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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Article / 기사제공

          라오스 불교의 성지 루앙파방


          (Luang Prabang)




           Episode 02.











                                                                                                                            작가 프로필
                                                                                                           성    명 : 한 용 성 (韓 容 誠)
                                                                                                           생    년 : 1955年生
                                                                                                           학력사항 : 보성고등학교 卒
         ▲ 어느 부잣집 마나님이 뒷편으로 보이는 최고급 호텔에서 준비한 음식과 종업원을 탁발 의식에 참여시키고 있다. 정성이 아닌 가식으로 차려진
         이 음식을 드신 스님들의 속은 편할까?                                                                             한국외대 베트남어과 卒
          조심스레 가파른 계단을 내려오는데 야간 조명이 비친 아                  리는 것으로 정성의 차이는 있지만 참석하는 관광객 면면                   연세대 경영대학원 경제학과 (석) 卒
          름다운 지붕을 가진 호파방 사원과 알록달록한 원색의 야                  을 보면 경건한 마음으로 이 행사에 적극 동참하는 것을 느                 경력사항 1983. 03 ~ 2010. 05 우리은행 (부장)
          시장 천막 지붕들이 어우러져 색다른 매력을 뽐내고 있다.  낄 수 있다. 이러한 매일의 탁발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은                                 2010. 05 ~ 2010. 06 토마토저축은행 (감사)
          매일 저녁 차량 통제를 한 도로 전체가 몽족의 수공예품,  거리 청소를 깨끗이 한 뒤 그 위에 돗자리를 깔고 적당한                                 2010. 07 ~ 2014. 01 대한전선그룹 CFO /계열사 구조조정
          그림, 기념품 등을 파는 야시장으로 변신을 하는데 이곳에  간격으로 열을 맞추어 작은 상과 의자를 정렬하고 상 위에                                 (부사장)
          오기 전 여행하였던 베트남 사파의 몽족 시장 제품과 별반  준비된 음식을 놓는다. 그리고 탁발 참가자는 신발을 벗고                                 2014. 02 ~ 2017. 10 코리아에셋투자증권 IB총괄 (부회장)
          다르지 않아 그냥 스치듯 지나며 일본풍의 우산과 같은 별                 사롱(신도가 몸에 두르는 천)을 두른 후 의자에 앉아 차례                 2017. 10 ~ 2018. 09 금호타이어 관리총괄 (사장)
          난 것들만 사진에 담근다. 시장이 끝나는 지점에는 한국의  를 기다리다 스님이 오면 합장한 뒤 음식을 스님의 바트(                                 2018. 10 ~ 2022. 09 ㈜ 에이프로 (부회장)
          떡볶이, 김밥을 위시하여 일본의 스시, 중국의 각종 국수                 탁발 음식을 담으려 어깨에 매는 망태)에 넣는 것이다. 비                 2019. 01 ~ 현재 케이프투자증권  (고문)
          요리, 인도의 커리, 라오스의 구이요리 등 여러 나라의 대                록 이러한 탁발은 관광객을 위한 장사 행위이지만 탁발 의
          표 음식을 파는 먹거리 야시장이 있어 골라먹는 재미도 있                 식에 참여하는 사람을 위하여 사전 준비를 하는 상인들의
          지만 가성비가 좋아 관광객은 물론 현지 젊은이들도 자주  정성 또한 대단해 보인다.
          찾아 매일 축제가 벌어지는 것처럼 시끌시끌 하다. 장기간
          여행의 시작이라 조심하는 차원에서 더운 나라의 길거리  왓쌤 수카람 사원 어디선가 둔탁한 북소리가 나더니 스님
          음식을 피하고 근처 한식당을 찾아가기로 하고 근처 전통  들이 서서히 사원 정문을 빠져나오며 탁발행렬을 이루는
          시장을 돌아보는데 많은 서양 젊은이들이 이곳의 노천식                   데 정문에서 나오기가 무섭게 스님들 얼굴에 카메라를 디
          당에서 라오 전통음식을 즐기고 있다. 아마도 이 시장이 야                밀고 후레쉬를 터트리며 난리를 부리는 진상들을 보니 역
          시장보다 더 라오적인 분위기와 전통에 가까운 음식을 맛                  시 중국인들이다. 오죽하면 탁발 행렬이 원활하게 진행되
