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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학교는
                   다소 겁이 많고 여린 주인공 유미는 꿈을 이루고 싶었지만
                   현실에 타협하고, 다시 사랑을 하고 싶지만 그럴 때마다 이
                                                              넷플릭스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감독 이재규·극본 천성일)
                   전에 받았던 상처를 들추며 포기한다. 외롭지만 약한 모습
                                                              이 9일 연속(2월 7일 현재) 넷플릭스 순위 정상을 찍으며 흥행
                   을 보이기 싫어하고,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쓴다.
                                                              가도를 달리고 있다. [오징어게임], [지옥]에 이어 [지금 우리 학
                                                              교는]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이어가는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유미의 세포들>은 이러한 걱정과 상처에 치여 머뭇거리
                                                              K콘텐트의 기대가 높아진 영향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고 있던 유미가 새로운 연애를 시작하고 그를 통해 행복과
                   깨달음을 얻으며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담아낸다. 너무 로
                   맨틱하거나 멀리 있지 않은, 현실적인 연애의 순간들과 그            넷플릭스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이 9일 연속(2월 7일 현재)
                   뒤에 자연히 생겨나는 아픈 순간들. 유미는 그 시간들을 통           넷플릭스 순위 정상에 오르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금
                   해 연인과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사랑했던            우리 학교는] 드라마 속 한 장면.
                   일을 찾아 다시 꿈에 도전한다.
                                                              2월 7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트 순위 집계 사이트 플
                    사랑과 상처를 통해 성장하는 유미                        릭스패트롤에 따르면 1월 28일 세계 190여 개국에서 동시에 공

                                                              개된 [지금 우리 학교는]은 공개 하루 만에 넷플릭스 TV쇼 부문
                   남자 주인공 웅이는 유미와 다르게 무던한 성격의 인물
                                                              순위 1위에 오른 뒤 2월 6일까지 9일 연속 독주 중이다.
                   이다. 바라던 꿈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고, 그것을 위해
                   모든 걸 다 내놓는 과감한 결정도 할 줄 안다. 굉장히 직
                                                              국가별로는 53개국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영국·러시아·일
                   선적이면서도 솔직한 그는 유미의 결핍을 채워주며 무
                                                              본·이탈리아·독일·프랑스·오스트리아·벨기에·방글라데시·칠레·
                   던하고 행복한 연애를 이어간다. 하지만 웅이는 유미를
                                                              싱가포르·베트남·태국·말레이시아 등에서 1위에 올라 있으며,           한국적 요소가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김 평론가는 “서양의 좀
                   사랑하는 만큼, 그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더욱 당당한                                                         비물 같은 경우는 개인주의적인 생존이나 탈출기가 중심이지
                   나’를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고 두 사람은 당연             대부분 나라에서 톱 5를 유지하고 있다.
                                                                                                          만, 한국의 좀비물은 주로 사회적이고 공동체적인 가치가 특징”
                   하게도 엇나감의 순간을 맞이한다.
                                                                                                          이라며 “연대와 소통, 협력을 통해 상황을 극복하는 내용이라는
                                                              [지금 우리 학교는]은 첫 주(1월 24~30일)에만 시청 시간 1억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의심스러울 만큼 행복하고, 믿기지 않을 만큼 아프고,              2479만 시간을 기록했는데, 이는 넷플릭스 역대 최고 흥행작
                   단단한듯하지만 한순간에 무너져내리기도 하는, 그저                인 [오징어게임]을 압도하는 기록이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1월
                   어리다고도 성숙하다고도 할 수 없는 30대 초반의 연애             28일 공개돼 집계시간이 단 사흘에 불과했는데도 이 같은 기록          이어 “그 과정에서 사회적 모순이나 개인이 고통받는 사회 시스
                   와 여전히 명확히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고민을 자연             을 세웠다. [오징어게임]도 공개 사흘 만에 주간 순위 1위에 올        템의 문제를 겉으로 드러내 주는데,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는 젊
                   스럽게 녹여낸 <유미의 세포들>을 보며, “30대가 되면                                                        은 층이 사회에서 얼마나 외면받고 있는지, 그것을 해결하기 위
                                                              랐지만, 시청시간은 6319만 시간으로 [지금 우리 학교는]의 절
                   안정된 삶과 진정한 나를 찾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환                                                         해 스스로 어떤 자구책을 모색하는지를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반 수준이었다.
