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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Issue / 이슈




            스토킹 범죄,








            살인의 전조입니다









            스토킹 범죄 피해자를 변호해온 서혜진 변호사가 현행 스토킹 처벌법의 한계
            를 지적했다.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법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 이후 스토킹 처벌 수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다시금 커지고 있습
            니다.
            스토킹 처벌법이 지난해에 시행됐어요. 영국이나 미국 등 영미권이 1990년대에 관련 처벌법
            을 제정했다는 것과 비교하면 뒤처진 편이죠. 처벌법이 시행되기 전까진 경범죄에 해당됐어
            요. 1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것에 그쳤죠. 우리나라에서 처벌법 제정이 늦어진 건, 스
            토킹이 범죄가 아니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에요. 상대방의 일상을 방해하고 통제할 정도
            의 행위임에도 적극적인 구애에 불과하다고 여겼어요.

            처벌법이 시행됐음에도 범죄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현행법으론 가해자의 스토킹 행위를 막는 데 한계가 있어요. 가해자의 행위를 완강하게 통제
            하는 방향으로 법안이 제정돼야 하는데, 피해자가 가해자로부터 위협을 당해야 국가에 도움
            을 요청할 수 있어요. 결국 피해자와 가해자의 접촉이 발생한다는 것이죠. 게다가 가해자의
            행위를 제재해도 단발성에 그친다는 게 문제예요. 스토킹의 끝은 살인이라는 말이 있어요. 피
            해자가 살해당함으로써 행위가 중단되는 게 가장 큰 문제죠.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이 있는데, 사건들을 보면 해당 조항이 잘
            지켜지지 않는 거 같습니다.
            법원에서 가해자에게 잠정 조치로 100m 이내 접근금지를 처분합니다. 이를 위반할 경우 형
            사처벌을 받게 돼요. 하지만 신당역 역무원 살인 사건, 지난해 헤어진 여자친구의 자택에 침
            입해 살인을 저지른 김병찬 사건 모두 접근금지 처분을 받은 상태에서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
            어요. 피해자의 신고를 통해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접근했다는 사실이 경찰에게 전달돼요. 피
            해자가 발급받은 워치로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는 방식이죠. 하지만 위급한 상황에서 워치가
            오작동하거나 경찰이 신고접수를 받고 출동하기까지의 시간을 고려해보면 피해자에 대한 보
            호조치가 제대로 이뤄지는 방안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스토킹 피해자들이 공통적으로 직면하는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스토킹 범죄는 평소 알고 지내던 관계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요. 연락처, 자택 주소, 직장,
            인간관계, 취약점 등 개인 정보가 가해자에게 노출된 상황에서 어떤 위협이 가해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보니 불안한 마음으로 일상을 보낼 수밖에 없어요. 가정 폭력이나 성폭력 피해자는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하거나 주민등록등본, 가족관계증명서 등 열람을 제한할 수 있지만 스토
            킹 범죄는 아니에요. 가해자가 루트만 꿰뚫고 있으면 개인 정보를 습득하는 게 어렵지 않아요.

            반의사불벌죄 조항으로 인한 2차 피해가 상당하다고 합니다 (현행법상 스토킹 피해자가 가
            해자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의사를 밝힐 경우 모든 고소가 취하된다. 경찰조사는
            물론 진행 중인 재판까지 중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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