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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Education / 교육
취학 전 아이,
얼마나 가르쳐야 할까요?
Q : 취학 전 아이, 얼마나 가르쳐야 할까요? 치원 과정에서 일부 진행하도록 내려왔습니다. 예전처럼 초등학 그림을 떠올리거나 재미있었던 말을 곱씹고 있죠. 그걸 모르고 부
교에 들어가서 한글을 처음 배우는 것은 아니죠. 하지만 유아 교 모는 왜 열심히 안 듣나 싶어 짜증을 냅니다. 성격이 급한 부모는
4세, 5세 연년생 딸을 둔 엄마입니다. 요즘 또래 엄마들이 모이 육에서 한글이나 수 학습은 여전히 중심적인 학습 목표는 아닙니 "듣는 거야, 안 듣는 거야!" 하며 혼을 내기도 하죠. 애써 시간을
면 아이들의 사교육 얘기로 불꽃이 튀어요. 아이가 한글을 깨쳤 다. 정서적인 안정감을 획득하고, 사회의 규칙과 다른 사람과 관 내서 그림책을 읽어주려다 결국 아이에게 상처만 주게 되고, 아
는지, 영어는 어느 정도 하는지 서로 묻고 재고 야단법석입니다. 계 맺는 기술을 배우며, 기본 인성을 확립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이는 그림책 보는 시간이 즐겁기보다는 괴로운 시간이 될 수 있
저나 남편은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실컷 놀게 하자는 목표입니다. 인지 발달상으로는 다양한 사물을 직접 경험하면서 습니다. 머리에 남는 것도 안 좋은 기억일 뿐이죠. 이런 아이들은
생각인데, 엄마들 사이에서 얘기를 듣고 있노라면 은근히 불안해 사물의 연관성을 찾아나가야 하는 시기입니다. 이 과정을 생략한 결국 책 읽기를 싫어하게 됩니다.
집니다. 곧 있으면 6세가 되는 첫째 아이에게 하는 교육이라곤 하 채 글자에 집착하게 되면 아이들이 습득할 수 있는 능력의 최대
루에 책 한 권 읽어주는 게 전부거든요. 취학 전에 어느 수준까지 치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생각하는 힘이나 생각의 깊이가 충분 아이들에게는 자신의 발달 수준에 맞는 교육이 필요하지, '진도
가르치는 게 적절한 걸까요? 신체 발달 지표처럼 학습도 나이별 히 자라지 못하기 때문이죠. 를 빨리 빼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 시기에는 꼭 필요한 것
로 정해진 기준표가 있나요? 만 뽑아서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든 깊이, 충분
[네이버 지식백과] 취학 전 아이, 얼마나 가르쳐야 할까요? (소 예를 들어 글자를 일찍 뗀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보여주면 주로 히, 제대로 경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들에게 주어진 시간
아정신과 의사 서천석의 우리아이 괜찮아요, 2014. 11. 20., 서 글자를 따라 읽곤 합니다. 그런데 그림책에서 글은 그림책이 담 은 똑같습니다. 무언가 하나를 한다는 것은 다른 무언가를 놓치는
천석) 고 있는 내용 중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합니다. 그림이 주는 메시 것입니다. 한글, 영어, 숫자를 열심히 가르친다면 그 시간에 달리
지가 많고 색이나 구성, 형태 등이 모두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경험하고 배울 무언가를 놓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놓치고
A :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관심을 보여주 글자에만 집중하다 보면 그 외의 다양하고 풍부한 메시지나 작 경험하지 못한 것이 아이에게는 더 중요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세요 가가 의도했던 바를 놓치게 됩니다. 책을 깊이 있게 이해하지 못
하는 거지요. 아이를 방치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가능한 한 아이와 더 많이 놀
고,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아이가 탐색하는 것을 관찰하세요.
아이의 나이에 따른 인지 발달 수준을 평가하는 지표가 있기는 합
반면 글자를 아직 모르는 아이들은 혼자서 그림책을 볼 때 전체 많은 지식을 쌓는 것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유아기에 쌓은 지식
니다. 또 유치원에서도 연령별로 학습 목표를 세워두고 있죠. 그
로서 그림책을 경험합니다. 부모가 읽어준 내용을 떠올리면서 거 은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잊어버리죠.) 그보다는 아이 자신이 탐
런데 아이가 어릴 때는 목표나 평가 기준을 그리 중요하게 여기
기에 자기만의 이야기를 덧붙여 상상하고, 책에 있는 다양한 장 색하는 것을 좀 더 해보도록 격려해주세요. 부모는 앞서 갈 필
지 않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발달이 늦다가 나중에 빨라지는 경
치에도 충분히 주의를 기울입니다. 글자를 아는 아이들이 그림책 요 없이 한 발 뒤에 서서 살짝 거들어주면 됩니다. 되도록 추상
우도 많고 그 반대의 경우도 흔하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현재
에 더 쉽게 다가가고 좋아할 것 같지만, 오히려 글자를 모르는 아 적인 개념이 아니라 감각을 통해 실제 사물을 느끼도록 도와주
의 발달 수준을 가지고 아이의 미래 모습을 예측할 수는 없습니
이들이 그림책을 더 좋아하고 한 가지 책을 더 반복해서 보는 경 고, 편안한 조건에서 생생한 생활 속 언어로 아이에게 이야기를
다. 예를 들어 한글을 빨리 깨쳤다고 해서 아이가 나중에 국어 공
향이 있습니다. 여러 번 읽으니 이해의 폭도 깊어지죠. 들려주세요.
부를 잘하느냐 하면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정확히는 '관계가 없
다'고 해야겠지요. 아인슈타인만 해도 어릴 때의 수학 실력은 형
그렇기 때문에 유아에게 그림책을 읽어줄 때는 글자에 집착하기 유아기에 한글과 영어를 가르치지 않는다고 해서 '아무것도 하
편없었습니다.
보다 그림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자유롭게 지어내서 읽어주기를 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불안해하지 마세요. 아이에게 관심을 갖
권합니다. 한 글자 한 글자 똑바로 읽어주는 것은 아이가 이야기 고 있고 아이의 관심사에 맞춰 부모가 아이를 돕고 있다면 잘하
유아기에 부모가 주의 깊게 봐야 할 의미 있는 발달 영역은 학습
의 줄기를 따라갈 수 있을 때 하는 게 좋습니다. 이야기의 흐름을 고 있는 것입니다. 그대로 흔들림 없이 꿋꿋이 나아가기를 응원
이 아니라 운동과 언어 발달입니다. 왜 이 영역들에 주목해야 하
따라갈 수 있는 나이는 대개 만 4세 정도입니다. 그 전에는 이야 합니다.
냐면 이 영역에서 뚜렷한 지연을 보이는 경우 나중에도 문제가 지
기보다는 한두 가지 장면에 흥미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속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언어 발달이 1년 이상 지연되거
때는 그림을 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지어내는 편이 좋습니다.
나 운동 발달이 또래보다 현저히 늦어지는 경우, 그러한 발달 지
연이 성인기까지 이어지는 일이 흔합니다.
그런데 많은 부모들은 그냥 무조건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려고 듭
니다. 그러면 아이는 딴생각을 하기 쉽습니다. 아까 본 재미있는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현재의 교육과정에서 한글 학습은 이제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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