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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 / 기사제공
한국의 ‘멍 때리기 대회'
호주에서도 통했다!
- 10주년 맞은 웁쓰양 작가의 퍼포먼스형 대회, 첫 호주 상륙 -
- 분주한 일상 속 ‘멈춤’의 의미를 되새기는 이색 대회 성료 -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조용히 멍을 때리는 참가자들과, 그 주변을 분주히 오
가는 사람들과 차량이 선명한 시각적 대조를 이루며, 바쁜 도심 한가운데서 ‘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의 가치와 의미를 생생하게 전달했다.
대회의 기획자인 시각예술가 웁쓰양 작가는 “대회를 위해 많은 준비를 했는
데, 정작 참가자들이 더 많이 준비하고 즐겨준 것 같아 대회가 더욱 성공적
으로 마무리된 것 같다”며, “호주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삶을 사는
줄 알았는데, 막상 대회를 위해 멜버른을 방문해보니 한국 못지않게 바쁘고
치열하다는 걸 느꼈다. 이 대회를 통해 사람들이 커피 한 잔 사 마시듯, 일상
속에서 잠깐의 멍 때리기를 누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대회를 마친 소
감을 전했다.
윤선민 문화원장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국의 이색 대회를 호주 현
지에 소개하게 되어 뜻깊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보다 다양한 한국 콘텐
츠가 호주에 소개되고, 우리나라의 다양한 참여형 예술 공연이 더욱 널리 알
려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대회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문화원은 라이징과 협력하여, 한국의 시각예술가 웁쓰양이 이끄는 "웁쓰양 컴
퍼니"가 진행하는 독창적인 ‘멍 때리기 대회’를 호주 최초로 개최했다. 올해 10
주년을 맞은 이 대회는 국내는 물론 중국, 일본, 네덜란드 등 다양한 무대에서
인정받으며 국제적으로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다. 동 대회의 기획자인 시각예
술가 웁쓰양은 대회를 통해 빠르게 움직이는 현대 사회 속에서 고요함과 정적
인 순간의 가치를 조명해왔다.
이번 대회는 6월 9일, 호주 멜버른 중심에 위치한 페더레이션 광장(Fed
Square) 내 아트리움(The Atrium)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부모와 함께 참가
한 아이들부터 형제와 자매, 80세가 넘는 최고령 참가자까지 남녀노소를 막론
한 다양한 참가자들이 몰렸으며, 대회 시작 전부터 대회 참가를 위한 줄이 길
게 이어졌다.
대회 규칙에 따라 참가자들은 90분간 ‘멍 때리기’를 하며 가능한 한 안정적인
심박수(기술점수)를 유지해야 한다. 독특한 의상이나 관중의 호응도 등(예술점
수)을 바탕으로 10명의 후보가 선정되고, 이 중 최종 우승자가 가려진다.
이날 대회에서는 ‘할머니 집 분수’를 모티브로 한 의상을 입은 여성 참가자가 1
위를 차지했다. 이어 엔지니어 복장을 한 남성 참가자, 대회 최초의 반려견 참
가자와 그 주인, 그리고 독특한 의상을 입은 참가자들이 시상식 단상에 올랐다.
웁쓰양 작가는 참가자들에게 각자의 직업을 나타내는 의상을 입고 올 것을 당
부했는데, 실제로 현장에는 요리사, 엔지니어, 학생, 회사원 등 다양한 직업군의
참가자들이 모여, 그녀가 의도한 ‘작은 도시의 축소판’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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