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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Article / 기사제공


           천의 얼굴을 가진 인도                                   EPISODE 28.




           · 세계에서 제일 높은 자동차길 카르둥 라

           · 거대한 미륵불이 지키는 디스킷 곰파


         번역기를 돌려 한글로 읽는데도 무슨 뜻인지 선뜻 이해가 안된다. 지식이 짧아 한계에 부딪쳐
         번민하는 나의 마음도 이 그림의 어딘가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듯하다.


         듀캉 옆방 고캉 gonkhang에는 얼굴을 가린 여러 불상들이 보여 사진을 찍으려는데 갑작스레
         나타난 지킴이 스님이 제지를 한다. 점심 식사 후 쉬는 시간이라 법당 어디에도 스님들이
         보이지 않던데 유난스럽게 책임감에 쩔은 스님 같다. 조금만 늦게 나타났으면 하는 바람이
         커서인지 조금 밉상으로 보인다.


         제  할  일하는  스님을  미워했다가  부처님한테  혼날  것  같아  잽싸게  나쁜  마음을  하얗게
         지운다. 이 법당의 불상들은 영적 에너지가 강한 수호 불상들로 평소에는 에너지를 발산하지
         못하도록  얼굴과  몸  전체를  천으로  가렸다가  일년에  한  번  열리는  축제  기간에만  천을
         걷어내어 보여 준다고 한다. 일설에 의하면 불상의 생김새가 너무 기괴하여서 보는 이들에게
         무서움과 혐오감을 줄 수 있어 평상시는 가려 놓는다고도 한다.
                                                                                    ▲ 탕카
                                                                                     탄생, 죽음, 재탄생이라는 불교의 윤회사상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탕카이다. 신에서
         “잔단! 손에 들고 있는게 뭐야?”                                                         지옥의 존재에 이르는 다양한 고통을 6개의 영역으로 보여주며 악마 야마(원숭이)
                                                                                     가 잡고 있는 수레바퀴는 인생의 무상함을 나타낸다고 한다. 영어 안내판을 번역해서
                                                                                     써놓고도 당최 무슨 소리인지 불교는 넘 어려워~~~여담이지만 불교의 발상지인
         “절에서 파는 복권인데 한 선생님도 하나 사세요.”                                                인도에서 불교가 힌두교에 밀려난 것은 문맹율이 높은 인도 사회에서 어려운 교리가
                                                                                     배척을 당하였기 때문이라 한다.
         법당  발코니에서  복스럽게  생긴  스님이  복권을  팔고  있다.  연말에  당첨  발표를  하는데
         이곳에서 당첨자 본인에게 직접 지급한다. 당첨금이 얼마인지는 모르겠으나 그것을 받으러                          가이드  잔단은  힌두교도이지만  여러  장의  복권을  산다.  그는  라다크  오기  전까지  우리
         여기까지 게다가 겨울에. . .                                                        부부 전담 가이드였는데 여러 면에서 나와는 결이 틀려 지금은 다른 팀의 가이드를 하지만
                                                                                  심성만큼은 고운 친구이다. 실력까지 겸비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과 미안함이
         얼마나 시주를 하지 않으면 이렇게까지 할까 생각하니 얼마 전 유럽 중소도시의 유서 깊은                         지금도 남아있다.
         성당이나 교회에 신도가 없어 카페나 레스토랑 심지어 술을 파는 바 bar로 바뀐다는 뉴스가
         생각난다.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데 종교를 믿는 신도들마저 줄고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디스킷 마을과 미륵불이 잘 보이는 뷰 맛집 법당에서 스님이 직접 우려내 주는 차를 마시며
         먹먹해진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며 거칠어 졌던 숨을 고른다. 디스킷은 파키스탄까지 흐르는 샤옥강이

                                                                                                         누브라강과  갈라지는  두물머리에  위치한  마을로  사막과
                                                                                                         다름없는  황무지이지만  미루나무로  둘러  쌓인  마을의
                                                                                                         푸르름은 독특한 매력을 뽐내고 있다. 잠시 넋을 놓고 신이
                                                                                                         빚은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디스킷 마을의 경이로움에 풍덩
                                                                                                         빠져본다.  이  아름다운  마을의  평화를  기원하며  스님  옆의
                                                                                                         헌금함에 자그마한 정성을 담아 본다.


                                                                                                         이제  오늘  마지막  목적지인  헌더  hundar의  모래사막으로
                                                                                                         쌍봉  낙타를  타러  간다.  곰파에서  12km  떨어진  헌더에
                                                           ▲  복권 파는 스님                                   도착하니 사막이 아니라 샤옥 강가의 넓은 모래사장이라는
                                                            순례객에게 복권을 파는 앵벌이(?) 스님. 힌두교도인
                                                            가이드 잔단이 복권을 사며 내게도 사라고 권하는데                  표현이  맞을  듯하다.  맑은  물이  흐르는  개울을  건너니  오
                                                            나는 donation box에 시주하는 것으로 대신하였다.             십여 마리의 쌍봉 낙타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오후 늦은
                            작가 프로필
           성    명 : 한 용 성 (韓 容 誠)                                                                        시간이라  오늘  밥벌이를  끝낸  낙타들은  안장을  내려  놓고
                                                                                                         편하게 쉬고 있다.
           생    년 : 1955年生
           학력사항 : 보성고등학교 卒
           한국외대 베트남어과 卒
           연세대 경영대학원 경제학과 (석) 卒
           경력사항 1983. 03 ~ 2010. 05 우리은행 (부장)
           2010. 05 ~ 2010. 06 토마토저축은행 (감사)
           2010. 07 ~ 2014. 01 대한전선그룹 CFO /계열사 구조조정
           (부사장)
           2014. 02 ~ 2017. 10 코리아에셋투자증권 IB총괄 (부회장)
           2017. 10 ~ 2018. 09 금호타이어 관리총괄 (사장)             ▲  곰파에서 본 미륵불                                   ▲ 헌더의 모래사막
                                                            33m의 미륵불이 아련하게 보일 정도로 곰파 본당은
           2018. 10 ~ 2022. 09 ㈜ 에이프로 (부회장)                 절벽 끝자락에 있다. 빨간색 지붕의 건물은 달라이                      사막이라기 보다는 샤옥 강가의 모래 사장이라는 말이
           2019. 01 ~ 현재 케이프투자증권  (고문)                      라마의 기도실과 숙소이다. 물론 그 분만이 사용할 수                    더 어울릴 듯하다. 오십여 마리의 낙타들이 마지막
                                                            있다.
                                                                                                             손님을 위하여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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