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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Article / 기사제공

         에티오피아 다나킬 투어                               (마그마 보러 등산하기/ 다나킬 소금사막과 달롤 유황지대 보기)




            Episode 02.                                                          ‘21세기에 남녀가 유별하게 갈라 놓다니 쟈가 지금 뭔소리 하능겨?’
                                                                                 주차된 차 좌우로 남녀가 갈라져 각자 볼일 보면 된다. 아마도 전 세계에서 수입한 거름이
                                                                                 뿌려지는 이 땅을 개간해서 농사지면 잘될 것 같은데.  ‘혹시 저 가이드 이 땅 주인 아들
              맛탱이 간 마그마                                                          아녀?’
              널디 너른 소금사막 그리고 지구의 지옥 유황 구덩이
              바다보다 130m 낮고 적도보다 더 더운 지구의 아궁이                                     달리는 차장 밖으로 보이는 메마른 밭과 벌거숭이 산을 보며 안타까움이 든다. 이런 척박한
                                                                                 땅에서 어찌 부를 이룰 수 있을까? 게다가 얼마 전까지는 내전도 있었고 나라가 갈라지는
                                                                                 아픔도 있었다고 한다. 잡생각에 멍 때리고 있는데 지라가 차를 세우더니 소금호수에서
                                                                                 수영하면서 피곤을 풀라고 한다. ‘소금호수에서 목욕을?’ 아프테니 소금호수는 민물에서
                                                                                 온천물이 흘러 호숫물이 미지근하고 염도가 높아 사해처럼 잘 뜬다고 한다.


                                                                                 입구에는 <Allgenda hot spring>이란 입간판이 있는데 온천은 보이지도 않고 탈의실도
                                                                                 없다. 각자 재주껏 수영복으로 갈아 입으란다. 탈의할 장소도 마땅찮고 찝찝한 소금물에
                                                                                 담구었다  샤워도  못할  것  같아  그냥  동네  구경을  하는데  이  동네는  호수물을  염전으로
                                                                                 끌어들여 소금을 만들고 있다. 그것도 아주 대규모 염전이다.
                                                                                 지라가 안내해서 갔더니 호숫가 옆에 야자수로 가려진 웅덩이에서 지프차 운전기사들이
                                                                                 목욕을 하고 있다. 씻으려고 무심코 발을 들여 놓다 뜨거워 깜짝 놀라 도망 나왔더니 모여

          ▲ 아주 내츄럴한 측간. 수풀 뒤편이 뭐하는데는 알겄쥬?
              “beautiful lady right, gentleman left.” 여기는 여성용인데 저 놈 혹시 …   신고할까?

          있던 운전기사들이 좋아 죽는다.
          인공적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라  온천수가  나오는  호수가에  군데군데  만들어  놓은
          웅덩이가 남녀 혼탕 노천 온천이란다. ‘야들이 손님들은 찝찝한 소금물에 쳐 넣고 지들만
          쌈박하게 온천욕을 즐기네. 괘씸한 녀석들!’
          다나킬 소금사막으로 가기 위해 하루 밤을 머무른 게스트하우스는 마치 동물 우리 같다. Bug
          가 들끓는 듯한 매트리스를 깔아주고 그 위에서 자란다.


          모기한테 물리까 걱정되는데 이렇게 좁은 방에 6명이 혼숙을 하라네. 씻지도 못하고 찝찝한
          상태지만 모기 기피제 듬뿍 뿌리고 누웠는데 아침이란다.                                         ▲ 운전기사들이 숨겨놓은 진짜 노천 온천탕. 제법 따뜻 아니 순간 뜨겁다는 느낌까지 갖게 하는데 몸에 좋은

                                                                                 미네랄이 포함되어 마셔도 된다는데. “ Jira! Come and you drink? First.” “ No mr. Han. You are my
          전날  야간  산행의  피로감이겠지.  ‘이런  찝찝한  컨디션에서도  시체놀이를  할  수  있구나.’             big brother. You first.” 야네들 말만 믿고 마셔되 되능겨? 그냥 씻기나 하자.


                                                         잠자리에 예민한 내가 내게 놀랐던 밤이었다.


                                                         ‘에티오피아가면  다나킬  투어는  필수코스지.’라는  누군가의
                                                         말을 듣고 생각없이 순간 결정한 내 얇은 귀를 확 떼 버리고
                                                         싶다.


                                                         4시  30분에  기상해서  오늘  투어의  목적지인  다나킬
                                                         소금사막을  가기  위해  2시간을  달려  아침을  먹으려  이름도
                                                         모를 자그마한 동네 호텔에 내려 주고 아침이 준비될 때까지
          ▲ 호텔 근처 마을을 돌다가 담장 너머로 만난 아주매.                 동네 구경이나 하란다.
          가족에게 따뜻한 아침식사 준비를 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사진 찍는 것은 허락하고 조금 수줍은 듯 얼굴은 벽으로 돌리고 있다.                                                                           작가 프로필
          나만의 ‘천원의 행복’ 장고 열쇠고리를 선물했다.                    동네라야  허물어져가는  움막  몇  개가  전부이다.  마실을              성    명 : 한 용 성 (韓 容 誠)
          ‘오래오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착한 아주매!                     다니다 담 넘어 아침식사 준비하는 아줌마와 눈이 마주치자                  생    년 : 1955年生
                                                         내가 불쌍해 보였는지 굽고 있던 인젤라(에티오피아 주식)를                 학력사항 : 보성고등학교 卒
                                                         주겠다고 하여 사양하고 사진은 찍어도 된다는 허락을 받았다.
                                                                                                          한국외대 베트남어과 卒
                                                                                                          연세대 경영대학원 경제학과 (석) 卒
                                                         이른  아침이지만  공터에  몇몇  꼬맹이들이  모여  있어  아는            경력사항 1983. 03 ~ 2010. 05 우리은행 (부장)
                                                         척을 하였더니 다가와 손을 잡는다. ‘얼래 요놈 사교성 하나는               2010. 05 ~ 2010. 06 토마토저축은행 (감사)
                                                         죽이네.’  아프리카에  갈  때  아이한테  선물할  볼펜을  많이           2010. 07 ~ 2014. 01 대한전선그룹 CFO /계열사 구조조정
                                                         가져가라는 조언을 듣고 준비하였던 볼펜을 주었더니 세상을
                                                         얻은 것처럼 기뻐한다. 아이들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어젯밤                (부사장)
                                                         후회하며 억울해 하였던 마음이 조금은 보상을 받는 것 같다.                2014. 02 ~ 2017. 10 코리아에셋투자증권 IB총괄 (부회장)
                                                                                                          2017. 10 ~ 2018. 09 금호타이어 관리총괄 (사장)
          ▲ 아침 일찍 염소를 돌보는 효자 목동 소년.
          “모델료는  볼펜.  OK?”  “찌질  할배!  제  동생들도  데려올  테니  같이  아침식사로는  다보(인도  난과  비슷)와  계란  부침개만  딸랑         2018. 10 ~ 2022. 09 ㈜ 에이프로 (부회장)
          찍어주세용.”  동생들  볼펜을  챙겨주려는  마음을  알기에  흔쾌히        내놓고 먹으란다.                                        2019. 01 ~ 현재 케이프투자증권  (고문)
          그러자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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