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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Article / 기사제공






                                                                      가 면








             사람들 앞에 서야하는 공인인 남편을 둔 한 아내가 남
             편에 대해서 불평을 한다.  불평 내용은 남편이 평소에  건강한 사람들은 어느 상황이 되어도 자신의 모습일  그래서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것은 사람에게 꼭 필요
             타인에게는 너무나 친절하고 좋은 사람이며 사람들앞                    수 있으나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적당한 사회적 가면                  한 부분일 수 있는데 가면과 가면 사이의 차이가 너무
             에서 가르치는 것을 잘 하는데 자신에게는 표현을 너                   을 쓰는 것에 익숙하다.                                 클 때 사람은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고 내면의 괴리감
             무 안한다는 것이다.                                                                                  으로 힘들어하게 된다.
                                                            적극적인 아이가 얌전하게 행동했을 때 친구들 사이에
             아내의 불평을 들은 그 남편은 “내가 집에서라 도 편                  서 인정을 많이 받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성향                 필자는 착한 아이의 가면을 오랫 동안 쓰고 살아왔다.
             안해야지 안 그러면 어떻게 사냐?” 라는 말을 한다. 의                을 보이지 않고 친구들 앞에서는 조숙하고 얌전한 아                  그러면서 자기 중심적인 이기적인 그림자의 모습은 자
             도적이진 않았겠지만 공인으로서의 삶과 개인의 삶의  이로 있으려고 하는 부분이 생겨나게 된다.                                         연스럽게 무의식 속에 숨겨져 있었다.
             차이가 클 때 그것이 옆에 있는 누군가에는 위선적으
             로 보일 수 있다. 그리고 가장 사랑하는 가까운 가족                  교회를 다니다 보면 교회에서는 왠지 욕을 하면 안 될  그것이 힘들었는지 누군가가 나를 너무 착한 사람으로
             에게 더 살갑게 잘 해야 하는데 오히려 그렇게 하지 못                 것 같고 더 친절한 표정과 더 친절한 말을 해야할 것 같               보면 마음으로 ‘나, 그렇게 착한 사람이 아니예요. 나를
             할 수 있다.                                        이 느끼다 보니 교회에서는 더 착한 사람처럼 보이는  그렇게만 보는 것이 부담스러워요‘라고 생각했다. 어쩌
                                                            것으로 가면을 쓸 수도 있다.                              면, 이기적인 그림자의 모습을 숨기지 않을 수 있는 곳
             가끔 이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상담 현장에서 만                                                                 을 찾아서 호주라고 하는 먼 곳으로 이사를 온 것일 수
             날 때가 있다. 남들에게는 잘하고 자신에게 못하는 남                  한 여성분이 말하길 자신의 집에서는 자신의 아이가  도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편으로 인해서 상처를 받은 아내, 밖에서의 모습과 가                  너무나 얌전하고 말을 별로 하지 않는데 친구들 사이
             정의 모습이 너무 다른 남편을 고발하는 아내다.                     에 있으면 자신의 딸이 너무나 활발하고 적극적이 되                  사람은 신과 달라서 완벽하지 않다. 그런데 우리는 조
                                                            는 모습을 보면서 다른 집 딸인 것 같았다고 말하는 것                금씩 어떤 영역에서 신처럼 완벽하려고 하고 그런 모
             아내들은 남편이 자신에게 보여주지 못한 사랑 표현과  을 듣게 되었다.                                                      습을 타인에게 또는 내 자신에게 증명하며 보이려고
             존중받지 못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남편을 아주 비                                                                 한다.
             정상적인 상처를 주는 나쁜 사람으로 이해한다.                      그 여성분의 딸은 적극적이고 활발한 모습이 허용이
                                                            되지 않는 집에서는 얌전한 아이의 가면을 쓰고 또래  그러다 보니 그 반대의 ‘그림자’의 모습이 더 커져서 앞
             그 남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칼 융의 ‘그림자’ 측면                 친구들 사이에서는 그동안 숨겨두었던 그림자의 모습                   에서 나오는 예와 같이 불균형적인 삶을 살게 된다. 그
             이 잘 들어맞는다. 외부에서 드러날 수 있는 긍정적 부                 을 드러내어 적극적이고 활발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러므로 좀 더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나의 가면
             분이 강화가 될 때 자신도 모르게 그 반대의 부분은 무                                                               을 벗고 한 쪽으로 치우쳐져 그려진 삶이 아니라 적절
             의식적으로 많이 억눌러 있어서 무의식에 남게 된다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은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육체적                                   하게 조금은 자유롭고 망가진 삶을 보여주는 것이 필
             그림자 이론이다.                                      인 아름다움의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가  요할 수 있다. 그럴 때 무의식속에 눌려진 그림자가 폭
                                                            하면 능력이 있는 사람의 가면, 똑똑한 사람의 가면,  주하지 않게 되는 결과가 오게 된다.
             위의 남편들은 공인으로서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부분                    그리고 착한 아이의 가면과 같은 다양한 가면을 쓰고
             이 인정받고 강화가 되다 보니 그 반대의 부분이 자신                  살아가게 된다.                                      주위에 너무나 완벽한 사람을 보게 되면 우리는 부러
             의 무의식에 남아 있다가 타인의 시선이 의식되지 않                                                                 워하게 되지만 그 사람이 완벽한 만큼 어쩌면 그 사람
             는 집에 오게 되면 자신의 무의식속에 있었던 그림자                   적절한 가면이 없으면 때로 무례하게 보일 수도 있고  의 그림자가 깊을 수도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건
             가 나타나는 것이다.                                    제멋대로 인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가면을 잘 쓰지  강한 삶을 위해 과도한 가면은 벗어버리고 적절한 가
                                                            못하고 눈치를 잘 보지 못하는 아이들이 때로는 학교                  면을 쓰도록 하자.
             그래서 집에서는 더 이상 친절하지 않고 또는 더 이상  에서 왕따 대우를 받게 된다.
             웃기지 않는 사람의 모습이 나타나는 것인데 배우자                                                                  그리고 그 에너지를 가까운 가족에게 쏟는다면 우리는
             는 그것을 위선으로 보기 보다 그 만큼 공인으로서 보                  어쩌면 현대의 사회는 가면을 쓰고 살기를 권유하는 사                 조금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여주어야 하는 주위의 요구에 맞추어서 살아와야 했                    회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너무 정직한 사람, 다른 말로                오늘 내가 강하게 붙잡고 있는 가면은 어떤 것인지 한
             던 배우자의 삶을 이해하는 눈으로 바라봐 줄 필요가  하면 가면을 쓰고 있지 않은 사람이 상처를 쉽게 받을  번쯤 생각해 보고 살짝 가면을 벗어보자.
             있다.                                            수 있는 사회인지도 모른다.                                                        Rev Dr. HUN KIM (김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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