼 수 없었던 얼굴들이 기용되며 유리하게 작 강렬했던 한국 콘텐트와는 다르게 화사한 화면, 전혀
용했다”고 했고, 김헌식 평론가도 “사극에서 보기 힘 다른 장르인 점도 매력 요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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