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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Article / 칼럼
















            사혈 이야기 2편











            어릴적 저는 유난히 성장통을 많이 앓았습니다. 거의                                                                          ‘급성 소화불량에 엄지 손가락의
            매일 어머니께 다리를 주물러 달라고 칭얼댔던 기억                                                                      소상혈과 엄지 발가락의 은백혈을 자락’
            이 있습니다. 두 아들을 키우느라 항상 피곤하신 어머
            니는 반쯤 눈을 감고 제 다리를 주무르다 잠들다를 반                                                                  이밖에도 중풍 후 언어장애를 치료하는 금진옥액金津
            복하셨습니다. 어린 나이에도 성장통이 얼마나 아팠                                                                    玉液(혀 밑의 푸른색 혈관) 사혈과 비염을 치료하는
            던지 다리에 부항을 하고 사혈 치료를 하려 했을 때,                                                                  비강 사혈이 임상에서 많이 사용됩니다.
            피를 뽑는다는 두려움 보다는 이제 안 아플 수 있겠다
            는  안도감이  더  컸습니다.  무릎(슬안膝眼혈)사혈  치                                                              금기 / 주의사항
            료를 받은 후 갑자기 아프지 않아 신기했습니다. 그리                   자락요법刺絡療法은  방혈요법放血療法  이라고도  합
            고 피곤한 어머니의 손을 빌리지 않아 더 좋았습니다.                   니다. 혈맥의 흐름을 막고있는 병리적인 상황을 소량                   음기가 허약해서 허열이 잘 오르는 사람. 혈기가 허
            초등학교 저학년때의 일인데 아직 기억이 나네요. 세                    의  출혈이라는  방법으로  개선하는  치료법을  의미합                약한 사람, 얼굴에 핏기가 없고 앉았다 일어나면 별이
            월이 지나 저희 큰 딸도 성장통이 있어서 같은 방법으                   니다. 제가 아는 명의들은 거의 예외없이 자락요법의                   보이거나 어지럽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잠이 잘 못 자
            로 치료했습니다.                                       일가견이 있었습니다. 병변이 있는 곳을 정확히 찾아                   는 사람 그리고 몸이 차고 자궁이 허랭한 사람은 사혈
                                                            내 바늘 하나로 막힌 곳을 뚫습니다. 보통 자락한 곳                  치료 받지 않은 것이 좋습니다. 또한 피부염증, 발진,

            부항치료는 사혈의 유무에 따라 건부항乾附缸 치료와                     은 피가 솟구치듯 올라옵니다. 습부항이 기관총이라                    감염 등 다양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한의사의
            습부항濕附缸 치료로 나뉩니다. 건부항은 흔히 우리                     면 자락요법은 저격총과 같습니다. 정확한 지점을 찾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가 생각하는 부항법입니다. 병변반응이 보이는 경혈                     아내지 못하면 효과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상의 피부에 음압을 발생시켜 치료하는 방법입니다.                                                                    한의원에 있다 보면 사혈의 부작용으로 크게 고생하
                                                            자락요법은  안이비인후  질환(눈  다래끼,  편도염,  인              신 분들의 이야기를 가끔 듣습니다. 보통 자신의 체질

            가스교환에 의한 신진대사의 증가 및 혈액정화, 그리                    후염 등), 구안와사, 구강질환, 발열 및 구급질환, 외                에 맞지 않게 사혈을 하다가 기력이 쇠하여 지거나 어
            고 모세혈관 확장에 의한 혈류량의 증가 작용으로 혈                    과질환, 소아과 질환 등에 사용됩니다. 체했을 때 손                  지러워서 응급실에 갔다 왔다는 경험담입니다.
            액순환이 향상되며, 노폐물과 독소를 몸 밖으로 배출                    가락 끝을 따는 방법을 알고 계실 겁니다. 우리가 알
            합니다. 또한 흡착자극은 충추신경의 흥분을 안정시                     고있는 대표적인 자락요법입니다. 한의원에서는 급성                    이분들이 믿는 바는 이런 내용입니다. ‘몸속의 안 좋
            키고 통증을 완화시킵니다.                                  소화불량에 엄지 손가락의 소상혈少商穴과 엄지 발가                    은 피는 뽑아내고 나면 깨끗한 새 피가 생기기 때문
                                                            락의 은백혈隱白穴을 자락합니다.                              에 자주 그리고 많이 뽑아 낼수록 좋다’는 것입니다.

            습부항은  사혈부항을  말합니다.  삼릉침三稜鍼(피를
            낼 수 있는 굵은침)으로 해당 부위를 찌른 다음 부항                                                                  하지만 알아 두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피를 정화하는
            을 붙여 피를 약간 뽑는 방식입니다. 새로운 물질과                                                                   것도 깨끗한 피를 만드는 것도 오장육부에 기운이 있
            노폐물을 교환하는 신진대사를 촉진시키는 작용이 있                                                                    어야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습니다. 또한 미세순환, 혈관 기능, 혈액 성분, 혈중 독
            소 배설을 개선시켜 인체의 면역기능을 높여 줍니다.                                                                   건강한  오장육부의  활동없이  물리적으로  피를  뽑아
                        ‘습부항이 기관총이라면                                                                       정화하겠다는 생각은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
                      자락요법은 저격총과 같아’                                                                       니다.
                                                                                                                                  모자한의원 원장 오상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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