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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 / 라이프




















            부모님의 어머니나 나이 든 여성을 이르는 단어 <할머니>. 할머니 하면 밥그릇 넘치게 담은 고봉밥, 맛있는 음식들이 생각납니다. 그래서인지 할머니가 들어가는 식당들이 많이 보입니다. 예전의 음식 맛이
            사라지고 간이 안 맞아지고, 정정하셨던 할머니가 부모님보다 더 강해 보였던 더 대단해 보였던 분이 세월을 따라 점점 약해져가고, 쇠약해져만 가는 모습을 보신 분들은 아마 할머니 하면 가슴 한편 이 아려
            오실 겁니다. 그래서인지 어릴 적 생각하던 할머니의 이미지와 성인이 된 지금 생각하는 할머니의 이미지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누구나 태어나면 성인이 되고 노인이 되어 늙습니다. 늙었다는 것은 그만큼
            세월의 풍파도 많이 겪어오셨다는 것이겠죠?


            오늘 소개해 드린 도서들의 할머니는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했던 할머니와는 많이 다릅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무색하게도 할머니들은 노련한 추리로 범인을 잡거나 사건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100 세 시대라고 합니다. 노인이 되었다고 해서 아무것도 못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라도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우리의 노년을 상상해 보며 아래 도서들을 함께 읽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할마시 탐정 트리오                                     레모네이드 할머니                                       고운초 이야기


            “나는 육십, 칠십에 저렇게 살 거야!”                         파라다이스를 표방하는 고급 노인 치매 병원에서 펼쳐지는                  커피 향이 풍기는 소박한 잡화점의 주인 소우 할머니
            세대를 아우르는 워너비 할머니의 대탄생                          혼란과 풍파!                                         쪽머리에 지팡이와 함께, 할머니 탐정이 해결에 나서다!
            찬란하고 아름다워 아찔한 꽃할매들의 화려한 도발과 모험 판타지             온갖 욕망과 욕구가 소용돌이치는 이곳에서 벌어지는 한 편                 50년대부터 한 집안이 대대로 운영하던 시골 잡화점에서 커피 원
            극, 《할마시 탐정 트리오》. ‘할마시’는 할머니의 강원도·경상도 방         의 추리극                                           두와 전통도기를 파는 아담하고 세련된 카페로 바뀐 작은 가게 ‘고
            언으로, ‘할매’가 고울 때 호칭하는 말이라면, 미울 때 할마시를 쓴         부유한 성인 자녀들이 엄청난 돈을 내고 치매 노부모를 맡기는 최             쿠라야’. 소박하고 조용한 마을 고운초에 자리한 이 가게에서는 매
            다고 한다. 노인들을 무시하는 시대에 할머니들도 센 탐정(어떻게            고급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가진 건 돈뿐인 인간 혐오증의 치매 할             일같이 향기로운 커피 냄새와 함께 이곳의 주인인 일흔여섯 살 스
            보면 빌런 같은 면모도 보이는)으로 거듭나서, 안전을 위협하는 악           머니 탐정이 등장하여 상류층의 부정부패를 파헤치는 추리소설 『              기우라 소우 할머니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젊은 시절 이혼 후 세 살
            당들을 잡으러 다닌다.                                   레모네이드 할머니』가 황금가지에서 출간되었다. 치매 노인 전문              배기 어린 아들을 잃고 줄곧 홀몸으로 살아오면서도 주위 사람들
                                                           병원 ‘도란마을’의 쓰레기장에서 비닐봉지에 싸인 아기의 시체가              을 챙기고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씨를 잃지 않은 그녀는, 가게를 찾
            TV 예능은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골 때리는 그녀들〉, 〈워맨         발견된다. 100세 시대의 가장 큰 화두인 ‘치매’ 이야기부터 아기 시         아오는 마을 사람들에게서 심상치 않은 수수께끼들을 하나둘 발
            스가 필요해〉 등등 여성들의 우정과 연대를 강조하는 프로그램이             체 유기, 불륜, 마약 밀매, 비정규직의 실태, 가정 폭력, 부유한 상         견하게 된다.
            많다.                                            류층의 부정부패에 이르기까지 이 시대의 어두운 일면이 온통 뒤섞             이웃집에서 들려오는 이상한 소리에 불안해하는 여고생과 주부들,
            할마시들이 풍요실버타운에서 생활비 절감과 입주자들의 민원을               여 흐르는 이곳, 도란마을의 실체는 무엇인가? 백전노장 까칠도도             컴퓨터 과외를 해주는 착실한 대학생, 갑자기 고향에 나타나 소란
            해결하는 탐정으로 나섰다. 최종적으로 실버타운을 붕괴시키려는              할머니와 어리지만 눈치백단 꼬마로 이루어진 개성 넘치는 콤비가              을 일으킨 전직 야구선수, 기억에 어렴풋하게 남아 있는 옛 친구와
            막강 빌런들에 대항해, 메타버스 요양원으로 시설이 전환되는 것             펼치는 파란만장 추적 미스터리가 현이랑 작가의 시니컬한 문체와              그의 가족 등이 얽힌 크고 작은 사건들. 이에 직접 지팡이를 짚고
            을 막으려 한다. 할마시들이 그간 평생 쌓아 온 스펙과 지혜, 용기          만나 매력적으로 펼쳐진다. 여성 서사, 한국 신화에 관심이 많은 저           나선 소우 할머니는 마을을 돌아다니며 증거를 확보하고 기억을 더
            의 뽕빨을 뽑아서 막강한 적들에 대적하라.                        자는 지금까지 총 세 권의 로맨스 소설을 집필했으며, 이 작품은 저           듬어 엉킨 실타래를 풀며 사건을 해결하려 하고, 그와 함께 일견 평
            할머니 특공대 ‘할마시 탐정 트리오’의 위대한 탄생. 더 비기닝!           자의 네 번째 장편소설이다.                                 화로워 보이는 사람들의 숨은 사연들이 밝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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