          볼 수 있지 않나 싶다. 낮과는 다르게 선선해진 메콩강가                 도록 나이 지긋한 여자 보살이 무례한 관광객들을 제지하                  ▲ 탁발 음식을 준비하는 상인과 엄마를 도우려 새벽부터 가계를 지키
          를 거닐다 보니 귀에 익은 뽕짝 가락이 들려 강 주위를 살                며 스님들에게 길을 터준다.  한국, 중국, 서양사람 등 각국              는 갸륵한 효녀.
          펴보니 한국 단체팀이 유람선 선셋 투어를 마치고 돌아오                  나라 관광객들이 탁발 행사에 직접 참여를 하거나 아니면
          는 길에 선상에서 노래잔치가 벌어졌나 보다.                        나처럼 행렬을 따라다니며 사진을 찍는데 무례함의 으뜸
                                                          은 역시 중국분들로 어디를 가나 목소리 크고 남 의식하지
          대단하다 대·한·민·국!                                   않고 튀는 행동으로는 세계 최강이다. 이 성스러운 행사도
                                                          그들로 인해 엉망진창이 된다. 여기에 일부 한국 관광객까
          새벽 5시에 맞추어 놓은 핸드폰의 알람 소리에 잠을 깨어  지 추임새를 넣으니 열도 받고 쪽도 팔린다. 나는 더욱 조
          양치와 세수도 생략한 채 탁발(Tak Bat : 현지에서는 탁밧             심스럽게 스님들의 행렬을 쫓아다니며 될 수 있으면 그들
          이라고 함)행렬을 보러 급하게 거리로 나가보니 이미 탁발                 의 뒷모습을 찍었고 부득이 앞모습을 찍을 때는 초점을 흐
          음식을 놓을 작은 상과 의자들이 길거리를 따라 가지런히  리게 하여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려고 노력하였다. 탁발 행
          늘어져 있고 몇몇 관광객들과 탁발 음식을 준비하는 상인                  렬은 노스님이 앞장을 서고 나이 어린 스님들이 그 뒤를
          들 만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새벽이라 그런지 어제 날                따르는데 탁발 음식으로는 찹쌀밥, 빵, 쵸콜릿, 과자 등 여               ▲ 왓쌤 수카람 사원의 둔탁한 종소리와 함께 탁발 행렬이 시작된다. 군
                                                                                                          대의 ‘기상나팔 소리’라고나 할까? 동자승들은 이 종소리가 싫을 듯하다.
          씨와는 사뭇 다르게 쌀쌀하여 샌들을 신은 맨발이 시리기                  러 종류의 음식들이 있고 종종 현금으로 시주를 하는 라오
          까지 하다. 추위도 이길 겸해서 탁발거리를 걷다 보니 탁                 인들도 있다. 스님들은 자기가 메고 있는 바트에 어느 정
          발이 시작되는 왓쌤 수카람 사원에 이르렀는데 환한 조명                  도 음식이 채워지면 길거리에 놓여 있는 바구니에 적선을
          발인지 낮과는 다르게 담장 너머로 보이는 황금색 사원의  하는데 이것은 마을 공동체에 전해져 어려운 사람들에게
          화려함이 유별나다. 탁발에 사용되는 작은 상과 의자도 럭                 제공된다고 하니 나눔을 실천하는 스님과 라오인의 아름
          셔리한 것부터 길거리 식당에서나 사용하는 촌티나는 원                   다운 마음이 진심으로 교감 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색의 식탁과 의자까지 각종 플라스틱 제품 전시장을 방불                  종종 탁발 행렬을 따라다니는 댕댕이도 스님들이 어려운
          케 한다.                                           사람들에게 적선하는 음식을 모아 놓은 바구니는 기웃거
                                                          리지도 않는데 스님들을 향해 직접 카메라를 대지 말라
          이 거리의 탁발은 여느 여염집 뒷골목에서 행해지는 탁발                  고 사전 주의를 주는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무례한 행동
          과는 다르게 주민들이 준비한 음식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을 하는 인간들을 보니 불심 있는 개만도 못한 것 같아 씁                                ▲ 둔탁한 북소리와 함께 스님들이 탁발 행렬에 참석하려 왓쌤 사원을
          상인이 준비한 탁발 음식을 관광객들이 사서 스님에게 드                  쓸하다.                            [다음주에 이어서...]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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