                   상을 버리게 됐다. 그만큼 이 드라마가 현실적이기도 하
                   고, 사실 나의 20대가 오래 남지 않아서 더 뼈저리게 느                                                       [오징어게임]과 [지옥]의 글로벌 성공 이후 해외에서 한국은 장
                                                              [지금 우리 학교는]은 평범한 학교에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낀 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르물을 잘 만들기로 유명한 나라로 자리매김했다. 김 평론가는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2009
                                                                                                          “액션물이든 크리처물이든 가감 없는 표현을 하는 것이 장르
                              우리와 닮은 유미                       년 5월부터 2011년 11월까지 주동근 작가가 네이버에 연재한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물의 특징인데, 자극적인 장면도 맥락과 상황에 맞게, 적절하
                                                                                                          게 구사된다는 점에서 K콘텐트가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사랑과 일, 우정. 언제나 함께하고 있지만 당장 내일도 어떻
                                                                                                          있다는 생각”이라며 “자유롭게 콘텐트를 소비하는 IT 플랫폼이
                   게 변할지 모르는 소중하고 변덕스러운 이 모든 것들을 한            전문가들은 [지금 우리 학교는]의 인기 요인으로 ‘장르물’과 ‘학
                                                                                                          나 모바일 문화가 (한국에서) 일찍 발전하다 보니 장르물의 속
                   곳에 모아둔 <유미의 세포>를 보며 함께 아프고, 웃고, 고          원물’의 결합을 지목한다.
                   민했다. 시즌 1이 끝날 즘엔 “결말...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                                                   성이나 특징들을 잘 파악하고 공유하는 창작자 그룹이 많이 형
                   만... 내 세상이 무너졌어...”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면 너무              “글로벌 흥행은 이전에 없던                       성되고 있다.
                   우스워 보이려나.                                        ‘새로움’ 때문”이란 분석도
                                                                                                          현재 일본이나 중국보다 이런 장르물을 훨씬 더 잘 만들게 됐고
                   내 마음속에선 사랑 세포가 깨어났다가 다시 쓰러졌고, 사            전문가들은 [지금 우리 학교는]의 인기 요인으로 ‘장르물’과 ‘학        결과적으로 해외에서 (한국 장르물이) 트렌디하게 받아들여지
                   랑스러운 분위기에 후루룩 빠져들었다가 답답함에 짜증이                                                          고 있다”고 분석했다.
                                                              원물’의 결합을 지목한다. “좀비물의 식상함을 덜어내고, ‘학교’
                   올라오기도 했다. 하지만 어딘가 나와 닮은 유미의 순간들
                                                              라는 배경을 통해 신선함을 잘 살렸다”는 평가다.
                   에 결국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모든 걸 꺼내 보여주는 그를
                                                                                                          다만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 전개가 다소 늘어진다는 점이 한
                   도저히 언젠가는 바보 같았다고, 답답했다고 말하며 미워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넷플릭스는 10% 이상 열혈 마니아           국 일각에서 아쉬운 요소로 꼽힌다. 그런데 해외 시청자들에게
                   할 수 없었다. 나도 그럴 때가 있었으니까.
                                                              가 있는 장르를 기획해서 제작하는데, 좀비물은 전 세계적으로           는 이것이 ‘한국형’ 서사라는 ‘새로움’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확실한 마니아층이 있기에 기본적인 폭발력이 있다”면서 “원작           김 평론가는 “(이 작품은) 자세한 설명과 중복되는 장면을 통해
                   내 마음을 가져간, (아주 조금이지만) 나와 닮은 유미가 그
                   저 행복했으면 좋겠다. 일이든, 사랑이든, 애써 미뤄온 꿈           웹툰의 힘도 있다. 또 10대가 주인공인, 학교를 배경으로 한 좀        이해를 높이는 드라마적 서사가 강하다”며 “이 작품의 경우에
                   앞에서든. 다음 시즌에선 더 행복한 유미의 모습을 보고             비물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도 중심 스토리는 주인공들의 로맨스와 가족애인데, 감정과 정
                   싶다.                                                                                    서의 서사 구조를 느리게 잘 보여준 것이 오히려 (해외의) 다른
                                                              우리나라 좀비 영화는 [부산행], [킹덤], [#살아있다] 등을 거치      이용자들까지도 볼 수 있게 만드는 대중성 전략의 요인이 된 것
                                                              며 진화했다. K좀비물의 특징은 ‘사회 풍자’와 ‘공동체적 대응’ 등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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