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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로 원가 감당 못해” 日 후쿠오                           강한 불에 계속 삶아야 육수를 낼 수 있다. 여기에 드는 가스비,  했다. 2017년부터는 1달러 지폐 발행량을 넘어서며 미국에서 가

          카 명물, 돈코츠 라멘 사라지나                               인건비, 재료비, 음식물 처리비 등을 고려하면 다른 라멘보다 원             장 많이 쓰이는 화폐가 됐다.
                                                          가가 높다는 것이다. 야마지씨는 “닭 뼈로 육수를 내는 간장라멘
                                                          의 경우 약한 불에 짧은 시간, 적은 양의 뼈만 가지고 육수를 낼  그러나 100달러 지폐는 점차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수 있어 원가로 치면 훨씬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레이자 시슨(26)은 최근 뉴욕 벼룩시장에
                                                          후쿠오카 유명 돈코츠 라멘 프랜차이즈 ‘하카타 잇소우’의 창업              100달러 지폐 5장으로 물건을 사려고 했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
                                                          자 야마다 마사히토씨는 “영업 중에는 냄비 3개에 들어간 국물              았다. 상인들은 거스름돈을 줄 수 없다거나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을 강한 불에서 계속 끓이는데, 국내산 돼지 머리뼈, 등뼈 등을  디지털 결제만 가능하다고 했다. 카페와 동네 과일가게에서도 마
                                                          손질해 뼈가 말랑해질 때까지 장시간 삶는다”며 “여기에 계속 물             찬가지였다. 시슨은 “특히 벼룩시장에서는 현금이 더 편리할 것
                                                          을 흘려 냄비 바닥을 식혀 변형을 막아야 하고, 열효율을 유지하             이라고 생각했다”고 토로했다.
                                                          는 설비가 갖춰진 특수한 가스대를 쓴다. 가스비뿐만 아니라 수
                                                          도비 등도 무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100달러 지폐가 불청객이 된 것은 돈을 거슬러주기 번거로워서
                                                                                                          만은 아니다. ‘위조 지폐’ 위험도 사람들이 100달러 지폐를 꺼리
          돈코츠 라멘의 발상지 후쿠오카에서 돈코츠 라멘 가게 신규 출                                                               는 이유다. 사람들은 100달러 지폐를 받을 때 불빛을 비춰 ‘USA
          점 수가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100’이라는 표시를 확인해 진위 여부를 확인하거나, 위조 지폐
          물가 상승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다.                                                                        가 닿으면 잉크가 검게 변하는 펜을 쓰기도 한다. 일부 매장에서
                                                                                                          는 위조지폐 감지기를 사용하고 있다.
          26일 일본 잡지 프레지던트 온라인은 후쿠오카에서 라멘 가게
          신규출점 수를 분석한 결과 최근 돈코츠 라멘보다 오히려 간장,                                                              미국 중앙은행(Fed)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전체 결제의 약 60%
          소금 라멘 등 비(非) 돈코츠 라멘 가게 출점이 크게 늘었다고 보                                                            가 체크카드나 신용카드로 이뤄지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도했다.                                                                                            이후 현금 사용은 급감했다.


          ‘라멘 데이터베이스’에 게재된 후쿠오카현 내 신규 출점 데이터                                                              그럼에도 100달러가 널리 보급된 것은 현금 보관용으로 쓰이기
          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말부터 지난 17일까지 후쿠오카현 내에 개                                                            때문이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의 연구에 따르
          업한 라멘 가게 62곳 중 돈코츠 점포는 24곳이었으며, 비돈코                                                             면 Fed가 발행한 100달러의 절반 이상은 해외에 보관돼있다.
          츠 점포는 38곳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역전 현상은 2019년부 “100달러 지폐가 어쩌다”… 미국인들

          터 이뤄지기 시작했는데, 2022년에도 후쿠오카현 내 라멘 가              꺼리는 ‘애물단지’ 된 이유                                 학계에서는 고액권이 소비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
          게 신규 출점 조사에서 돈코츠는 40%, 비돈코츠 계열이 60%                                                             된다. 헬렌 콜비 인디애나대 켈리 경영대학원 마케팅 조교수의
          로 집계됐다.                                         10년만에 2배 늘어난 美 100달러 지폐 발행량                     연구에 따르면 대학생들은 20달러 지폐 5장에 비해 100달러 지
                                                          거스름돈 불편에 위조 우려까지 ‘애물단지’                         폐를 받았을 때 물건을 구매할 의향이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이변이 발생한 배경에는 물가 상승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돈이 들어오는 형태가 사람의 소비 욕구에 영향을 미치는 이른
          분석했다. 야마지 리키야 푸드 칼럼니스트는 “신규 출점자가 돈              100달러 지폐 발행량이 10년만에 2배로 늘며 미국에서 가장 많            바 ‘지폐 효과’다.
          코츠 라멘으로 승부를 보기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세 가지  이 유통되는 화폐로 쓰이고 있다. 동시에 100달러 지폐를 싫어
          이유를 들었다.                                        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신용카드는 돈을 쓰고 난 후 카드를 돌려받지만 100달러 지폐를
                                                                                                          쓰면 그 지폐가 사라지는 느낌이 드는 사례, 1달러 지폐는 쉽게
          첫 번째는 원가다. 돈코츠 라멘의 제조 비용이 다른 라멘보다 높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22년 100달          써도 된다는 생각이 들지만 100달러 지폐는 매우 의미 있고 든
          다는 것이다. 라멘 원료가 되는 돼지 뼈는 많은 양의 뼈를 장시간  러 지폐 발행량은 185억장으로 2012년 86억장 대비 115% 증가                   든하게 느껴지는 사례 모두 지폐 효과의 일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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